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 59

레벤스보른, '히틀러의 아이들'

히틀러 시절 나치 독일이 `인종적으로 우월한 아리안족'의 이미지를 선전하기 위해 뽑아 양육했던 아이들이 있다. 금발에 푸른 눈, 창백한 흰 얼굴을 가진 이 아이들이 노인이 되어 한데 모였다. 로이터통신은 나치의 `레벤스보른(Lebensborn·생명의 샘)' 계획에 따라 키워졌던 아이들이 독일 북서부 마크데부르크주에 있는 베르니게로데에서 4일 만나 당시의 상처를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나치는 순수 독일 `아리안 인종'에 대한 신화를 퍼뜨리면서 아리안족 순혈로 판명된 가족에게는 다산을 장려하며 정부 보조금을 지불하고, 반대로 정신지체인이나 혼혈아, 유대인 등은 `생물학적으로 열등하다'는 낙인을 찍어 강제 불임을 시키고 학살했다. 나치는 신체적 기준으로 아이들을 선발, 부모에게서 격리시켜 집단양육하..

보타의 죽음과 만델라의 '추모'

"어두운 시대를 상징했던 인물이지만 우리는 그를 기억할 것이다." 악명 높은 아파르트헤이트(인종 분리)를 실시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PW 보타 전대통령이 세상을 떠났다. 극심한 탄압을 받았던 넬슨 만델라 전대통령은 보타의 마지막 길에 용서와 애도를 보냈다. 90세 고령이었던 보타의 사망은 큰 뉴스가 아니지만, 일생의 숙적이었던 그를 용서하고 누구보다 먼저 추모한 만델라의 모습은 다시 한번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언제나 할아버지 하시는 일에 감동하는 딸기는 당근 또다시 감동받음 ㅠ.ㅠ) ▶ P.W. Botha (left) and Nelson Mandela meet in November 1997 to discuss the Truth and Reconciliation Commission after Bo..

만델라 자서전 - 자유를 향한 머나먼 길

만델라 자서전 - 자유를 향한 머나먼 길 Long Walk to Freedom: The Autobiography of Nelson Mandela (1994년) 넬슨 만델라 (지은이) | 김대중 (옮긴이) | 두레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투사로 인종차별 철폐 투쟁을 벌이던 만델라 할아버지는 아프리카 흑인 이웃나라들을 돌면서 지원을 호소하는 활동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감옥에 가기 전 탄자니아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니에레레 대통령(탄자니아 대통령)은 내가 음베야로 갈 때 그의 전용기를 빌려주었다. 거기서 다시 로바체로 가는데 조종사가 내게 카니에에 착륙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왜 계획이 변경되었는지 걱정스러웠다. 카니에에 내리니 지방 치안판사와 보안관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백..

딸기네 책방 2006.10.16

인종차별로 가는 러시아

러시아에서 나치즘을 연상케하는 극우 민족주의가 부상하면서 인종차별 바람이 불고 있다. 옛 소련 해체 이후 기승을 부렸던 배타적인 민족주의에 크렘린의 정치적 계산이 겹쳐져 소수민족, 유색인종을 겨냥한 차별과 공격이 빈발하고 있는 것.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10일 러시아 정부가 국민들의 정치적, 경제적 불만을 희석시키기 위해 인종차별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민노동자 축출 등으로 이어지는 극우파들의 움직임을 우려하는 기사를 실었다. 알렉산더 벨로프는 모스크바에서 활동하는 인종주의 행동단체 `불법이주반대운동'(DPNI)을 이끌고 있다. 주로 반(反)이민 거리시위 등에 집중하고 있는 DPNI 같은 단체의 활동이 러시아에서는 과격 일탈이 아닌 하나의 정치적 흐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불법 ..

공산주의에 대한 만델라의 생각

나는 마르크스와 엥겔스, 레닌, 스탈린, 마오쩌둥과 다른 공산주의자들의 전집들을 구해서 변증법적 역사유물론을 공부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서적을 제대로 공부할만한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 게다가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에서는 많은 자극을 받았으나 ‘자본론’은 지루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계급이 없는 사회를 추구하는 공산주의 사상에 깊이 매료되었고, 공동체적 삶을 강조하는 전통적인 아프리카 문화와 공산주의 사이에 공통된 면이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간결성과 보편성이라는 황금률을 따른 ‘능력에 따른 분배에서 필요에 따른 분배로’라는 마르크스의 기본적인 주장에 동의했다. 인종차별의 어둠 속을 헤매는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변증법적 유물론은 등불과 같았으며, 나아가 인종차별을 종식시킬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

