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99

100살 미국인 할아버지

무려 81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다가 지난달 100살로 퇴직한 미국인 할아버지가 일을 그만둔 지 20일 만에 자택에서 사망했다. "죽기 전까지 일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그는 결국 소원을 이뤘으며, 성실과 검약이라는 미덕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14일 `81년 직장생활'로 눈길을 끌었던 아더 윈스턴(사진)이 심혈관 이상으로 전날 로스앤젤레스 남쪽에 있는 자택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윈스턴은 1925년 로스앤젤레스 철도회사에서 잡역부로 일을 시작했다. 9년 뒤 시 대중교통회사인 MTA에 취직해 버스와 기차 청소를 하게 된 이래 지난달 23일 100세 생일을 하루 앞두고 퇴직하기까지 그는 단 하루 외에는 한번도 결근이나 지각, 조퇴도 하지 않아 화제를 모았었다. 그가 결..

미국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미국사- 한권으로 읽는 미국의 역사.

미국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미국사 Don't Know Much About History (2003) 케네스 C. 데이비스 (지은이) | 이순호 (옮긴이) | 책과함께 | 2004-10-15 나는 잠을 자기 위해 리틀록의 한 모텔에 처음으로 차를 세웠다. 굳이 마음속에 그려보려고 애쓰지 않아도 그 이미지는 선명하게 되살아났다. 연방군이 지켜보는 앞에서 고함을 치고 침을 뱉는 성난 백인들 사이를 지나 학교로 향하는 어린 흑인 학생들의 모습. 미국의 테러. 이튿날 아침, 나는 다시 기나긴 여정길에 올랐다. 미시시피 강을 건너고 멤피스를 가로질렀다. 또 다시 살아나는 마틴 루터 킹의 암살. 미국의 테러. 테네시를 지나치는 내 앞에 미국 도로 역사의 더 많은 부분을 알려주는 표지판, 네이선 베드포드 포레스..

딸기네 책방 2006.03.06

미국이 원조를 받네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를 입은 미국 남부 이재민들에게 쏟아지는 각국의 원조는 `부국(富國)이 빈국(貧國)을 돕는다'는 상식을 깨뜨린 동시에, 자국 내 빈민층 내팽개쳐뒀던 `원조 대국' 미국의 허상을 드러내보였다. 카트리나는 초강대국 미국의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입힌 동시에, 국제사회 `원조'의 정치학도 변화시켰다. 뒤바뀐 처지 미국은 자타 공인 세계 최대 원조국이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는 유엔을 빼면 매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원조를 행하는 기구다. 그런데 카트리나가 덮치면서 이 기구의 기능은 `미국 내 구호'로 바뀌었다. USAID는 조직 내에 카트리나 구호센터를 만들고 세계에서 들어오는 구호인력과 물품, 자금의 집행을 총괄하기로 했다. 원조를 약속한 이들 중에는 역설적이지만 USAID의..

뉴올리언스 증후군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악몽의 도시’로 변한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소방관과 경찰의 퇴직·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구호활동에 나섰던 이들에게서 나타나기 시작한 이런 증상은 극심한 무기력감과 공포에서 나온 증후군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4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경찰과 소방대원 몇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말했다. 내긴 시장은 이들이 무력감과 트라우마(외상성 증후군)로 인해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지만, 숨진 이들의 숫자와 신원은 밝히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경찰 2명이 자살했으며, 뉴올리언스시 경찰 1500명 중 200명 이상이 카트리나 강타 뒤 일을 그만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들은 무정부 상태로 변한 도시에서 치안을 유지하..

부시, "핵발전 하겠다"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이 30여년 만에 핵발전소 건설을 재개하겠다고 야심 찬 에너지구상을 밝혔지만 예상 밖으로 거대전력회사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부시대통령이 핵 발전을 장려하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전력업계에서는 원자로를 세울 때가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력산업 쪽에서는 기존 화력발전소로도 현재의 전력수요를 충당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 핵발전소 건설에 투자하는 데에는 신중한 입장들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앞서 부시는 지난달 27일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에너지 자립도를 높여야 한다면서 1970년대 초반 이후 중단됐던 핵발전소 건설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했었다. 부시는 30여년간 핵에너지를 관리하는 기술이 크게 발전했기 때문에 핵 발전의 위험성은..

