미국 문화 73

“주간지의 시대는 끝났다”

워싱턴포스트(WP) 신문을 내는 미국 미디어그룹 워싱턴포스트컴퍼니가 77년 역사를 지닌 주간지 ‘뉴스위크’를 매각하기로 했다. 미국 언론계는 “이제는 정말로 한 시대가 끝났다”며 회한을 드러내고 있다. 뉴미디어 시대로의 변화 속에 인쇄매체가 위기를 맞은지는 오래됐지만, ‘타임’과 함께 시사주간지의 양대 산맥이던 ‘뉴스위크’였기에 충격이 적지않아 보인다. WP컴퍼니의 도널드 그레이엄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5일 투자은행인 앨런&컴퍼니에 뉴스위크 매수자를 찾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도 그러고 싶지는 않았지만 이것은 비즈니스”라면서 “올해도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되는데다, 이 잡지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길이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존 미첨 뉴스위크 편집장은 모기업의 결정에 대해 “앞으로..

미 동성애자 권리운동 상징 된 한국계 장교

“왜 묻지도, 말하지도 못하게 하는가. 우리에겐 정체성을 밝힐 자유가 있다.” 18일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 앞에 150여명이 모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군 내 동성애자 차별을 없애기로 한 약속을 지키라”며 시위를 벌였다. 오바마가 국방부의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Don't ask, Don't tell)’는 오랜 동성애자 금언 정책을 폐기하도록 하겠다고 해놓고도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에 항의하러 나선 것이다. 동성애자임을 스스로 밝혔다는 이유 만으로 강제퇴역 처분을 받게 된 동성애자 전역병 2명은 백악관 울타리에 자신들 몸을 사슬로 감고 구호를 외치다가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체포된 이들 중 한 명은 한국계 이민2세로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를 졸업한 엘리트 장교였던 대니얼 최(29·사진)였다..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흑인들은 나가라"?

“주목! 모든 흑인들은 지금 매장을 떠나라!” 미국 뉴저지주 남쪽 워싱턴타운십의 월마트 매장. 지난 14일 이 곳에서 쇼핑을 하던 사람들은 매장 내 안내방송을 들으며 경악했다. 갑자기 한 남성의 목소리로 “모든 흑인들은 떠나라”는 방송이 흘러나왔던 것이다. 1960년대 흑백 분리가 공공연히 이뤄지던 시절도 아니고, 사상 첫 흑인대통령까지 탄생한 마당에 흑인들에게 가게를 나갈 것을 요구하는 방송이 나오자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아직까지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이 남성의 방송이 있고난 뒤, 월마트 직원이 다시 마이크를 잡고 매장 안내방송을 통해 사과를 했다. 하지만 파장이 수그러들지 않자, 결국 17일 월마트 측에서 공식 사과를 했다. 아칸소주 벤튼빌에 본사를 둔 월마트 측은 “그런 일은 우리도 용납할 수..

시사주간지 <타임>

'국제적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룬 잡지’. 이렇게 말하면 감이 오지 않겠지만, 영어 “The International Magazine of Events”의 약자를 모아놓으면 영어를 조금이라도 들여다본 사람들은 쉽게 알아들을 이름이 됩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바로 그 잡지입니다. 미국 저널리스트 겸 출판인인 브리튼 해든과 헨리 루스(아래 사진)가 창간한 타임은 1923년 3월 3일 첫 출간됐습니다. 예일대 동창생으로 캠퍼스 신문 ‘예일 데일리뉴스’를 만들던 두 사람은 일반인들을 위한 시사잡지를 만들기로 한 뒤에 이름을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고 합니다. 맨 처음 물망에 올랐던 것은 ‘팩츠(Facts·사실들)’였으나, 해든이 “뭔가 중요한 문제를 다루는 것 같으..

어제의 오늘/ 1947년 '미국의 소리' 옛소련권 전파 송신 시작

냉전시절 반공 이데올로기와 ‘미국식 체제’의 우월성을 전파하던 도구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다. VoA의 출범은 2차 대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30년대 이미 미국에는 NBC 국제라디오방송, 화이트넷 등 다국어 민간 단파라디오방송들이 있었다. CBS 남미 네트워크는 대륙 곳곳에 64개 방송기지를 두고 단파라디오 방송을 했다. 39년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미국의 방송사들이 해외로 전파를 보낼 경우 미국 문화를 보여주고 국제 우호와 상호이해를 증진시키는 데에 힘써야 한다’는 정책목표를 설정하고, 여기 맞지 않는 민간방송들의 서비스를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양차 대전 와중에 세계를 네 편 내 편으로 가르는 것이 당연시되던 시기였기에, “언론검열”이라는 방송사들의 항..

