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앨라배마주 셀마에 사는 흑인 여성 목사 프랭키 허친스(56)는 아홉살이던 1962년의 어느날 밤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장을 보러 나간 줄만 알았던 어머니는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았다. 흑인 참정권을 요구하는 시위를 주도했다가 감옥에 간 사실은 나중에야 알았다. 당시 셀마 주민의 절반이 흑인이었지만, 투표권을 가진 사람은 1%에 불과했다. 목화농장 노예의 딸로 태어난 허친스의 어머니는 풀뿌리 흑인 민권운동에 투신한 선구자였다. 어머니의 투지를 물려받은 허친스는 ‘흑백 분리’를 거부하고 백인들이 다니던 고교에 들어가 차별에 맞섰다. 신학교를 졸업, 셀마 최초의 흑인 여성 목사로 일해온 그는 20일 두 딸과 손녀의 손을 잡고 워싱턴으로 향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을 보기 위해서다. 허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