패권인가 생존인가 - 번역 개판 촘스키 책

패권인가 생존인가 Hegemony or Survival : America's Quest for Grobal Dominance (2003) 아브람 노엄 촘스키 (지은이) | 오성환 | 황의방 (옮긴이) | 까치글방 | 2004-11-20 뭐랄까, '촘스키식 글쓰기'라고 해야할까. 어느정도 그런 식의 말투엔 익숙해진 것 같다. 촘스키의 전작들, 언어학에 대한 책들 말고 '미국'에 관한 책들을 읽어왔던 사람이라면, 이 책의 내용은 낯익다 못해 솔직히 지겨운 감마저 든다는 점. 언뜻 떠올려봐도 '불량국가'라든가, '전쟁에 반대한다' 등등의 책들과 내용은 사실 비슷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론 촘스키의 작업은 의미가 있다. 첫째는, 아직 미국이 세계 곳곳에서 저지른 일들은 (특히 국내에선)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딸기네 책방 2005.01.04

'미국의 엔진, 전쟁과 시장' - 매우 훌륭한 반미교과서

미국의 엔진, 전쟁과 시장 김동춘 (지은이) | 창비(창작과비평사) | 2004-11-25 조지 W 부시, 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은 '천박함'이다. 수퍼파워 미국을 이끈다는 작자의 입에서 나오는 언사들의 그 참을수 없는 천박함, 전쟁을 벌이면서 '충격과 공포' '무한 정의' 이따위 작전명을 붙이는 새대가리같은 작태, 그 천박함이란! 그 천박함 중의 일단을 드러내보였던 장면을 기억한다. 부시라는 작자가 이라크전쟁 '승리'를 선언한 뒤 무려 보잉사 무기생산공장에 몸소 찾아가서 전쟁 승리를 자화자찬하며 무기 PR에 열을 올리던 모습. 항공모함 선상에서 같잖게 군복 차려입고 종전을 선언했던 것보다도 부시의 천박함을 더더욱 극명하게 보여줬던 것은 아마도 보잉사에서 브리핑하듯 기자회견을 했던 그 모습이 아닐까 싶다..

딸기네 책방 2004.12.24

시아파까지 미국에 등 돌리나

이라크 시아파 수만명이 남부 바스라 등지에서 15일 반미 시위를 벌였다. 미군정에 협조적인 자세를 보여왔던 시아파들까지 대규모 시위에 나서자 점령당국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폴 브레머 미군 최고행정관이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급거 귀환했다. 남부 대도시 바스라 일대에서 이날 시아파 지도자들이 이끄는 대대적인 반미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시아파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알 시스타니의 초상과 반미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미군 점령종식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는 평화적으로 이뤄졌지만 시아파 종교지도자들의 '동원능력'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었다고 BBC 등 외신들은 전했다. 시아파들의 반미 감정은 최고지도자 알 시스타니가 조기총선을 요구한 뒤 급속도로 고조되고 있다. 알 시스타니는 점령 ..

미국 법원, "부시 네 멋대로 하지 마"

2001년 9.11 테러 뒤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테러용의자'로 추정되는 미국인들과 외국인 체류자들을 대거 체포, 구금했다. 부시행정부의 이같은 조치에 타격을 입히는 법원 판결들이 잇따라 나왔다. 뉴욕 맨해튼 제2 순회항소법원은 18일 테러용의자로 체포된 한 시민이 군사시설 수용을 거부하며 제기한 소송에서 "미국 시민을 적군(enemy combatant)으로 감금할 수는 없다"면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호세 파디야라는 인물이 연방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의회의 승인이 없는 한 원고를 `적군'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면서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30일 이내에 그를 군 수감시설에서 석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시카고 갱단 출신으로 알려진 호세 파디야는 알카에다 요원에게 재래식 소..

"세계는 내 덕에 평화로워졌다" 부시의 과대망상증

“세계는 나의 지도력 아래에서 더욱 평화롭고 자유롭게 됐다.”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이 29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렇게 선언했다. 현재 테러리스트들이 이라크 상황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기는 하지만 미국의 ‘안정화 프로그램’은 곧 자리를 잡을 것이며 따라서 미군을 증파할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고 부시대통령은 말했다. 그러나 그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다. 미국 언론들은 부시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놓고 ‘의무방어전’이라고 부르면서 이라크 상황에 대한 솔직한 고백을 요구했다. 이라크에서 종전뒤 미군 사망자수(117명)는 전쟁 기간 사고사(事故死)까지 포함한 전체 미군 사망자수(115명)보다도 많아졌다.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워싱턴에 돌아온 부시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