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유럽에 폭염이 닥쳤다. 유럽 전역에서 무더위에 사람들이 숨져 나갔고 그해 농사도 망쳤다. 프랑스,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 남유럽 쪽 상황이 심했다. 프랑스는 그중에서도 유독 피해가 컸다. 유럽 전체에서 7만명가량 숨졌는데 그중 프랑스의 사망자가 1만5000명에 이르렀다. 고령자가 대다수였다. 고립돼 홀로 지내던 노인들이 아무도 모르는 죽음을 맞았다. 숨지고 한참 지나서야 시신이 발견된 경우도 많았다. 가을로 접어들도록 가족을 찾지 못한 노인 시신이 50구가 넘었다. 정부는 노인들을 돌보지 않은 가족들에게 책임을 돌렸고, ‘주 35시간제’를 이유로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여름휴가를 간 의사들 탓을 했다. 그러나 부실 대응과 보건시스템의 허점을 감출 수는 없었다. 휴가에서 일찍 복귀하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