정치와 결혼한 남자, 월터 시술루

월터의 아내인 알베르티나는 현명하고 아름다웠으며, 월터의 정치 활동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자였다(결혼식장에서 안톤 렘베데는 “알베르티나, 당신은 지금 유부남과 결혼했고. 월터는 당신을 만나기 오래 전에 이미 정치와 결혼한 몸이오”라고 말했다). - 자유를 향한 머나먼 여정 p.152 ---월터 시술루 자료 ■ bbc 오비추어리 월터 시술루는 시골 소년에서 아프리카민족회의( ANC) 부의장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치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의 하나가 된 인물이다. 인종차별 철폐와 박애주의라는 그의 굳은 신념은 많은 흑인 활동가들 사이에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ANC의 정치적 방향성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틀림없다. 트란스케이에서 흑인 거리노동자들을 감독하던 백인 십장의 아들로..

훌륭한 사람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 콘디.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파워를 가진 여성, 콘돌리자 라이스(52) 미국 국무장관이 호주에서 강연을 하며 어릴적 자신을 강하게 키워준 인종 차별 경험들을 털어놨다. 라이스 장관은 감동의 박수를 기대했지만 반전운동가들을 비롯한 청중들은 이라크 전쟁을 비난하며 거세게 항의해 강연장이 아수라장이 됐다고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17일 보도했다. 라이스 장관은 시드니음악당에서 300여명의 청중들 앞에 강연을 하면서 `흑인이기에 겪어야 했던' 괴로움들을 담담히 밝히면서 자신을 강하게 만든 일화들을 소개했다. 그는 미국 안에서도 인종차별이 심하기로 유명한 남부의 앨라배마, 이른바 `딥 사우스(Deep South)'에서 자라나면서 숱한 아픔을 겪었다면서 "우리 가족은 레스토랑에 갈 수도 없었고 호텔에 묵을 수도 없었다"고..

이제는 다이아몬드를 돌려달라

세계 최대의 다이아몬드 회사인 드비어스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추진돼온 `역사 바로세우기'의 일환으로 주식을 흑인들에게 강제 매각하게 됐다고 남아공의 데일리 메일 앤드 가디언(M&G)지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드비어스의 니키 오펜하이머 회장은 정부와의 협상 끝에 주식의 26%를 흑인들에게 매각하기로 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오펜하이머 회장은 "드비어스는 이곳(남아공)에서 이익을 얻고 있는 만큼 이곳 주민들과 사회의 이익을 위해서도 기여를 해야 한다"고 매각 의미를 설명했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본사를 두고 있는 드비어스는 1990년대 중반까지 세계 다이아몬드 시장의 80~90%를 석권했으며 지금도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거대기업이다. 19세기 말 영국 출신으로 아프리카에서 정복자로 군림했던 세..

'아자니아의 검은 거인' 반투 스티브 비코- 과거를 잊고 책읽을 자유를 달라

아자니아의 검은 거인, 반투 스티브 비코 (원제 The Revised Edition Biko) 도널드 우즈 (지은이) | 최호정 (옮긴이) | 그린비 | 2003-10-30 '위대한'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을 때마다 마음 속으로 꼭 한번씩 묻게 된다. '우리에게 그런 위대한 인물이 있는가?' 여기서 '우리'는 물론 한국민, 한국인이다. 간디 평전을 읽을 때 나는 인도인이 간디를 생각하듯 그렇게 한국인들의 마음에 떠오르는 인물이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덩샤오핑의 평전을 읽을 때에는 (정치적 공과에 대한 여러가지 평가가 있겠지만) 우리에게 그런 정치인이 있었던가를 물었고, 만델라에 대한 글을 읽을 때에는 우리에게 만델라 같은 투사가 있는지, 있었던지를 물었다. 그리고 지금..

딸기네 책방 2005.01.07

나의 '올해의 책'- '총, 균, 쇠'

총 균 쇠 Guns, Germs, and Steel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은이) | 김진준 (옮긴이) | 문학사상사 | 1998-08-08 책표지에 '퓰리처상에 빛나는'이라는 수식어가 자랑스럽게 붙어 있다. 자랑할만 하다. 무슨무슨 상을 수상했다 하는 책들을 쉽게 볼 수 있지만, '퓰리처'라는 말이 붙은 책중에서 별볼일 없는 책은 없었다. 나의 짧은 경험으로 봤을 때, '퓰리처'가 붙은 이 책은 필히 훌륭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책을 펼쳤고, 책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아마도 내게는 이 책이 '올해의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재미와 밀도를 동시에 갖춘 책이고, 영화 식으로 말하면-- 오락성도 작품성도 모두 별 다섯개 짜리다. 생리학박사인 저자는 '과학자'다. 우스운 정의 같지만 이 책은, 과학자인 ..

딸기네 책방 2004.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