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28

23년만에 드러나는 '두자일의 비극'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90㎞ 떨어진 두자일은 티그리스강의 지류인 나흐르디잘라 강변의 작은 마을이다. 20여년 전만 해도 이곳은 인구 3만9000명의 부유한 농촌도시였다. 주민들은 강의 물줄기를 끌어들여 과수원을 만들고 대추야자를 키웠다. 수백년 간 이어져온 이들의 삶은 23년 전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 마을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이라크에서 철권통치를 휘둘러온 사담 후세인 전대통령의 재판을 계기로 두자일 마을에서 당시 벌어진 무참한 학살과 파괴의 전모가 공개되기 시작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18일 이라크특별재판소에 기소된 후세인의 죄목, `두자일 마을 학살사건'의 전말과 살아남은 주민들의 비참한 삶을 전했다. 두자일이 위치한 이라크 중동부는 이슬람 시아파가 많이 살고 ..

코앞으로 다가온 후세인 재판

오는 19일(현지시간)부터 이라크 전대통령 사담 후세인 재판이 시작된다. 재판이 열릴 바그다드 시내 그린존(안전지대)에 세계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미군과 이라크군은 후세인 잔당과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들의 테러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초긴장 속에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후세인 재판은 이라크가 공포정치의 악몽을 떨치고 새 시대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할 통과의례이지만, 종족-종파 갈등을 부추기고 폭력사태를 악화시킬 우려도 크다. 죄목은 `시아파 살해' 23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온 후세인은 집권 시절 북부 쿠르드족과 남부 시아파 반군들을 대량학살한 것을 비롯해 숱한 반인류적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후세인 재판을 이틀 앞둔 17일에도 지난 82년 후세인 군대에 학살돼 남부 ..

후세인의 가족들

이라크 새 국가 출범 과정이 무장세력의 거센 저항으로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사담 후세인 전대통령의 조카들이 저항세력을 배후에서 지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1일(현지시간) 이라크 저항세력의 자금출처를 조사해온 미 재무부 발표를 인용, 후세인의 조카 4명이 시리아에 근거지를 두고 저항세력에게 무기와 자금을 지원해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미군의 이라크 점령 초반기 무장저항을 주도한 것은 후세인의 이복동생이자 조언자였던 사바위 이브라힘 알 티크리티였다. 한때 막강한 권력자로 군림했던 사바위는 지난 2월 시리아에서 체포됐으며 이라크 군에 인도됐다. 미 정보당국은 사바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바위의 네 아들들에게 주목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맏아들 야시르는 후세인의 ..

후세인은 요즘

이라크 바그다드 근교의 미군 수용시설에 수감 중인 사담 후세인은 여전히 자신이 이라크의 대통령이라는 `신념'을 굳히지 않고 있으며, 유난히 청결을 고집하는 결벽증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미군 교도관들이 전했다. 후세인의 수감생활은 여전한 망상과 집착으로 가득 차 있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후세인을 감시했던 한 미군 병사의 회고에 따르면 그의 감방에는 화장실이 딸려있고 침대와 의자, 수건, 책과 기도용 양탄자가 비치돼 있다. 후세인은 하루 대부분을 글을 쓰며 보낸다. 매일 화초에 물을 주고, 청결에 집착해 하루에도 몇 번씩 식기를 물로 씻는다고. 감방에 비치된 러닝머신이 맘에 들지 않는다며 탁구대를 달라고 요구했다가 당국에 거절당했다. 처음엔 미군이 간식으로 주는 `치토스'를 좋아했지만 지금은 ..

중동의 둘째 아들들

지난달 말부터 이달 내내 치러지고 있는 레바논의 총선, 오는 17일로 예정된 이란 대선, 올가을 이집트 대선,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 파드 국왕의 건강악화설 등으로 중동 전역이 뒤숭숭하다. 70~80년대 집권한 국가수반들의 시대가 가고 본격적인 권력이양기에 접어든 셈이다. 정권 물갈이를 앞두고 있는 중동국가들에서 `차남 돌풍'이 몰아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달 29일 실시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총선에서는 암살된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의 둘째아들 사아드(35)가 돌풍을 일으켰다. 이른바 `백향목 혁명'으로 불리는 시민혁명, 뒤이은 시리아군 철수의 대세를 몰아 반시리아 바람을 일으킨 사아드는 형인 바하아를 제치고 가문의 정치적 후계자로 낙점됐다. 이슬람 수니파 계열 정당조직인 `미래운동'과 함께 외곽조직..

