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101

돌리 탄생 10주년

오는 5일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복제양 `돌리'가 태어난지 10년이 되는 날이다. 돌리의 탄생은 전세계에 큰 충격을 던져줬다. 돌리의 후예들인 여러 복제동물들이 뒤를 이어 태어났고 생명공학의 미래에 대한 격렬한 논쟁이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생명공학 시대를 상징하는 일대 사건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열광과 우려를 한몸에 받았던 돌리는 죽고 없지만,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아빠 없는 복제 양 영국 스코틀랜드 로슬린연구소의 이언 윌머트 박사가 돌리의 탄생을 세계에 알린 것은 1997년2월22일. 복제의 대상인 어미양의 젖샘세포에서 유전자를 복제해 인공적으로 `제작'한 돌리의 탄생은 외신을 타고 일제히 전세계에 타전됐다. 돌리의 탄생은 충격 그 자체였다. 암수 유전자가 합쳐져 새 생명체가 탄생한다는 자연의 원리를..

월드컵이 뭐길래

월드컵은 명실상부한 `지구인의 대축제'이지만, 축제를 즐길 여력이 없는 이들도 있다. 내전 때문에 독일월드컵 중계방송을 볼 수 없게 된 아프리카 소말리아와 중계권 문제로 경기를 관전하지 못하게 된 이집트 등에서는 국민적인 항의 여론이 일고 있다. `월드컵 경기를 볼 권리'를 놓고 세계 곳곳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우리도 경기를 보고 싶다" 990년대 이래 내전이 계속된 아프리카 홍해 연안 소말리아. 최근 이슬람세력이 미국의 지원을 받는 군벌들을 몰아내고 수도 모가디슈를 장악하면서 주민들의 월드컵 시청권에 이상이 생겼다. TV 보급률이 낮은 이 나라에서는 축구팬들이 극장에 모여 위성중계방송을 본다. 그런데 이슬람세력은 서양과 인도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들이 "젊은층을 서구문화로 오염시..

월드컵, 알고 보면 더 재밌어요

옛 지배국과 피지배국 ‘운명의 대결’ “식민의 恨도, 굴곡진 역사도 축구와 함께 날린다.” 사람과 공, 사람과 사람이 맞부딪치는 축구는 가장 원초적이고 또한 ‘정치적인’ 스포츠다. 영국과 아르헨티나가 국가대항전을 할 때면 양팀은 ‘포클랜드 전쟁’을 방불케하는 사투를 벌인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누캄프 구장에서는 카탈로니아 독립을 꿈꾸는 이들이 카탈로니아어로 ‘마드리드 중앙권력’에 맞서고, 빌바오의 축구장에선 바스크 독립운동세력이 바스크팀을 응원하며 민족의식을 달군다. 지난해 9월 북아일랜드 대표팀이 잉글랜드 대표팀을 33년만에 꺾자 북아일랜드의 중심도시 벨파스트에서는 반(反)영국 시위대가 거리퍼레이드를 벌였다. 세르비아에서는 민족주의세력이 1990년대 프로축구팀과 연결된 청년들을 동원해 반대세력을 탄압했..

한 영국인의 죽음

지난 2003년 4월, 미국의 이라크전쟁이 한창이던 때 외신에는 `작은' 기사 하나가 실렸다.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가자지구 라파의 난민촌에서 구호활동을 하던 평화운동가가 이스라엘군의 총에 맞았다는 내용이었다. 국내언론은 물론이고 외신들의 눈길도 온통 이라크 전쟁에 쏠려있었던 시점인지라, 한 평화운동가의 피격 소식은 거의 시선을 끌지 못했다. `감시'의 눈길이 소홀해진 틈을 타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난민촌을 때려 부쉈고, 심지어 한 외국인 활동가를 굴삭기로 흙과 함께 `떠내는' 일까지 있었다. 그 얼마 전에 이스라엘군은 구호활동을 벌이던 유엔 직원의 등에 총을 쏴 살해하기도 했었다. 이스라엘의 로비능력이야 세계가 알아주는 바이지만 미국이나 영국같은 `서방 선진국'들이 크게 항의하지 않고 넘어갔다는 것은..

'살아 있는 비너스' 앨리슨 래퍼 인터뷰

`살아있는 비너스'. 영국의 구족(口足) 화가 겸 사진작가 앨리슨 래퍼(41)는 스스로를 `현대의 비너스'라 부른다. 래퍼의 사진 작품이나 영국 런던 시내 중심가에 세워졌다는 그의 동상을 본 이들은 모두 래퍼를 `밀로의 비너스'에 비유하는 데에 동의할 것 같다. 래퍼는 팔이 없고 다리도 일부분 밖에 남지 않은 장애인이다. 날 때부터 치명적일 수 있었던 장애를 안고 태어난 그는 그러나 지금 세계가 주목하는 예술가가 되어 있다. 장애인의 달인 4월을 맞아 래퍼가 한국에 온다. `혼혈 스타' 하인스 워드의 방한이 한국인들에게 혼혈 문제를 다시 생각할 기회를 주었다면, 팔다리 없는 예술가 래퍼의 방문은 장애인들의 현실을 돌아보고 장애인-비장애인의 장벽을 허물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8일 경기 파주..

