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 독자적인 민주주의와 개혁의 실험을 펼쳐온 이란의 모하마드 하타미 정권이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하타미 대통령은 13일 혁명수호위원회가 개혁파 인사들의 총선 출마 금지조치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내각이 총사퇴하는 것은 물론, 자신도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타미 대통령은 총선 후보 심사권을 갖고 있는 혁명수호위가 개혁파 인사들의 입후보자격을 박탈한데 항의, "우리는 함께 남거나 함께 떠날 것"이라며 단호한 의지를 천명했다고 관영 IRNA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보수파의 본산인 혁명수호위는 다음달 20일로 예정된 총선에서 하타미대통령을 지지하는 개혁파인사들의 입후보 자격을 무더기 박탈했다. 이번 총선에는 8000여명이 입후보 신청을 했는데 혁명수호위는 절반 이상의 후보등록을 거부했다. 입후보자격이 박탈된 사람 중에는 하타미 대통령의 동생인 레자 하타미를 비롯, 개혁파 현직 의원 80여명도 들어 있다. 이에 반발한 각료 6명과 부통령 4명이 이미 사퇴를 선언했다.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뜻을 대변해온 혁명수호위는 "우리는 법적, 종교적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면서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혁명수호위는 6년 임기의 위원 12명으로 구성되며, 위원들은 전원 최고지도자가 임명한다.
외신들은 양쪽이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타미 대통령은 지난 97년 70%, 2001년에는 77%의 높은 지지율로 당선됐다. 유권자 3500만명 중 4분의1이 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출생했고, 6500만 인구의 75%가 30대 이하 젊은 세대다. 이들 신세대와 여성들은 이슬람 신정체제의 압박에서 탈출, 서구식 근대적 합리주의와 민주주의를 강화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하타미 정권은 보수파의 압력 때문에 개혁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했고, 국민의 `개혁 실망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라크전 이후 미국의 압력이 가중되는 가운데 내부 혼란이 계속되면 아예 정권이 붕괴해버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타미 정권의 민주주의 실험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미국은 이란 강경파들을 상대로 한 `레짐 체인지(정권교체)'를 시도할 수도 있다.
선거인
인구 6500만, 유권자 3500만. 유권자 23%인 800만명이 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출생. 개인의 자유와 교육문제, 실업난, 경제개혁과 정부 개혁, 정부 투명성, 법치 확립 등 이슈.
대통령
4년 임기, 2연임 가능. 헌법상 권력서열 2위. 하타미 현 대통령은 97.5. 70%, 2001.6. 77%의 지지율로 당선.
내각
대통령이 임명, 의회 인준. 국방.외무장관 임명에는 최고지도자 입김 세게 작용. 사회문화 분야 장관들은 보수파의 정책 감시가 심함.
의회(마즐리스)
의원 290명, 임기 4년. 직선 뒤 혁명수호위원회 인준. 2000년 구성된 6대 의회는 처음으로 개혁파가 다수를 차지.
전문가위원회
최고지도자가 임명. 최고지도자 지시사항 이행여부 감시. 통상 연 2차례 회의. 이슬람 성지 쿰 Qom에 본부가 있지만 회의는 테헤란과 마샤드에서 주로 이뤄짐. 현 위원회는 위원 86명, 1998년 선임. 전원 성직자로 구성.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유지를 계승하는 인물.
혁명수호위원회 위원 6명과 사법부 수장, 혁명수호군과 정규군의 사령관, 국영 라디오·TV방송국 사장, 금요예배 인도자 지명. 대통령 당선자도 최고지도자 승인 받아야 당선 확정.
군대
혁명수호군과 정규군으로 구분, 양측이 합동사령부 구성. 혁명수호군 사령부는 최고지도자가 임명. 혁명수호군은 국가기관에 영향력 막대할 뿐 아니라 전국에 퍼져 있는 민병대도 관할.
사법부
20세기 들어와 세속화하긴 했지만 이슬람혁명 뒤 다시 이슬람화. 샤리아에 기반을 둔 법치. 사법부 수장은 최고지도자가 임명. 강경파들이 득세, 개혁파 탄압에 앞장.
권익위원회
혁명수호위와 의회의 자문역. 정책 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 종교, 사회, 정치지도자 중 최고지도자가 임명.
혁명수호위원회
보수파들이 장악한 최고 권력기관. 최고지도자가 지명한 신학자 6명, 의회 승인받은 법관 6명으로 구성. 임기 6명, 절반씩 교체(3년마다 절반 교체). 의회가 제출한 법안 승인, 대선·총선 후보 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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