럼즈펠드와 후세인

“대량 살상무기는 찾았나?”(사담 후세인) “아직 못 찾았다. 그러나 곧 찾을 것이다.”(도널드 럼즈펠드) 지난달 이라크 바그다드를 예고 없이 방문했던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모처에 감금돼 있는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을 만나 ‘조건부 석방’을 제의했으나 후세인이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아랍 신문들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런던에서 발행되는 아랍어 신문 알 쿠드스 알 아라비아는 럼즈펠드 장관이 후세인을 만나 “저항세력에 휴전을 설득하는 연설을 해주면 석방을 해주겠다”고 제안했으나 후세인이 거절했다고 전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무장세력의 거센 저항으로 이라크 상황이 진정되지 않자 결국 수감 중인 후세인에게 그같은 제안을 했지만 효과가 없었다는 것. 이집트 주간지 알 우스부아도 럼즈펠드 장관이 미군 수용시설..

빈라덴은 왜 안 잡힐까

오사마 빈라덴은 왜 잡히지 않고 있을까.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대통령이 은신 8개월여만에 미군에 체포되자 `희대의 테러리스트' 빈라덴이 언제 체포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라크를 좌지우지했던 후세인도 잡혔는데, 도망자 빈라덴은 어째서 잡히지 않고 있는 것일까. 후세인과 달리 빈라덴이 오랜 도피생활에 `성공'할 수 있는 데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이들을 둘러싼 정치적 지형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후세인은 이라크에서 30년 가까이 철권 독재를 휘두르면서 숱한 적을 만들었다. 공포정치에 눌려있던 이라크인들 대다수는 후세인을 싫어한다. 반면 아프가니스탄에 숨어 있는 빈라덴은 입지가 다르다. 아프간인들이 그를 특별히 미워할 이유가 없다. 빈라덴은 1980년대 아프간인들의 반(反)소련 항쟁을 지원했으며..

후세인을 둘러싼 '삼각 관계'

후세인-럼즈펠드-시라크의 삼각관계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수십년간 철권통치를 펼치면서 자국민을 탄압하고 전쟁을 일으킬 수 있었던 데에는 사실 서방의 숨은 지원이 컸다. 대표적인 것은 후세인과 미국·옛소련의 이중 결탁관계. 후세인은 이라크를 아랍의 패권국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에 부풀어 집권 초반 미그29기와 T72탱크, 스커드미사일 등 소련제 무기를 대거 구입했다. 모스크바에서 흘러들어간 스커드미사일과 그레일미사일들은 지금 이라크 저항세력의 주요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 동시에 후세인은 미국과도 거래를 했다. 미국은 79년 이란 이슬람혁명의 중동 확산을 막기 위해 80년대 후세인 정권을 집중 지원했다. 양국의 가교역을 했던 것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다. 럼즈펠드 장관은 83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후세인은 어떻게 되나

후세인 사형될까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대통령은 전범 법정에서 어떤 형량을 받게 될까. 미국 언론들은 "미국민들이 후세인의 사형을 원한다"는 보도를 내보내고 있는 반면,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사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 천명했다. 아직 재판소 형태를 놓고서도 논란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후세인의 형량은 뜨거운 논쟁거리가 될 전망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5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후세인에 대한 재판은 이라크인들의 참여 아래에 국제적인 지지를 받는 공개적이고 공정한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대통령은 "후세인을 기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이라크인들과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후세인의 '죄목'으로 기소될 수 있는 내용은 1980년대 말 쿠르드족 학살과 90년대 초반..

후세인 체포 뒤

묵묵부답 후세인 미군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을 상대로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실태와 저항운동 배후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후세인은 미군의 조사에 응하면서도 주요 혐의는 모두 부인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5일 미군 관리들의 말을 인용, 후세인이 전후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거센 반미 저항운동은 자신과 관련 없으며 배후에서 조종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후세인은 티크리트에서 미군 제4보병사단과 태스크포스 121 특수부대에 체포된 뒤 미군 중부사령부 산하 정보요원들에게 넘겨졌다. 현재 이라크 내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 국방정보국(DIA)의 조사를 받고 있다. 정보당국은 체포 즉시 후세인을 상대로 신문을 시작해 ▲전후 이라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