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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태국] 방콕의 공원과 재래시장

딸기21 2012. 8. 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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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한... 방콕 여행기를 마저 끝내기 위해! 화잇팅!!


방콕 여행 일곱째 날, 비교적 늦게 9시쯤 호텔을 나왔습니다. 아침식사는 요니의 희망에 따라 카오산 KFC에서 때운 뒤 뚝뚝을 타고 다운타운에서 가까운 룸피니 공원으로 갔습니다. 1925년 라마6세 국왕 시절에 지어진 방콕 최초의 공원입니다. 날씨는 더웠지만 방콕의 여름은 의외로 견딜만 하더군요. 그늘에 앉아있으면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요.


주변에 조깅하는 아저씨들과 할아버지들, 외국인들도 보였고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아웅, 자전거 대여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공원이 꽤 컸거든요. 관광객이 아닌 생활인 모드로 살짝 옮겨가서, 요니와 둘이 벤치에 앉아 책 읽고 느릿느릿 산책하고. 룸피니 공원은 어수선한 카오산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여서 정신없던 여행 중에 한줄기 바람같은 휴식이 되었다고나 할까요.



룸피니 공원에서 슬슬 햇볕이 따가워질 무렵 지하철로 이동. 방콕에서 지하철을 타는 건 처음이었는데 요금이 싸지는 않았습니다. 1인당 40바트씩, 둘이 80바트를 내고 실람(Silam) 선을 타고 짜투짝 주말시장으로 갔습니다.


짜투짝은 방콕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인데 주말에 북새통을 이룬다더군요. 까오산 주변에는 짜투짝 일일 패키지도 있긴 하던데, 그걸 이용할까 하다가 그냥 우리끼리 찾아서 갔습니다. 그러길 잘 했지... 물건은 워낙 많은데 우린 맘먹고 쇼핑하러 간 것이 아니었던지라 대충 구경하다가 슬금슬금 나왔습니다. 방콕의 물가가 생각만큼 싼 것이 아니어서, 역시나 좋은 물건은 비싸더군요 -_-


암튼 짜투짝에서 하나 득템하긴 했습니다. 요니가 완전히 꽂힌(요즘 쇼핑은 거의 요니가 시키는대로;;) 에스닉풍 300바트 짜리 가방과 요니 머리핀 2개를 사고 소세지 사먹고 스무디 사먹고, 500바트에 두장 짜리 티셔츠 4장 사고... 



다시 시원~한 지하철을 타고 후아 람풍 중앙역 앞으로. 중앙역에 간 이유는... 없어요;; 그냥 어찌어찌 하다보니 거기 내린 것 뿐. 지하철 역에서 카오산까지 어떻게 가는 게 가장 좋을지 몰라서 대중교통 많을 법한 중앙역 앞으로 간 거였거든요.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캬캬. 뚝뚝이들이 또!! 바가지를 씌우려고 무려 150바트씩 부르는데, 지나가는 아가씨(방콕 사람들 참 친절해요 ^^)에게 물어서 시내버스를 탔습니다. 보기엔 허름해도 에어컨 잘 틀어주는 시원한 버스, 차이나타운 지나며 시내구경도 하면서 카오산까지 오는데 13바트! 방콕 시내에서는 1인당 6.5바트랍니다. 진작 알았으면 이걸 이용할 것을... 이후로 우리는 버스를 애용했답니다.


이튿날은 카오산의 카페에서 아메리칸브렉퍼스트로 아침식사를 하고, 뚝뚝이 타고 골든마운트에 갔습니다. 

정식 명칭은 왓 사껫(Wat Saket)이지만... 발음도 잘 안 되고 하니 외국인들은 그냥 '골든마운트'로 통칭...




멀리서 보면 이렇게 생겼는데... 멀리서 찍은 사진이 없어서 위키피디아 사진으로 일단 pass~


우리가 갔을 때의 모습은 아래 사진모둠...



나선형 계단 타고 올라가는데 그늘도 없고 좀 덥긴 했습니다만, 올라가서는 기분이 좋았지요. 

방콕은 어딜가나 눈부신 햇살에 눈부신 황금빛...


까오산 이야기하면서 얼핏 쓰기도 했지만, 방콕의 유명한 사원들도 분위기는 얼추 비슷합니다. '관광에 최적화된 사원'의 분위기. 태국 사람들도 많이들 와서 구경하고 기도도 하지만 어째 중동의 모스크들에서 느껴지는 다정하면서도 경건한 분위기는 아닌 것 같더군요.


이슬람권 국가들이 대개 더운 지방에 위치하기 때문에 이슬람권 모스크들은 더위에 지친 여행객에겐 너무나도 훌륭한 쉼터가 됩니다. 이란 전문가인 유달승 외대 교수님이 쓴 <호메이니> 책이나 홍미정, 서정환 선생이 쓴 <울지 마 팔레스타인> 같은 책에 모스크 얘기가 나오는데, 제가 모스크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했습니다. 경건하면서도 뭐랄까, 편안하달까. 양탄자가 깔린 모스크에 신발 벗고 들어가 앉아 시원한 실내에서 한숨 돌리고, 거기 사람들과 인사도 나누고. 


방콕의 사원(절)들은 시원하니 앉아 쉬자...고 하기엔 너무 관광지 분위기였습니다. 개중엔 그렇지 않았던 곳, 고즈넉한 곳도 없지는 않았습니다만... 이슬람권의 어마어마하게 유명한 모스크들보다도 경건&고즈넉함이 없이 복작복작하고 황금빛 넘치는 사원들. 뭐, 그건 또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었습니다. ^^


하지만 여덟째 날인 이날의 핵심 관광코스는 랜드마크 격인 골든마운트가 아니라 로하 쁘라삿(Loha Prasat)이라는 건축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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