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6238

[구정은의 '수상한 GPS']독일은 거부한 '호르무즈 연합', 한국은 어쩌나

“보낼 배가 없다.” 지난해 11월 미국이 이란을 압박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가시화했을 때 독일 의회의 군사담당관 한스-페터 바르텔스는 이렇게 말했다. 유엔의 평화유지임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공동군사작전, 유럽연합(EU)의 지중해 난민구조 임무 등에 참여하느라 미국과 이란 일에까지 끼어들 여력이 없다는 뜻이었다. 그러자 베를린 주재 미국 대사관은 트위터에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추가로 배를 사는 게 어떤가?”라고 비아냥거리는 글을 올렸다. 미국이 에너지 요충로 호르무즈 해협을 ‘보호’하는 군사행동에 참여하라며 각국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최대의 압박’으로 이란의 백기를 이끌어내려 하지만 압박을 당하는 대상은 이란뿐 아니라 군사행동에 가담하라는 요구를 받는 한국 등 세계의 동맹국들이다. 하지..

92세 나치 수용소 경비원 법정에 세우는 독일 법원

독일의 ‘과거사 처벌’엔 끝이 없다. 함부르크 법원이 오는 10월 나치 수용소 경비원이었던 92세 ‘전범’ 재판을 시작한다고 AP통신 등이 8일 보도했다. 브루노 데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남성은 1944년 8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단치히(지금의 폴란드 그단스크) 동쪽에 세워진 나치의 슈투트호프 강제수용소에서 경비원으로 일했다. 이 수용소에서는 6만명 넘는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데이는 이곳에서 숨진 5230명의 죽음에 관여한 죄로 기소됐다. 법원 측은 “데이의 건강이 충분히 양호하다고 전문가들이 판단했고, 10월 17일부터 시작되는 재판에서 하루 2시간씩 심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대인 단체들은 학살에서 맡은 역할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해도 반인도 범죄에 가담한 이들에게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

독일도 사우디도 '화들짝'...미·중 경제전쟁에 "글로벌 경기침체 온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환율 쪽으로 번지며 ‘확전’되자 독일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유탄이 튀었다. 글로벌 경기후퇴를 경고하는 목소리를 넘어, “이미 후퇴는 시작됐다”는 경고음이 이어진다. G2 양강의 무역전쟁이 통제불능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동차도 석유도 ‘전쟁 여파’ 독일 경제부는 6월의 산업생산량이 전달보다 1.5% 줄었다고 7일 밝혔다. 독일의 산업생산은 4월에 2% 줄었다가 5월에 0.1% 늘었는데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당초 독일 정부는 6월 감소폭이 0.6%일 것으로 봤으나 그 두배가 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2%나 떨어진 수치다. 가장 큰 원인은 미·중 무역전쟁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잇단 대중국 보복관세에 유탄을 맞아 독일도 자동차 수출이 줄어든 탓이 크다..

“세금 밝혀라” “누구 맘대로” 소송전 들어간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트럼프  

“대선에 나서려면 세금기록부터 공개하라.” 2016년 대선 캠페인 때부터 줄기차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괴롭혀왔던 요구다. 지금까지 트럼프는 ‘꿋꿋이’ 세금기록 공개를 거부했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져, 내년 대선 캠페인의 복병으로 등장할 판이다. 민주당이 집권한 캘리포니아주가 민주·공화당 대선후보 예비선거에 나설 후보들이 세금기록을 반드시 공개하도록 하는 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이에 반발해 캘리포니아를 상대로 소송을 걸면서, ‘트럼프 대 캘리포니아’의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CNN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와 공화당전국위원회(RNC)가 7일(현지시간) 대선 예비후보들에게 반환받은 소득세 내역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한 캘리포니아주 법이 “위헌적”이라며 주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

[201904]카오슝, 보얼예술특구

또다시 게으른 대만여행기. 타이베이에는 3번 가봤는데 카오슝과 타이난은 처음이었다. 여기 숙소가 정말 좋았는데 다음에 소개하기로 하고. 숙소에서 꽤 먼 줄 알고 오전 일찍 나섰으나 생각보다 너무 가까웠던 보얼예술특구. 옛 부두를 아기자기한 카페와 상점들로 개조한 곳. '옛 부두=아기자기한 카페와 상점들로 개조'는 만국공통인 듯. 쪼마난 전철이 있는데, 그렇다고 트램은 아니고. 그냥 세 칸짜리 짧은 전철. 그게 오가는 길에 잔디와 꽃이 이쁘게 깔려 있다. 보얼예술특구 자체가 그리 크지 않지만 그나마 카오슝에서 볼만한 곳은 거기뿐. 하지만 예상보다 재미있었다. 대만 여행은 언제나 '소소하게' 재미있다. 예술특구에서 볼만한 것은 잼난 그림들. 예술특구와 이어진 곳에 철도박물관이 있다. 철도기지가 있었던 곳인지..

