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네 책방 865

존 맥닐 '휴먼웹'

휴먼 웹 The Human Web : A Bird‘s Eye View of World History (2003)윌리엄 맥닐 | 존 맥닐 (지은이) | 김우영 | 유정희 (옮긴이) | 이산 | 2007-07-21 책이 나와있다는 걸 알게된 순간 바로 주문했다. 윌리엄 맥닐!!!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읽을 때부터 윌리엄 맥닐과 루이기 카발리-스포르차 책은 반드시 읽고말리라 했었다. 국내출간되길 기다리고 기다려서 와 두 권을 읽었고, 도 굳이 사서 읽었다. 맥닐이라는 이유만으로. 맥닐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역사학자라고까지 믿고 있는 지경인지라... 이 책도 번역하신 김우영 선생님이 옮겼다. 은 정확히 말하면 맥닐의 이름만 따다 얹었을 뿐, 윌리엄 맥닐이 아닌 그 아들 존 맥닐의 책이다. 역사 개론서로서는 꽤 ..

딸기네 책방 2011.09.03

우자와 히로후미, '사회적 공통자본'

사회적 공통자본 우자와 히로후미 (지은이) | 이병천 (옮긴이) | 필맥 | 2008-10-01 읽고 나서 가슴이 뿌듯해지는, 일본 노학자들 특유의 고졸하면서도 치열한 삶이 담겨 있는 그런 책. 후지따 쇼오조오(흙흙 이분 2003년 돌아가셨다는 걸 최근에야 알고 혼자 뒤늦게 섭섭해했다)도 그렇고, 니시카와 나가오도 그렇고, 우자와 히로후미도 그렇다. 우자와라는 분은 영국 옥스퍼드에서 공부한 일본의 노학자다. 이 책은 소스타인 베블런에게서 시작된 제도주의 경제학이 신자유주의에 질식당할 처지가 된 오늘날의 세계(이 책에선 주로 일본)에 던져주는 시사점들을 짚어보는 데에서 출발한다. 각설하면 자유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리라는 생각은 틀렸고, 그렇다고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로 자연스레 넘어갈 거라는 낙관론도 틀렸..

딸기네 책방 2011.09.03

인종주의- 아주 간략한 소개

지난해 아프리카 대륙에서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대회가 열렸다. 게다가 2010년은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이 우르르 서방 식민제국으로부터 독립했던 1960년 ‘아프리카 독립의 봄’ 이후 반세기가 되는 해였다. ‘아프리카의 내일을 가다’라는 주제로 현지 몇몇 나라들을 돌며 취재를 마친 뒤 귀국해 기사를 썼다. 시리즈 기사의 맨 마지막회는 ‘우리 안의 아프리카’ 편이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일명 ‘아프리카 골목’을 다니며 그곳 풍경을 스케치하면서, 아프리카출신 이주자들이 보이는 적대감과 공포심에 짐짓 놀랐다. 그들 거의 모두가 불법체류자 신분이니 그럴 법도 하다고 생각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한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일부 ‘영어교사’를 제외하고는 아프리카인들에게 취업비자를 내주지 않는다. 그러니 한국에..

라픽 샤미의 '파리 젖짜는 사람'- 울며 웃으며 읽은 시리아 이야기

쿠르드인 누흐와 그의 민족에게 쿠데타란 우리 학생들 사이에서는 3일에서 5일간의 휴교를 의미한다. 다마스쿠스에서는 쿠데타가 자주 일어나고 또 빨리 진행된다. 그리고 대부분 새벽녘에 발생한다. 구시가지에 사는 우리는 우선 라디오를 통해 쿠데타 소식을 접한다. 갑자기 고요해지고, 다음에는 행진곡이 뒤따른다. 그러면 우리는 쿠데타가 성공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성공한 쿠데타의 경우는 총소리 같은 것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쿠데타가 실패해서 전투가 격렬해지고 길어지면, 따따따따하는 기관단총 소리와 귀를 멍하게 만드는 수류탄 터지는 소리가 들린다. 그 후에는 한동안 음악이 연주되고, 모든 것은 구정권의 잘못이라는 새 정부의 공식 발표가 뒤따르는데, 서로 베껴 쓰기라도 한 듯 쿠데타를 일으키는 모든 사람들이..

딸기네 책방 2011.02.14

할까? 말까? - 귀여운 메리 제인.

할까? 말까? 댄디 데일리 맥콜 (지은이) | 구정은 (옮긴이) | 푸른숲주니어 | 2010-12-30 ‘무한 경쟁'에 시달리는 한국의 아이들에게 '10대 시절의 풋풋한 첫사랑'이란 어디 머나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이 아이들에게는 ‘꿈이 무어냐’고 묻는 것조차 사치스러운 일 같은데, ‘사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다면 어떤 답이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성에 대한 관심은 청소년기에는 빼놓을 수 없는 통과의례입니다. 옆 학교, 옆 반 남학생을 보면서 심장이 콩닥콩닥 뛰고, 눈이라도 마주치면 얼굴이 빨개지는 경험. 그런 작고도 두근거리는 경험들이 10대 시절을 반짝거리게 만들어주는 추억이겠지요. 메리 제인은 평범한 여고생입니다. 하지만 세상에 평범하기만 한 사람이 누가 있..

