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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은의 ‘수상한 GPS’]‘이란 지킴이’ 중국으로 향하는 유조선  

2001년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배의 이름은 ‘구마노가와’였다. 일본에서 만들어져 세계의 대양을 돌아다녔다. 길이 330m에 폭 60m, 최대 30만2200t의 원유를 실을 수 있는 거대한 유조선은 이후로 두 차례 소속 회사와 국적이 바뀌었으며 이름도 그때마다 달라졌다. 지금은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 선적(船籍)을 둔 ‘퍼시픽브라보’ 호다. 2001년 도쿄 서쪽 가와사키에서 제작된 배는 ‘갤럭시 나비에라 마리타임’이라는 회사에 팔렸다. 파나마에 사무실을 둔 회사의 소유였지만 선적은 라이베리아였다. 2017년 11월 구마노가와의 국적은 태평양의 섬나라 마셜제도로 바뀌었고 이름은 ‘실버글로리’가 됐다. 이란 기름 싣고 중국으로 민간 상선은 소유주의 국적과 상관 없이 원하는 나라에 선적을 두는 ‘편의치적(F..

[구정은의 '수상한 GPS']카타르 기지의 미군 폭격기, 이란으로 날아갈까

호르 알우데이드. 카타르 남동쪽, 걸프(페르시아만)의 바닷물이 내륙을 비집고 들어온 좁은 해협이다. 카타르 정부가 개발을 막고 있는 이 지역에선 물길 사이로 파도가 일고 철새들이 오간다. 바닷가에서 한 걸음만 들어가면 주변엔 사막이 펼쳐져 있고 듄들이 솟아 있다. 북쪽 내륙에 알우데이드 공군기지가 있다. 지난 9일 그곳에 미군 B52 전폭기가 착륙했다. ‘이란의 위협’에 대비해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작전을 담당하는 미군 중부사령부가 전폭기를 보냈고, 한동안 철수시켰던 패트리어트 시스템도 다시 배치하는 중이다. 이웃 아랍국들과 다투고 이란과는 미묘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카타르는 복잡하기 짝이 없는 정세 속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 그 핵심에 알우데이드 공군기지가 있다.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이곳..

[기협 칼럼] 기자의 윤리, 기자의 범죄

기자에게는 어느 정도의 윤리의식 혹은 도덕성이 필요할까. 윤리의식의 절대적인 양을 측정할 수는 없으니 질문을 좀 다듬어보자. 기자에게는 ‘보통 사람들’ ‘독자들’보다 더 높은 윤리의식이나 도덕성이 필요할까. 기자의 윤리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시민으로서 가져야 할 보편적인 윤리의식이 있는가 하면, 취재와 보도를 하면서 지켜야 하는 직업인으로서의 윤리가 있다. 둘은 분리될 수도 있고, 때로는 하나일 수도 있다. 기자들이 취재나 보도를 하면서 금품을 받아선 안 되고, ‘취재 편의’라는 명목으로 합당하지 않은 대우를 요구하거나 받아서도 안 된다. 누군가를 다치게 하는 보도를 해서도 안 된다. 사실이 아닌 내용을 보도해서도 안 되고, 특정 사실을 부풀리거나 왜곡해서도 안 된다. 이론적으로 기자들이라면 이쯤은 안..

[구정은의 ‘수상한 GPS’]아마존이 기름 부은 글로벌 ‘당일배송’ 전쟁...택배의 미래는

로켓배송, 당일배송, 자정 전 주문하면 새벽 배송. 유통과 소비의 흐름이 빨라지고 삶의 속도도 빨라진다. 물류에 휩싸인 사람들의 노동은 힘들어진다. 전 세계가 ‘당일배송’의 영향권 아래에 드는 날도 곧 올까. 아마존이 글로벌 ‘당일배송’에 시동을 걸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미국 아마존은 지난 26일(현지시간) ‘24시간 내 배송’ 서비스를 늘리기 위해 올 2분기에만 8억달러(약 9300억원)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동안 ‘프라임 고객’들에게 주문 뒤 48시간 내 무료 배송을 해왔는데, 배송시간을 절반인 24시간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당장은 프라임 회원에 한해 서비스하겠다고 했지만 프라임 회원 숫자만 이미 1억명이다. 아마존은 지난달 ‘35달러 이상 구매고객’으로 프라임 회원 가입의 문턱..

