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딸기의 하루하루 252

겨울 휴가

휴가의 첫 1박2일은 딸기마을 엠티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월요일에는 알라딘 서재 지인 두 분께 보낼 택배 싸서 로비에 맡겨두고, 꼼꼼이를 데리고 광화문 우체국 들러서 소포 부치고, 교보문고에서 (아무 쓸데도 없는 시계를 사달라는 꼼양의 유혹에 넘어가 시계를 사주고) 길담서원의 재성씨를 만났다. 나의 새 친구, 하지만 오래된 친구같은 친구. 꼼양까지 셋이서, 을지로 갤러리M에 가서 전시회를 봤다. 맛뵈기로 사진 몇 장. 모처럼 박선생님도 만나뵙고, 사진집 사서 사인도 받고. 마지막으로 뵌 것이 재작년이었던 것 같다. 오랜만의 만남이라 몹시 반가웠다. (실은 담주 수욜 '작가와의 대화'도 신청해놨다 ㅎㅎ) 근처 찻집에서 재성씨랑 한참 수다를 떨고 집으로. * 화요일에는 꼼양이랑 버스타고 써니언니네로. 종..

이젠 먹는 걸로 지르네

농산물은 주로 인빌에서 샀는데, 거기서 두번 실패한 뒤 푸드마트로 바꿨다. 며칠새 주문한 것들- 안심오리훈제슬라이스 350g 2팩+와인소스 1개 누룽지(끓임용) 350g 8봉 무우 1개, 쌈모듬 200g, 채도라지 150g, 양배추 1통, 풋고추 150g, 애호박 1개 양념꽃게장 800g 돼지고기 목심 구이용 500g, 삼겹살 구이용 500g 땅끝 간장475ml*2 고창황토쌀 20kg 맛있는라면 115g*32봉 찹쌀 4kg 발아현미 800g 살 빼야 한다... -_-

눈.

이렇게 많이 온거, 너무 오랜만이다. 아침 출근길에 대로까지 모두 눈에 덮였고 찻길이니 인도니 구분이 가지 않는다. 집 앞에 잔뜩 쌓인 눈. 하루 종일 눈 온다고 하니, 오늘은 춥더라도 꼼꼼이 밖에 나가 좀 놀라고 해야겠다. 출근할 때 풍경인데, 눈이 계속 오고 있으니 더 많이 쌓일 것이다. 드넓은 찻길이 이렇게 변했다. 버스 노선도 변경되어 중간에 회차한다고 했다. 삼각지에서 마포 넘어가는 고가차도도 막혔다. 불편한 분들이 많겠지만, 이렇게 눈 와서 꽉 막히고 하면 어쩐지 지각하면서도 은근 기분이 좋다. 나야 뭐 사실 지각도 아니지만... 눈 많이 온 날은 뭐든지 다 이쁘다. 이번 토요일과 다음주 토요일에도 눈이 이렇게 왔으면 좋겠다. 마흔 들어 장가가는 친구녀석 복받으라고. 그리고 부산서 올라올 와니..

새해 첫 출근

모처럼의 연휴였다. 연말 수요일 야근이 들어있어서 목,금,토요일을 집에서 놀았다. 오늘은 새해 첫 출근. 할 일은 여전히 쌓여 있고. 약속도 많고. 내 책상 옆에 조르르 모아둔 난초들. 생각해보니, 난초를 처음으로 키워본 것이 중학교 때다. 仙玉 이라는 녀석이었다. 결혼하고 한동안 열심히 기르다가 나중에 다 죽여버렸고... 하지만 아예 죽이기로 작심하지 않은 바에야, 난초 키우기라면 자신 있다. 죽어가는 난초 살리기도 잘 하고... 사진의 맨 왼쪽은 작년 가을 인사철에 체육부에 들어온 것을 하나 얻어온 것.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데, 너무 잘 커서 어린 싹도 많이 돋아나고... 누구 말마따나 거의 밀림처럼 무성해져서, 오늘 일부를 분가시켰다. 저기서 갈라져나온 것이 오른쪽 두번째, 깜장 화분에 이는 녀석이..

반가운 카드

어제 사무실로 우편물이 왔다. 책이다. 나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영화에 대한 책. 갸우뚱하는 순간 번역자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오래 전, 참 이뻐했던 한 후배의 이름. 혹시나 싶어 열어보니 역시 그 녀석이다. 영화판에 들어갔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한 몇년 궁금해하다가 졸업한지 오래되다보니 연락할 길도 없어져 인연이 끊겼나 했다. 손으로 만든 카드, 그리고 선물로 같이 보내준 책갈피, 빼곡한 손글씨. 마음이 따뜻해진다. 답장 써서 봉투에 넣어 가방 안에 넣어놓았다. 해 바뀌어 월요일에나 부치겠지만. 며칠 전에는 중국에 있던 룰루가 잠시 들어와 진주목걸이를 내게 주었고 마냐님 옆구리를 찔러 갖고 싶었던 동물 책을 선물받았고. 2009년, 수월치는 않았지만 좋은 인연들도 그만큼 많았던 한 해.

12월이네

이번엔 내가 하고 싶어서 책 하나 번역에 손을 댔다. 5분의1 끝났다. 갈길이 멀다. 그리고 간만에 새벽 알바. 일주일에 닷새는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아 후배와 나누었다. 그런데 하루 했는데 이거 왜 이렇게 피곤해? 십수년을 새벽출근하는 직장 다니며 살았는데, 회사 옮긴 뒤 1년 반만에 몸이 나태해져서 예전 직장 출근할 때보다 늦은 시간에 일어나는 건에도 힘에 부친다. 오늘은 야근하고 앉아있으려니 등이 아파... ㅠ.ㅠ 요가는 석달 동안 학원 다녔지만 놀멘놀멘하느라 보람이 적었다. 이제부터는 걍 아파트 피트니스나 열심히 다녀야겠다. 낼은 휴무... 한의원에 가서 침도 맞고, 간만에 치과에 가서 스케일링 해야지. 어째 '건강의학 포스팅'이 되어가는 분위기인데... 고장난 왼쪽 팔이 영 제 상태로 돌아오지를..

후배에게 한 부탁

나이 들어 누군가에게 짐 되고, 세상 달라지는 것 모르며 자기 고집만 부리고, 결국 나잇값도 못한다는 소리나 듣고, 그러면서도 남들이 제 얘기 어떻게 하는지도 모른 채, 눈치코치 없이 걸림돌 되면서 살아서는 안 되겠지. 나이들어가는 것이 점점 두려운데, 가장 큰 두려움은 앞가림 못해서 자식에게 짐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못잖게 걱정되는 것이 직장에서의 일이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밥값이고, 그 못잖게 나잇값도 해야 하는데 후배들에게 짐되면서 '저만 모르고' 있으면 어쩌나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런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데 정작 그들은 모른다. 어느 새 직장에서 내 나이는 아랫사람보다는 윗사람들에게 가까운 쪽으로 가고 있다. 나도 내가 그런 사람이 될지 안될지 장담할 수 없으므로, 그리고 혼자만 짐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