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119

新냉전 시대?

러시아가 29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을 실시했다. 미국의 동유럽 미사일방어체계(MD) 확대 계획에 반대하며 최근 군비감축협정 이행을 중단한 러시아는 이번 미사일 발사 성공으로 “지구상의 어떤 방어체제도 무너뜨릴 수 있게 됐다”고 선언했다. 오일달러 유입으로 자신감을 되찾은 러시아가 냉전 이후 재정난 때문에 중단했던 군사현대화 계획을 다시 추진하고 나섬으로써, 미국과 러시아의 신(新) 군비경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지구상 모든 MD 무력화”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제1부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다탄두 ICBM 발사실험에 성공했다면서 “러시아는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는 어떠한 방어체제도 무력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전략미사일부대(SM..

모스크바 동성애자 시위

민주화를 요구하는 잇단 시위와 강경진압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러시아에서 이번엔 집회의 자유를 요구하는 동성애자들의 시위가 일어났다. 로이터통신은 27일 모스크바 시내에서 동성애자 수백명이 모여 게이 퍼레이드를 열 권리를 줄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시청 앞에 모여 유리 루즈코프 모스크바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나 거절당했다. 당초 평화적으로 진행됐던 시위는 보수적인 러시아 정교회 신도들과 극우파들이 몽둥이를 들고 나타나면서 폭력사태로 비화됐다. 극우파들은 동성애자들을 집단 구타하며 폭력을 자행했고, 동성애자 권익 옹호 시위에 참가했던 시민들이 크게 다쳤다. 극우파들은 "모스크바는 소돔(성서에 나오는 퇴락한 도시)이 아니다""호모들은 죽여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유혈극을 연출..

러시아, 미국과 '2라운드'

러시아와 미국간 기싸움이 2라운드를 맞고 있다.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MD) 확대를 둘러싼 갈등으로 `신(新)냉전'이 도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러시아가 미국 은행에 돈세탁과 세금회피를 이유로 거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고 나서면서 `돈세탁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러시아정부는 전날 미국 뉴욕은행이 보리스 옐친 대통령 시절이던 1990년대 말 러시아의 돈세탁에 관여했다며 당시 적법하게 물지 않은 세금에 해당되는 225억달러(약20조원)를 요구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러시아 법원에 냈다. 반면 뉴욕은행 측은 "이미 오래전 일"이라며 러시아측 주장에 반발하고 있다. 뉴욕은행은 2005년에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돈세탁 연루 의혹에 대해 조사를 받았고, 연..

러시아 "군축 안해!"

러시아가 재래식 무기 감축조약 이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6일 연례 국정연설을 하면서 미국과 유럽국들이 재래식무기 감축조약(CRE)을 비준하지 않고 있어 러시아도 이행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푸틴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CFE 이행을 중단할 것이라 밝혀왔다고 확인했다. 앞서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 2월 미국이 동유럽에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배치하기로 한 것에 항의, CFE 이행 중단을 경고했었다. CFE는 1990년11월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WTO) 사이에 체결된 것으로, 각국의 재래식 무기 보유 상한선을 정해 초과분을 감축하도록 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미 이 조약의 비준을 마쳤지만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

옐친의 장례식.

옐친의 부인 나이나 여사. /AP 모스크바 구세주 대성당에서 옐친을 애도하는 시민들. /AFP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의 장례식이 25일 모스크바에서 치러진다. 모스크바 시내에는 시민 수천명이 모여 러시아공화국의 탄생을 이끌어낸 옐친을 기렸다. 장례식에는 조지 부시, 빌 클린턴 등 미국 전직 대통령들을 비롯해 옛소련권 각국 대통령 등 세계 주요 인사들이 장례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금돔으로 유명한 모스크바 시내 구세주 대성당에는 이날 2000여명의 시민이 모여들어 떠나간 지도자를 기렸다고 BBC방송 등이 24일 전했다. 76세를 일기로 전날 타계한 옐친의 시신은 이날 오후 대성당 성소로 옮겨져 조문객들에 공개됐다. 대성당 성소에 안치된 국가지도자는 1894년 숨진 러시아제국 차르 알렉산드르 ..