에드워드 글레이저 '도시의 승리'

도시의 승리 에드워드 글레이저. 이진원 옮김. 해냄 읽은 지 몇 달이 됐는데 이제야 정리. 새로운 스타디움이나 경전철 시스템, 컨벤션 센터, 주택사업 같은 대규모 건설 사업을 추진하면 도시가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는 그릇된 상상을 하는 관리들이 너무나 많다. 러스트벨트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의 욕구를 무시해서는 안 되지만, 공공정책은 가난한 '장소'가 아닌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한다. 쇠퇴하는 도시의 대표적 특징은 경제 규모에 비해서 주택과 인프라가 과도하게 많다는 점이다. 주택과 인프라 공급은 많은데 수요는 거의 없는 상황에서 더 많은 건물을 짓기 위해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건물 중심으로 도시를 개편하려는 어리석은 행동은 도시는 구조물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교훈을 우리에게 상..

딸기네 책방 2019.08.07

[뉴스 깊이보기]베이다이허에 던진 트럼프의 폭탄...환율전쟁 옮겨간 미-중

팃포탯.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경제전쟁의 무대가 무역에서 환율로 번졌다. 5일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돌파하자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버렸다. 1994년 이후 25년 만이다. 지난 6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만나 타협책을 모색했던 ‘오사카 휴전’은 37일만에 깨졌다. 물 건너간 타협 5일에서 6일 사이, 홍콩과 베이징과 워싱턴은 숨가쁘게 돌아갔다. 중국 당국이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7위안에 거의 가깝게 올려서 고시하자 홍콩 역외시장에선 순식간에 심리적 저지선이라던 7위안 선이 무너졌다. 중국은 이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중부 농업지대에 타격을 입히는 조치였다. 그러자 미국 재무부는 중..

[구정은의 '수상한 GPS']'총기 성소' 되겠다는 마을, 총기협회와 싸우는 블룸버그

니들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콜로라도 강변, 모하비 사막 변두리에 있는 이곳은 오래 전부터 모하비 원주민들의 거주지였고 지금은 5000명가량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미국에서 잇달아 대형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지면서, 니들스에서 벌어지는 총기 옹호론자들의 ‘작은 전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탄환을 사려는 이들의 신원조회를 의무화하고 고성능 탄창을 소지할 수 없게 한 강력한 총기규제법이 2016년 발효된 뒤, 총기 소유를 지지하는 니들스 주민들은 주 정부의 규제를 피할 방법을 찾느라 분주했다. 이들은 지난 6월 캘리포니아 내에서 ‘총기의 성소’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니들스 의회는 주 규제법이 자기네 지역에선 적용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 의회와 주 정부에 요청했다. “총기의..

위안화 달러당 7위안 대...‘환율 전쟁’ 옮겨붙나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시장의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졌던 달러당 7위안 선을 돌파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5일 오전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한때 7.1010위안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역내 시장에서도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7위안대에서 형성됐다.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5월 이후 11년만이며 2010년 홍콩 역외시장이 개설된 이후로는 처음이다. 미국과 무역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평가절하해 환율로 대응할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 나왔으나, 7위안대로 떨어지는 시점은 다음달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5일 오전 중국 인민은행이 달러당 위안 기준환율을 6.9225위안으로 예상보다 높게 고시하면서 ..

텍사스, 버지니아, 플로리다...미국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들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와 오하이오주 데이튼에서 연달아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났다. 엘패소 총기난사범은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고, 데이튼 사건 범인은 현장에서 사살됐다. 두 사건뿐 아니라 올해 미국에서는 총기난사가 하루 평균 한 건 넘게 발생하고 있다. 워싱턴의 비영리기구 ‘총격아카이브’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4일까지 벌어진 ‘대량 총격’(mass shooting), 즉 공격자를 제외하고 4명 이상이 총에 맞은 사건이 모두 251건 일어났다. 무차별 총기난사가 벌어질 때마다 총기 규제론이 고개를 들지만 여전히 뚜렷한 성과는 없다. 미국에서 그동안 벌어진 대형 총격사건들을 정리해본다. 라스베이거스 콘서트장 총기난사 2017년 10월 1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의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는 ‘루트 91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