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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지역에서 연쇄폭탄테러가 일어나 250여명이 사상했다. 이날 테러는 쿠르드 분리독립운동을 이끌어온 두 정당을 겨냥한 것이어서 이라크의 '종족 분열'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오전 북부 쿠르드지역의 중심도시인 에르빌에 있는 쿠르드민주당(KDP)과 쿠르드애국동맹(PUK) 당사에서 거의 동시에 폭탄테러가 발생, 쿠르드 자치정부 고위관료들을 포함해 56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쳤다. 아직 범인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쿠르드족의 미군정 협력에 반대하고 분리독립운동에 타격을 가하려는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구 2500만명으로 `세계 최대의 소수민족'이라 불리는 쿠르드족은 이라크와 터키, 시리아, 이란에 걸쳐있는 쿠르디스탄 산지에 흩어져 살면서 독립국가를 세우기 위한 무장투쟁을 벌여왔다. 마수드 바르자니가 이끄는 KDP와 잘랄 탈라바니 휘하의 PUK는 이라크 쿠르드족을 이끄는 양대 조직으로 전후 미군정에 적극 협력하면서 연방제 실시를 요구해왔다.
과거 사담 후세인 정권은 분리독립운동을 약화시키기 위해 쿠르드지역에 아랍족을 강제 이주시키는 `국내 식민화' 정책을 펼쳤으며, 88년에는 생화학무기로 쿠르드족 수만명을 학살했다. 90년부터 유엔이 쿠르디스탄 일대를 `쿠르드 자치지역'으로 만들어 관리하고 있으나 인구 다수를 차지하는 아랍족들은 북부의 분리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자국 내에 쿠르드 인구를 갖고 있는 터키 등은 이라크 쿠르드족의 독립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쿠르드지역에는 세계 최대의 유전지대이자 한국군 파병 예정지역이기도 한 키르쿠크가 포함된다.100억 배럴 이상의 석유가 매장돼 있는 키르쿠크는 과거 이라크 산유량의 40% 정도를 생산해온 대표적인 석유창고였다. 쿠르드족은 이 일대 유전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반면, 터키 등은 쿠르드족이 키르쿠크 석유를 분리독립의 돈줄로 사용할까 경계하고 있다. 아랍족과 쿠르드족, 터키 계열인 투르크멘족, 앗시리아족의 갈등에다가 쿠르드 내에서도 KDP와 PUK, 친터키계와 친이란계가 반목하고 있다. 최근에는 친미-반미세력간 싸움까지 더해졌다. 미국은 쿠르드 자치를 인정해주되 분리독립은 허용치 않겠다는 입장. 이번 테러 같은 공격이 이어질 경우 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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