세계 최초의 주식 붐은

세계 최초의 주식시장 붐은 1691년 발생했다고 영국 가디언의 일요판 신문 옵서버가 2일 보도했다. 랭카스터 대학의 앤 머피 교수는 이날 열린 영국경제사학회 연례 학술회의에서 "최초의 주식시장 붐은 투자자들이 보물섬 탐사대로부터 배당금을 받았던 1691년"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유명한 보물선 탐험가였던 미국의 윌리엄 핍스(그림)는 영국 등지에서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은 뒤 카리브해 연안을 탐사해 16세기 초반 난파한 스페인 상선들을 찾아냈다. 핍스에게 100파운드씩을 투자한 사람들은 1691년 5000파운드씩을 돌려받았다. 이 일은 유럽에 보물선 투자 붐을 불러일으켰으며, 영국 동인도회사 투자 열기와 맞물려 2년간 버블이 형성됐었다고 머피 교수는 설명했다. 지금까지 미국과 유럽의 경제사학자들은 1720..

새로운 7대 불가사의

"역사·문화 유산은 우리의 미래다." 탐험가로도 유명한 스위스의 영화제작자 베른하르트 베버가 `새로운 7대 불가사의'를 만들자고 제안한 것은 지난 2001년이었다. 널리 알려진 대로, 고대인들은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알렉산드리아 등대 등 거대한 유적 7개를 `7대 불가사의'로 꼽고 경외감을 드러냈었다. 베버의 제안은 소중한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21세기 세계인의 지적, 문화적 감수성에 맞는 `현대판 세계 불가사의'를 새로 뽑자는 것. 베버는 사재를 털어 `새로운 7대 불가사의(N7W) 재단'을 창립했다. `뜬 구름 잡는 소리'로 여겨졌던 베버의 제안에 동의하는 이들의 참여가 잇따르면서, N7W는 세계적인 문화 이벤트로 확대됐다. 스위스 취리히의 하이디-베버 박물관에 본부를 둔 N7W 재단은 ..

어느 것이 더 '윤리적'일까.

그동안 생명윤리 논란에 밀려 줄기세포연구를 지원하는데 소극적이었던 각국이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선전에 자극받아 대대적인 예산 투입과 규제 완화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국 정부는 앞으로 2년간 줄기세포 연구에 1억 파운드(약 1800억원)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2년 동안 이 분야에 5000만 파운드를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브라운 장관은 "영국이 줄기세포와 유전학 연구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예산을 좀더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는 그동안 5000만 파운드를 줄기세포 연구에 지원해왔으나 이번 결정으로 지원액은 2배인 1억 파운드로 늘어나게 됐다. 영국 ..

'살아있는 비너스'의 아름다운 도전

선천성 장애인, 발로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는 예술가, 양팔이 없는 비너스. 선천적인 신체결함을 딛고 장애인과 여성들에게 희망의 빛을 던져준 영국의 여성 예술가가 `세계 여성 성취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AFP통신 등 외신들은 29일(현지시간) 영국의 장애인 예술가 앨리슨 래퍼(40)가 독일 세계성취상기금이 시상하는 제2회 `월드어워드 여성 성취상'을 수상했다고 보도했다.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러시아대통령이 래퍼에게 트로피를 전달했다. 래퍼는 1965년 팔다리가 기형인 해표지증(Phocomelia)이라는 질병을 안고 태어났으며, 생후 6주만에 거리에 버려져 보호시설에서 자라났다. 22살때 결혼한 그는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가 9개월만에 ..

인텔리데이팅

만난지 1분만에 눈이 맞아 호텔로 직행, 하룻밤 지나면 끝나는 사랑. 전광석화같은 `스피드 사랑' 또는 `인스턴트 사랑'이 초고속인터넷 시대의 연애법으로 굳어진 요즘, 영국에서는 빅토리아 시대를 연상케하는 `고상하고 느리고 지적인 사랑'이 각광을 받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8일(현지시간) 초스피드 사랑에 대한 반발로 런던에서 불고 있는 `지적인 사랑' 붐을 소개했다. `인텔리데이팅(intellidating)'이라 불리는 새로운 문화가 젊은이들 사이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 말초적이고 순간적인 섹스를 거부하는 젊은이들에게 새 트렌드로 자리 잡은 인텔리데이팅은 사회문제를 토론하고 문학과 음악을 이야기하는 연애 문화를 가리킨다. 이런 사랑을 선호하는 것은 주로 부유한 고학력의 젊은이들로, 이들에게 "요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