보리스 옐친, 풍운아 세상을 뜨다

무너져가는 소련 공산주의에 치명타를 날렸던 보리스 옐친. 소련의 첫 직선대통령으로 당선돼 스스로 소련의 붕괴를 선고하고 러시아의 부활을 선언했던 옐친 전 러시아대통령이 23일 타계했다. 그가 남긴 유산에 대한 평가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찬사와 비난이 여전히 엇갈리고 있지만 한 시대의 획을 그은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역사적 공과를 남긴채 세상을 떠난 옐친에 세계 각국 정상들의 애도가 쏟아졌다. 크렘린은 25일을 추모의 날로 선포하고 옐친의 장례를 성대하게 치르기로 했다. 유해는 모스크바의 수도원 묘역으로 흔들리던 소련에 마지막 일격을 가하고 `민주 러시아'를 출범시킨 옐친이 이날 지병인 심장병 때문에 76세를 일기로 모스크바 중앙병원에서 사망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옐친은 오래전부터 심장질환을..

러시아 시위, 두 갈래 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주말인 14일과 15일 이틀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반대하며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경찰은 300명 가까운 시위대를 연행하고 집회를 강제해산시켰다. 서방 언론들은 `푸틴의 레임덕을 보여주는 사건'`민주화 요구가 터져나오기 시작한 것'이라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반면 러시아에서는 여전히 푸틴 대통령이 막강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서방측 시선을 오히려 `반러시아적인 시각'으로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러시아의 민주주의와 푸틴 체제를 보는 시각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모스크바의 봄'? 미국과 유럽 언론들은 모스크바 시위를 크게 전하면서 경찰이 곤봉을 휘두르며 시위대를 구타, 체포했다고 전했다. 모스크바 경찰은 2000여명이 집결해 이틀간 벌어진 시위에서 첫날 170여명, ..

'가스 카르텔'... 쉽지 않을걸.

카타르 도하에서 9일과 10일 천연가스 수출국들의 모임인 가스수출국포럼(GECF) 총회가 열린다. 지난달 러시아가 가스 생산국들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겠다며 팔을 걷어부친 이래 수입국들은 생산국들이 `가스 카르텔'을 형성하려 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AFP통신 등 외신들은 러시아, 이란, 알제리, 베네수엘라, 인도네시아 석유, 에너지장관들이 GECF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8일 도하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주최국인 카타르를 포함해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6개국은 전세계 가스 매장량의 72%를 보유하고 있으며 생산량 기준으로는 42%를 차지하고 있다. 6개국 장관들은 이번 회의를 통해 가스 수출국들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기 위한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이번 회의..

푸틴 정부의 '에너지 공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밉보였다가 공중분해된 에너지회사 유코스의 자산 매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27일 모스크바에서는 유코스 주식 잔여분 9% 가량을 매각하기 위한 입찰이 시작됐는데, 사실상 푸틴 대통령의 입김 아래에 있는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에게 `몰아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로스네프트는 유코스가 운영하던 시베리아 네프테유간스크 유전 등을 이미 헐값에 인수한 바 있으며, 이번 입찰에서도 유코스 주식 대부분을 감정가 이하의 가격에 확보했다. 이번 입찰에는 영국석유(BP) 등 외국 기업들도 뒤늦게 뛰어들었으나 로스네프트의 합법적 인수를 위한 `형식적 절차'로 끝났다. 유코스는 한때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였지만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 전 사장이 2004년 대선 때 ..

잘 나가는 중국도 러시아 앞에선...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기 위해 26일 모스크바를 방문한다. 후주석은 사흘간 러시아에 머물면서 40억달러 규모의 양국간 거래를 성사시킬 예정이며 특히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늘리기 위해 집중적인 협상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언론들은 후주석이 25일 베이징을 떠나 중앙아시아에 있는 러시아 연방 내 공화국 타타르스탄을 방문, 중국 국영 석유회사들이 투자한 러시아 6위 석유회사 타트네프트 산유시설을 방문한 뒤 모스크바로 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후 주석의 러시아 방문은 2002년11월 취임이래 이번이 세번째. 후 주석은 모스크바 방문을 앞두고 러시아 언론들과 가진 회견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아주 왕성해져서 이제는 과거 예측하지 못한 수준으로까지 가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