폴 긴스버그, '이탈리아 현대사'

이탈리아 현대사를 연구한 학자 중에 꽤나 많이 인용되는 폴 긴스버그의 (안준범 옮김. 후마니타스)를 읽었다. 600쪽이 좀 넘고, 뒷부분에 지도와 참고자료가 잔뜩 붙어 있으니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이다. 이탈리아에 대해 내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의문은 '도대체 이 나라에선 100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였다. 마르코가 엄마를 찾아 나서게 만든 이민의 행렬, '백인'으로도 분류되지 못했던 미국의 이탈리아인들, 낙후된 농촌 사람들과 마피아, 스페인 내전 때 기차를 타고 우르르 공화국을 지키겠다고 찾아갔던 의용병들, 무솔리니와 파시즘, 돈 까밀로와 빼뽀네, 패션산업과 백색가전, 베를루스코니와 붕가붕가. 그밖에 내게 이탈리아의 이미지를 그려준 것들이 있다면 어릴 적 동화집에 나왔던 '롬바르디아의 소년 척후병..

딸기네 책방 2019.04.24

도시에 관한 책들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제인 제이콥스 [도시의 역사] 조엘 코트킨 [도시의 승리] 에드워드 글레이저 [도시, 문명의 꽃] 앤드류 리즈 [세계의 도시를 가다 1- 유럽과 아프리카의 도시들] 국토연구원 [세계의 도시를 가다 2- 아시아, 아메리카, 오세아니아의 도시들] 국토연구원 [이 도시에 살고 싶다] 경향신문 기획취재팀. 시대의창 [도시의 로빈후드 - 뉴욕에서 몬드라곤까지, 지구를 바꾸는 도시혁명가들] 박용남 [우리는 도시에서 행복한가] 찰스 몽고메리 [반란의 도시 Rebel Cities -도시에 대한 권리에서 점령운동까지] 데이비드 하비 [도시는 지속가능할 수 있을까] 월드워치연구소 [희망의 도시] 최병두, 강내희 외 [도시에 대한 권리] 강현수 [마을로 가는 사람들] 인간도시 컨센서스 [지역의 ..

이주에 관한 책들

엑소더스 - 폴 콜리어 이주의 시대 - 스티븐 카슬, 마크 J. 밀러 국제이주의 역사와 현상과 광범위한 쟁점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교과서'. 이주하는 인간, 호모 미그란스 - 조일준 모두스 비벤디 - 지그문트 바우만 "근대성이 지구를 정복하면서 나타난 치명적인, 어쩌면 가장 치명적인 결과는 '인간쓰레기'를 처리하는 산업이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된 상황인 것 같다. 자본주의 시장이 정복한 새로운 전진기지마다 땅과 일터, 공동체적 안전망 등을 이미 박탈당한 사람들의 무리에 수많은 사람이 새로 추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가 세계를 정복함으로써 불필요해진 사람들의 수는 끊임없이 늘어나 지금은 지구의 관리 능력을 넘어설 지경이다. (50-51쪽)" 국가 경계 질서 - 가브리엘 포페스쿠 세계경제와 도시 - ..

이촌동 맛집 (2019.4.15 업뎃)

과연 업데이트를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틈틈이 정리해보려고 한다.문제는, 음식이 나오면 사진을 찍기도 전에 게걸스럽게 먹어치운다는 것.. 일본식 스즈란테이'일본 가정식 백반'을 내세우는 식당. 연어(알)덮밥 짱. 돈까스는 진짜 짱. 연어덮밥은 미타니야와 아지겐에서도 먹어봤지만 여기가 최고. 카레돈까스는 초초강추. 카레도 맛있고, 돈까스의 질은 지금껏 먹어본 중에 제일. 튀김덮밥도 엄청 맛있다. 새우튀김 아주 맘에 들었음. 스키야키 세트는 매우 짰다... 입이 얼얼할 정도로 달고 짰음 해물나베 세트는 훈늉. 추울 때 먹으니 몸이 따끈따끈... 만족스러웠음 우동에 튀김 얹은 것을 시켰더니 정말 거대한 양파 튀김이 얹혀나왔음. 훌륭. 가격은 좀 된다. 식사 세트메뉴 1만4000~1만6000원 선...

[구정은의 ‘수상한 GPS’] 베네수엘라도 IMF가 '접수'?

베네수엘라가 계속 혼돈스럽다. 우고 차베스의 후계자인 니콜라스 마두로는 자신이 여전히 대통령이라 하고, 우파 정치인 후안 과이도는 자신이 의회의 인정을 받은 정당한 지도자라고 주장한다. 국민들은 갈라졌고, 경제는 엉망진창이 됐다. 미국을 비롯한 50여개 나라는 과이도를 ‘승인’했다. 그 밖의 나라들은 마두로를 여전히 지지하거나,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사태를 지켜보는 중이다. 누가 이길까.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겐 어떤 결과가 들이닥칠까. 어쩌면 국민들에게 선택권은 별로 없을 수도 있다. 돈줄을 쥐고 한 국가의 경제·사회를 쥐락펴락하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같은 ‘워싱턴 기구’들이 한 나라의 운명마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멋대로 남의 나라 경제구조를 뒤바꿀 수는 없을지 몰라도, 미국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