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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태국] 방콕의 누워 계신 부처님

딸기21 2012. 8. 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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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서의 여덟째 날, 골든 마운트에서 땀 한번 흘려주고... 조금 걸어서 로하 쁘라삿(Loha Prasat)으로 향했습니다.


그런 건물이 거기 있다는 걸 알고 간 것은 아니고 ㅎㅎ 그저 근처에 큰 사원 있는 것을 지도에서 보고 찾아갔는데 거기 로하 쁘라삿이 있었다는 얘기... 방콕에서 지도 한 장 들고,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여기저기 찾아다녔거든요.


왓 랏차낫다(Wat Ratchanadda)라는 제법 큰 사원이 있는데, 우리가 갔을 때엔 정말이지 방콕에선 드물게 고즈넉하니 좋았어요. 




인도에서 온 가족을 만난 것 외에는 관광객도 거의 없었고 또 방콕의 사원치고는 드물게 휘황찬란 금빛이 아니라 흰 빛 검은빛이 어우러진 지중해풍(?) 건축물이었습니다. 여기 부처님 계신 본당 안에 들어가서 요니와 잘 쉬다가 나왔지요.


이 사원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로하 쁘라삿입니다. 영어로 된 설명에 따르면 'metal castle'입니다만 성이라기엔 좀 작고 일종의 탑이랄까요. 19세기 라마3세 때 딸을 위해 지은 것이라 하는데, 불교의 만다라를 건물로 형상화하면 아마 이런 건물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성(?)의 1층에서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가면, 이 건물의 기나긴 축조 과정(라마3세가 숨지면서 공사가 중단되는 등의 곡절을 거친 끝에 1970년대에야 완공됐다고 합니다)을 소개한 패널과 기념물들이 있는데, 박물관이 아니라 꼭 미로찾기처럼 배치를 해놨습니다. 어두운 실내에 십자로 모양의 길이 있고, 십자로의 네 군데 끝쪽에 전시물이 있는 구조. 뭐, 설명이 복잡해서 그렇지 면적은 크지 않습니다. 몇발자국 돌아다니면 그게 전부입니다. 


성의 가운데 부분에는 1층에서부터 위로 쭉 올라가는 나선형 가파른 계단이 있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회랑과 네 갈래 길, 꼬불꼬불 기둥들 사이로 한 바퀴 돌 수 있습니다. 1층에서보다는 넓이가 줄어들었습니다. 3층으로 올라가면 아까와 엇박자로 다시 네 갈래 길, 다시 넓이가 줄어들고요. 이런 식으로 쭉~ 위로 올라갑니다. 




성에는 가운데 뾰족탑과 사방의 네 개, 이렇게 총 5개의 탑이 있고 총 37개의 spire가 있습니다.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위 사진에서 보이는 뾰족뾰족한 탑 모양 지붕들, 그걸 말하는 거고요. 그것이 라마3세가 세상에 널리 퍼뜨리려던 37가지 미덕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건물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마치 미로 속을 돌아다니거나 암호를 푸는 것 같아서 재미있었습니다. 




안에서는 개들이 여러 마리가 쉬고 있더군요... 


로하 쁘라삿에서 나와 뚝뚝이를 타고 왓포(Wat Po)로 갔습니다. 이 사원은 무쟈게 유명한 곳이죠. 왜냐? 여기에 왓 쁘라 체뚜폰(Wat Phra Chetupon)이라는 절이 있는데(일종의 사원 complex) 그 안에 어마어마하게 큰 금빛 부처님이 누워계시거든요. 아유타야 와불(누워 계신 부처님)의 럭셔리 버전이라고나 할까. 

울나라에선 '천불천탑'으로 유명한 화순 운주사 와불 말고는 와불을 본 적이 없어요(혹시 더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동남아에는 누워 계신 부처님이 적지 않고, 심지어 요염하게 다리 꼬고 반쯤 누운 관음보살님들도 많습니다. 



바로 저 분.. 아랫줄 오른쪽은 부처님 발바닥이고요. 


역시나 관광객의 지갑을 여는 데에는 도 통한 태국 사람들... 아래 왼쪽에서 요니가 통에 집어넣는 것은 동전입니다. 20바트를 주면 가장 작은 단위의 동전들로 바꿔줘요. 그리고 그걸 저기다가 딸랑딸랑 넣게 합니다. 돈은 다시 자기네들에게로 가는 것이죠;; 그냥 20바트 헌금하라 하면 안 하겠지만, 저렇게 소소한 '이벤트'처럼 만들어놓으니 재미삼아 해보게 됩니다. 


이 부처님이 계신 왓 쁘라 체뚜폰과 이어진 왓 포 사원은 화려한 모자이크 타일들이 눈을 사로잡는 곳입니다. 



하루 동안 정말 많이 돌아다녔죠? 


버스 타고 까오산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느무느무 좋아하는 쁠랑땡(익혀먹는 바나나 튀긴 것인데 태국 이름은 모르겠음) 하나 사먹고, 수영장에서 놀다가 저녁먹고... 꼼양은 무려 똠얌을 2그릇이나 먹었습니다.

이날 식사한 곳은 호텔 주변에 있는 레스토랑이었는데, 그날 맨유와 QPR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그거 볼까 해서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비가 퍼붓더니... 흐아악... 레스토랑 밑 하수구에서 바퀴벌레들이 우르르 올라오는데 미티미티... 주책 아줌마 완전 꺅꺅 소리지르고 난리났었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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