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부터 ‘핵 압력’을 받고 있는 이란이 강경 입장으로 돌아섰다. 이란 정부가 최근 우라늄 농축을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데 이어, 이번에는 최고 종교지도자가 미국을 겨냥해 “핵 프로그램에 상관 말라”는 강성 발언을 내놨다.
이란 최고 종교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가 1일 미국을 겨냥해 이슬람 국가의 핵프로그램은 “당신들이 상관할 일이 아니다(none of your business)”고 말했다고 DPA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하메네이는 이날 국영 TV에 중계된 연설에서 “후안무치하고 오만한 미국은 이란에 핵기술이 필요치 않다는 발언까지 했지만 당신들이 상관할 바가 아니다”라면서 “남의 나라에 핵 에너지가 필요한지 아닌지를 판단할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
이란 내 보수세력을 대표하는 하메네이는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이 이끄는 개혁파 정부의 유화적인 정책과 별개로 강경한 ‘반미’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의 이번 발언도 ‘의례적인 언사’로 볼 수 있지만, 최근 이란이 대미 강경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달말 이란 정부는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연합(EU) 3개국과의 핵 협상에서 진전을 보지 못하자 “이스파한 핵시설에서 우라늄 농축을 곧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이란은 미국이 핵무기 개발의혹을 제기하면서 강한 압력을 행사하자 미국 대신 유럽쪽과 협상에 나섰으며, 석유·천연가스 자원을 ‘무기화’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앞서 이란이 중국·인도·일본 쪽에 손을 내밀면서 ‘미국 기업 따돌리기’에 나섰다고 전했다. 또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란이 핵·에너지 양 측면에서 유럽과 밀착하고 있다면서 “막대한 자원을 무기로 미국과 맞대결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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