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는 평온하고 일상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모래바람 부는 겨울이 끝나고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했다. 가벼워진 옷차림만큼이나 거리는 활기가 있어 보였다. 가게에는 여전히 상품이 부족하고 생필품은 값싼 중국산으로 충당하는 '가난한 생활'이 계속되고 있었지만 바그다드 시민들은 미국의 위협에 '단결'이라는 유일한 무기로 맞서기로 한 것처럼 보였다. 한국에서 온 국회의원 일행과 함께 옛 시가지 중심가에 있는 만수르 바자(시장)에 들렀다. 옷가지와 신발 따위를 파는 가게들과, 관광객들을 위한 기념품 가게들이 몰려 있다. 동남아 등지에서 만들어진 싸구려 양탄자와 조악한 공예품들을 파는 상점가에는 상인들이 나와 호객을 하고 있었지만 외국인 관광객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골동품 가게 한 곳을 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