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말해 두자면, 전쟁 보도에 대한 글을 써 달라는 요청을 받고서 청탁 전화를 해온 손제민 편집위원에게 먼저 이야기했다. 현재 한국 언론의 전쟁 보도들을 놓고 잘 한다 못 한다 품평하고 싶지는 않다고. 신문사를 그만둔 뒤 국제전문 저널리스트라는 타이틀로 활동하고 있으니 내 정체성은 여전히 ‘기자’다. 소속된 회사는 없지만 30년 가까이 신문사에서 일을 배웠고 일을 했다. 회사를 떠나고 난 뒤에 언론 보도들을 비판하면서 이게 나쁘네 저게 부족하네 하는 것은 유체이탈 화법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는 걸 잘 안다. 더 나은 보도를 지향한다면 신문사에서 일하는 동안에 나 스스로 더 잘 했어야 했다. 그러니 이 글에서 내가 하는 이야기들은 지금 쏟아져 나오는 전쟁에 관한 보도들에 대한 구체적인 비평이나 질타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