'N워드' 논란

미국 최초의 흑인대통령이 탄생한지 1년이 돼가지만 미국 내 인종차별과 흑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사라지려면 훨씬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미국 민주당의 유력인사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피부색을 거론하며 ‘니그로’라는 비하적인 말을 쓴 사실이 드러났다. 정치적으로는 금기시되지만 여전히 백인들의 머리에 박혀 있는, 이른바 ‘N단어(N-word)’ 문제가 다시 물위로 떠오르고 있다. 문제 발언이 정치적 우군인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사진)의 입에서 나왔다는 게 더욱 논란을 부추긴다. 2008년 대선을 앞두고 오바마가 민주당 당내 후보경선에 입후보하자 리드는 그를 가리켜 “피부색도 밝은 편이고 니그로 사투리도 안 쓰는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오바마가 없는 사적인 자리에서 지지한다는 뜻으로 말..

연휴 때 살찐 사람, "나가라"?

“살찐 사람은 나가라?”, “우린 아름다움을 추구할 뿐이다.” 미국의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가 회원들의 사진을 판독, 연말 연휴기간 살이 찐 사람들을 퇴출시켰다. 살 찐 사람들에 대한 인신공격성 차별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지만, 해당 사이트 측은 “우리는 아름다운 사람들끼리의 커뮤니티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문제를 일으킨 것은 ‘아름다운 사람들을 위한 엘리트 커뮤니티’를 자처하며 남녀 회원들의 소개를 주선하는 ‘뷰티풀피플닷컴’이라는 사이트. 회사는 미국에 있지만 해외에서도 회원들을 모집, 사업을 벌여왔다. 쫓겨난 회원들은 미국, 영국, 캐나다, 폴란드,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 가입한 5000여명이다. 이 사이트는 4일 성명을 내고 “탈퇴해 마땅한 상태임을 보여주는 사..

미국 내 한국계 입양아들의 고민

미국 내 해외입양아들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계 입양아들 대부분이 성장기에 정체성 혼란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타임스는 9일 입양아들이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정체성 혼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조사결과와 함께 한인 입양아들의 고민과 아픔을 전하는 기사를 실었다.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에서 고교 교사로 일하는 한국계 입양아 조엘 밸런타인(35)은 3살 때인 1977년 백인 가정에 입양됐다. 백인들 속에서 자라난 그는 “인종적 정체성의 고민을 얘기하고 싶어도 자칫 양부모의 고마움을 모르는 것으로 비칠까봐 말할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1979년 미네소타주의 시골 가정에 입양된 제니퍼 타운(33)이라는 여성도 “대학에 진학한 뒤 내 과거를 알기 위해 한국에 가고 싶다고 하자 부모님은 큰 충..

맥클라렌 유모차 리콜

영국 유명 유모차 업체 맥클라렌이 미국에서 팔린 유모차 100만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하기로 했다. 한국맥클라렌도 이에 따라 해당 제품들의 부분 리콜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맥클라렌 유모차에서 아기들의 손가락 끝이 끼여 잘리는 사고 12건이 일어나 회사 측과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가 리콜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9일 보도했다. 대상 제품은 1999년 이후 미국에서 팔린 볼보ㆍ트라이엄프ㆍ퀘스트 스포트ㆍ퀘스트 마드ㆍ테크노 XTㆍ테크노 XLRㆍ트윈 트라이엄프ㆍ트윈 테크노ㆍ이지 트래블러 등 유모차 9종이다. 특히 우산처럼 접히는 경량 유모차들에서 사고가 많이 일어났다. CPSC는 “제조사 측에서 소비자들에게 무료 안전커버를 제공할 계획이므로 소비자들은 그때까지 사용을 중단해달라”고 당부..

무조건 이스라엘편? No! 미국 내 유대계의 '다른 목소리'

지난해 말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 당시 전쟁범죄에 대한 보고서로 미국 내에서 거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로비에 쉽게 흔들리는 정치권은 전범행위를 조사한 유엔 조사보고서를 공개비난하며 이스라엘 편에 섰지만, 무조건 이스라엘 편을 들어오던 미국내 유대인 사회 안에서조차 변화의 움직임이 엿보인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자국의 행위를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미 하원은 3일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을 조사, 전범 행위를 지적한 유엔 보고서는 “편견에 사로잡힌 내용”이라면서 이를 부정하고 비난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일부 의원들은 “유엔의 보고서를 공개비난할 경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의 중재자로서 미국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반대했지만 비난 결의안은 344대 36표의 압도적인 표차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