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94

끊어지지 않는 사슬 -2천7백만 노예들에 침묵하는 세계

끊어지지 않는 사슬 - 2천7백만 노예들에 침묵하는 세계 케빈 베일스, 조 트로드, 알렉스 켄트 윌리엄슨. 이병무 옮김. 다반 5/6 벤저민 스키너의 이 르포로 구성된 노예제 추적기라면, 이 책은 통계자료와 개념과 국제법과 국제 규약을 가지고 현대판 노예제의 실태를 전한다. 르포가 아닌 보고서에 가깝기 때문에 읽는 '재미'를 따지자면 스키너의 책이 훨씬 앞선다. 하지만 스키너의 책이 미국 정부의 노예제에 대한 입장과 세계 각지 노예 현실 르포를 뒤섞어 산만한 느낌이 드는 데 비해 이 책은 건조하지만 훨씬 짜임새 있다. 학자들의 '보고서'이니 당연한 것 같기도 하지만. 책은 먼저 노예제를 철폐하기 위한 싸움의 역사를 소개하고, 현대의 ‘노예제’라는 이 낯익고도 낯선 개념에 대한 정의와 다양한 형태들을 소개..

딸기네 책방 2013.08.02

“동기 뭐냐, 무기 넘겨라” 용의자 설득, 용감한 40대 아이 엄마

영국 런던 울위치에서 22일 일어난 군인 살해사건 뒤 한 여성이 영웅으로 부상했다. 무기를 든 용의자에게 침착히 말을 걸어 동기를 묻고 무기를 넘기라고 설득한 잉그리드 로요케네트(48)가 그 주인공이다. 두 아이의 엄마인 로요케네트는 사건 당시 버스를 타고 주변을 지나고 있었다. 앞좌석에 앉아 있던 그는 버스가 멈춘 사이 길에 쓰러진 피해자를 보고 차에서 뛰어내렸다. 그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걸스카우트 지도자로 활동하면서 응급처치법을 훈련받았기 때문에 쓰러진 사람을 구하려 내렸다”며 “이미 숨진 것을 확인하는 순간 무기를 든 남성이 다가왔고, 그제서야 무기를 든 남자 2명이 옆에 있었다는 걸 알아차렸다”고 말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잉그리드 로요케네트가 22일 흉기를 든 살해 용의자를 설득하고 있다. |..

앤젤리나 졸리의 용기있는 고백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1994년 “나는 이제 인생의 황혼으로 가는 여행을 시작하려 한다”며 국민들에게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노인성 치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 2년 전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 보좌관이었던 메리 피셔는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에이즈에 감염됐다고 공개하고 예방교육을 호소했다. 이 연설은 에이즈를 ‘일부 동성애자들의 질병’으로 여기던 미국인들의 인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유명 여배우 앤젤리나 졸리(38)가 이 ‘투사들’ 대열에 동참했다. 졸리는 지난 14일자(현지시간)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 양쪽 유방 절제수술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졸리의 고백에 대해 ‘용기있는 행동’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CNN 여성앵커 조라이더 샘벌린은 자신이 ..

[공감] 윤창중과 인턴 직원... 성범죄 막을 '게임 체인저'는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 의혹이 나오자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판세를 뒤바꿀 변수라는 얘기다. 국제정치에 큰 파장을 가져올 6월 이란 대선에 현 대통령의 대리인과 리버럴들의 대부 격인 전 대통령이 출마를 선언했더니, 외신들이 “게임 체인징 후보들”이라고 평했다. 며칠 전 치러진 파키스탄 총선에서 ‘반미’ 노선의 정치인이 승리하자 ‘대테러전의 게임 체인저’라는 기사가 나왔다. 요즘 이 말이 유행인가보다. 우린 국내에서 그보다 더 충격이 큰 게임 체인저를 보고 있다. 며칠 사이에 한국의 모든 뉴스가 윤창중으로 도배되는 것 같다. 근엄하기 짝이 없는 한국의 일간지 1~3면 톱기사 제목에 ‘노팬티’와 ‘알몸’이 줄줄이 등장할 줄이야. 이대로라면 ..

방글라데시 참사, 이윤이란 이름의 착취이자 살인

무너진 건물 사이로 삐져나온 젊은 여성의 발, 살려달라 외치다 끝내 구조되지 못한 채 숨져간 여공, 언니·동생과 한 공장에서 일하다 변을 당할뻔한 어느 소작농의 딸.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붕괴는 ‘이윤이라는 이름의 살인’이자 글로벌 경제의 노동착취 사슬이 만들어낸 참극이었다. 파렴치한 고용자들과 부패한 정부, 아웃소싱으로 저가제품을 팔아온 외국 기업들, 노동자들의 현실을 외면한 세계의 소비자들 모두가 공범이었다. 인구는 1억6000만명이 넘지만 글 읽는 어른 비율이 60%에도 못 미치는 방글라데시에서 못배우고 돈 없는 여성들의 희망은 공장 뿐이다. 다카 등지에 있는 5000여개의 의류공장에서 하루종일 일해 한달에 4만원가량을 번다. 이 돈으로 가족들은 결혼 지참금을 마련하고, 오토바이를 사고, 장사 밑천을..

