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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선이 12일 실시된다. 핵 문제와 반이스라엘·반서방 대외정책, 경제문제 등 3대 이슈를 놓고 보수파와 개혁파는 명운을 건 승부를 벌인다. 판세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박빙이다. 1라운드에서 결판이 나지 않아 결선투표로 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보수파를 대표하며 재선을 꿈꾸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대통령과 개혁 세력의 스타로 부상한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총리 측은 11일에도 서로를 맹공격하며 막바지 선거전을 펼쳤다. 아마디네자드는 “부시(전 미국 대통령)가 나더러 ‘이란이 왜 핵에너지가 필요하냐’고 했었는데, 저들(개혁파)은 지금 미국과 똑같은 소리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무사비는 아마디네자드의 강경한 핵 정책과 반이스라엘 발언들 때문에 서방과의 갈등이 깊어지고 이란의 이미지가 나빠졌다고 비판했었다.
무사비 지지층이 대거 거리로 몰려나와 개혁 바람을 일으키자 보수 세력은 몹시 긴장한 분위기다. 보수파의 본산인 혁명수호위원회와 혁명수호군(이란 정규군)은 웹사이트 게시글과 간부들 발언 등을 통해 “개혁파들이야말로 극단주의를 선동하는 자들”이라 경고했다고 프레스TV 등 현지언론들이 전했다. 이번 대선에서 사상 처음으로 후보들 간 생방송 TV토론을 실시해 높은 호응을 얻었던 정부 방송위원회는 11일 후보들에게 추가 정견발표 기회를 주면서 아마디네자드에게는 19분44초를, 나머지 세 후보들에게는 1분씩만을 주기로 결정해 거센 반발을 샀다.
지금까지 치러진 여론조사는 실시기관이 정부 쪽이냐 민간이냐에 따라 제각각이기 때문에, 투표함을 열기 전까지는 승부를 예상하기 힘들다.
아마디네자드는 경제정책 실패로 비난을 받고 있지만 노인층, 보수파, 농민·빈민들에겐 여전히 인기다. 관건은 투표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디네자드는 ‘고정표’로 치면 자신이 유리하다 주장하고 있고, 개혁파는 젊은이들 사이에 투표열기가 높다며 높은 투표율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아마디네자드 이전 8년 동안 개혁파 정권을 이끌었던 모하마드 하타미 전대통령은 “다시한번 기적을 일으켜달라”며 젊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12일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일주일 뒤인 19일 1, 2위 후보들 간 결선투표가 치러진다. 2005년에 이어 다시 결선으로 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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