모녀 3대가 재미나게 읽은 동화 '꼬마 할머니의 비밀'

[동화는 내 친구-55] 꼬마 할머니의 비밀 다카도노 호코 글/지바 지카코 그림/양미화 역 | 논장 꼼꼼이가 학교 권장도서라고, 독후감 쓴다고 빌려왔다. 재미있다고 엄마한테 한참을 읽어주는데 건성으로 들었다. 꼼꼼이가 책 읽어주겠다고 하는 때가 좀 많아서.. ㅎㅎ 아무튼 너무너무 재미있다고 아우성이었다. 며칠 있다가 꼼양 숙제하는 거 옆에서 지켜보고 앉아있는데, 이 책을 읽어보라고 또 밀어붙여서 결국 펴들었다. 정말 너무너무 재미있었다! 그래서 나도 울엄마한테 ^^ 이 책 읽으시라고 했더니, 이미 읽었다면서 "어떻게 이렇게 재미있니"라고 하신다. 우리 모녀 3대는 이 책에 아주 뿅갔다. 어쩜 이렇게 재미있는지. 일본에서 1년을 지내면서 '늙는다'는 것에 대해 참 생각을 많이 했다. 지금도 나는 아지님과 ..

딸기네 책방 2010.07.21

보이지 않는 사람들- 21세기 노예제, 그 현장을 가다

보이지 않는 사람들 : 21세기 노예제, 그 현장을 가다 E. 벤저민 스키너 저/유강은 역 | 난장이 | 원제 : A Crime So Monstrous(2008) 석 달 전 코트디부아르 내륙 부아케에서 부룰리 궤양에 걸려 피부가 다 녹아내린 사내아이를 보았다. 시뻘건 근육이 밖으로 드러나 피가 뚝뚝 떨어지고 파리 떼가 몰려드는데도 아이는 울지 않았다. 상상도 할 수 없는 끔찍한 고통일 터인데, 아프고 못 먹어서 바짝 마른 아이는 얼굴을 일그러뜨릴 뿐 울지 않았다. 상처를 소독하고 붕대를 다시 감는 ‘치료’를 받은 뒤엔 조용히 진료소 앞 빈 터에 앉아있을 뿐 웃지도 않았다. 그 무표정을 보면서, 울지 않았던 다른 어떤 아이들을 떠올렸다. 4년 전 바로 옆 나라인 가나에 갔을 때다. 볼타 호수의 어부들이 가..

딸기네 책방 2010.05.18

드디어 읽었다, '악마의 시'!

악마의 시 (상.하) 살만 루시디. 김진준 옮김. 문학세계사 소설의 배경은 인도와 영국과 아라비아의 어느 사막을 오간다. 공간적 배경만큼이나 주인공들의 성격과 문화적 배경도 다양하다. 천사 지브릴(영어로는 가브리엘)을 상징하는 인도의 영화스타 지브릴, 반대로 자의와 상관 없이 악의 화신으로 변해가는 성우 살라딘. 지브릴은 서구적인 것, 인도적이지 않은 것을 경멸하지만 정작 그의 애인은 ‘히말라야의 만년설처럼 흰 피부를 지닌’ 알렐루야라는 이름의 유대인 여성이다. 반면 런던에서 주로 활동하는 살라딘은 인도 출신임을 한탄하며 오로지 영국, 런던만을 숭상하고 옛 식민종주국의 시민이 되기 위해 애쓴다. 또 다른 주인공은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7세기 메카와 메디나의 사막에 살았던 ‘예언자 마훈드’다. 개에 비유..

딸기네 책방 2010.04.23

지그문트 바우만, '유동하는 공포'

유동하는 공포 지그문트 바우만 저/함규진 역 | 산책자 | 원서 : LIQUID FEAR (2006) 바우만의 책은 처음 읽는데, 번역이 넘 꼬여있다. 아마 원래 문장이 꼬여있는 것 같다. 이 번역자가 옮긴 다른 책들을 본 적 있는데 꽤 괜찮았던 걸로 기억한다. 워낙 심오하고 복잡한 문장/내용의 책을 다루다보니 번역자가 너무나 직역을 한 듯. 암튼 읽는 사람들 힘 좀 들겠다. 책은 재미있다. 바우만은 폴란드 출신 유대인 사회학자로, 나중에 영국에 터를 잡았다. 마르크스주의자였다가 서구마르크스주의 쪽으로 이동했다. 현대 사회를 떠도는 공포, 벗어날 수 없는 공포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한 꺼풀 벗겨내’ 그 아래 숨겨진 심리와 원인을 다루는 것이 이 책이다. 주로 서양 여러 학자들의 코멘트들을 인용해..

딸기네 책방 2010.04.07

물의 미래 - 말 좀 꼬지 말란 말이다

물의 미래 : 인류 문명과 역사를 뒤바꿀 최후의 자원 에릭 오르세나 저 | 양영란 역 | 김영사 | 원서 : L'AVENIR DE L'EAU 역시 프랑스 책은 내 취향은 아니다. 뭐, 그럭저럭 읽을 만은 했다. 재미도 있다. 책의 소재는 물이지만 다루는 영역은 여러 가지다. 오르세나는 세계를 돌며 물의 여러 가지 얼굴을 본다. 호주에서는 물 남용으로 인한 ‘가뭄의 시대’를, 싱가포르에서는 ‘물 독립’의 문제를, 인도의 캘커타(요새 이름은 콜카타인데 번역자는 아직도 식민시대의 이름인 캘커타를 고집하고 있다)에서는 물과 보건·빈곤 문제를, 방글라데시에서는 기후변화와 기후 난민을, 중국에서는 댐 건설과 치수(治水)의 방식을, 이스라엘·팔레스타인에서는 물의 재활용과 물 분쟁을 다룬다. 알제리와 모로코에서는 물과..

딸기네 책방 2010.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