방글라데시 건물 붕괴, 숨져간 여공의 맨발...

방글라데시 신문인 데일리스타 웹사이트에 25일 사진 한 장이 실렸다. 지진이 난 듯 무너져내린 다카 외곽 사바르의 ‘라나플라자’ 건물 잔해 사이로 나와 있는 맨 발의 사진이었다. 핏자국이 묻은 채 움직임 없는 이 발의 주인은 아마도 건물 안에서 숙식하며 새벽부터 밤까지 일해 번 돈을 시골 집으로 부치던 여공들 중 한 명이었을 것이다. 전날 붕괴한 8층짜리 라나플라자의 아래층에는 점포들이 있고, 위쪽 6개 층에는 의류공장 5곳이 입주해있었다. 24일 붕괴한 방글라데시 사바르의 ‘라나플라자’ 건물 잔해 사이로 여성의 맨발이 나와 있다. 사진 데일리스타(www.thedailystar.net/) 사고 다음날인 25일 오전 현재 사망자 수는 178명이고, 다친 사람이 1200명이 넘는다. 구조된 사람은 약 200..

마크 트웨인, "여성에게 투표를 허하라"

마크 트웨인 Mark Twain (1835–1910. 본명은 새뮤얼 클레먼스 Samuel Langhorne Clemens). 우리에겐 (1876)으로 유명한 미국의 작가. 저는 어릴 적 계몽사 전집에 들어있던 (1881)라는 작품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만... 뭐 그리 많이 읽어보지도 않았네요. 은 소년물이어서 그런지 별로 재미 없었던 기억... 오늘은 그 작가, 마크 트웨인의 짧은 연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때는 1901년, 장소는 뉴욕의 한 유대계 여학교. 트웨인은 여성도 아니고 유대인도 아닌데 그 곳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요. 19세기 말 이후 가장 뜨겁게 달아올랐던 정치적인 이슈 중의 하나는 여성 참정권(투표권) 문제였습니다. 뉴질랜드가 세계 최초로 1898년 여성들의 투표권을 인정하자 이웃한 호..

'알파레이디 리더십포럼'이 책으로 나왔습니다!

알파레이디 리더십 포럼이 책으로 나왔습니다! 바로가기 포럼을 기획하던 때가 떠오릅니다. 벌써 1년이 훌쩍 지나갔네요. 이 포럼을 기획한 것은 경향신문 유인경 선임기자와 인터랙티브(interactive) 팀입니다. 인터랙티브팀은 독자들과 소통하고 함께 (미디어를) 만들어간다는 취지에서 출발한 팀입니다. SNS(소셜네트워크) 활동과 블로그 운영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지만, 그 중의 한 축이 독자와 함께 하는 ‘인터랙티브 기획’이었습니다. 시민들과 기자가 함께 참여해 생활 속 작은 실천을 해본 , 사회진출을 준비하는 젊은이들과 취업준비에서 최종면접까지의 전 과정을 함께 했던 , 그리고 이 이었습니다. 문제의식은 단순했습니다. 알파걸, 알파걸 하는데 왜 ‘걸(girl)’에서 그치는 걸까. 알파 레이디로 성장하..

[아침을 열며] 우리를 돌아보게 한 '작은 뉴스들'

지난달 경기 성남의 시내버스 안에서 외국인 남성이 한국 노인을 폭행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지하철 패륜남, 개똥녀 등 비슷한 사건들이 하도 많으니 이제 이런 종류의 소동은 웹에선 일상이다. 하지만 이번엔 가해자가 ‘흑인남성’이라는 점때문에 시끄러웠다. 언론들은 “거구의 흑인남성이 한국 노인을 폭행했다”며 피부색을 강조했고, 네티즌들은 ‘무례한 흑인’을 욕했다. 이어진 보도에 따르면 이 흑인은 “shut up”하라는 노인의 말에 화가 났고, 뒤이은 노인의 한국말을 흑인비하 발언으로 오해해 폭행했다는 거였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논쟁이 붙었다. 한국에서 흑인이 얼마나 적대적이고 차별적인 대우를 받아왔을지 짐작이 간다, 그렇다고 노인을 때리는 게 정당화되느냐, 영어 같지도 않은 영어 쓰는 흑인은 나가라..

캐서린 햄린, '지구에 하나뿐인 병원'

지구에 하나뿐인 병원 The Hospital by The River (2001) 캐서린 햄린 (지은이) | 이병렬 (옮긴이) | 북스넛 | 2009-05-20 재작년부터 읽기 시작했던 것 같은데... 책을 여기저기 던져두다가 이제서야 다 읽었다. 에티오피아 누(출산시의 문제로 인해 방광, 직장 등 장기에 구멍이 뚫리는 여성 질환) 환자들을 돌본 호주 출신 의사 부부의 회고록. 책을 쓴 건 부인인 캐서린인데, 2009년 대안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바른생활상'(Right Livelihood Awards)을 받기도 했다. 내용 중 하나님 예찬과 영국 예찬, 에티오피아 황실 예찬이 상당부분 차지하는 데다가 너무나도 개판인 번역(무려 왕세자 crown prince를 크라운 왕자로 번역했다능;; 이런 류의 무지를 ..

딸기네 책방 2011.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