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20

인종차별 피해 배상하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정권의 인종차별을 은밀히 지원했던 거대기업들을 상대로 흑인피해자들이 1000억달러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남아공 백인정권의 인종분리정책(아파르트헤이트) 피해자들이 미국과 유럽의 34개 기업을 상대로 뉴욕주 법원에 1000억달러를 요구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19일(현지시각) 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인권탄압을 받았던 흑인들로 구성된 원고들의 숫자는 수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인 변호사 에드 페이건과 남아공 변호사 은체벳샤가 원고들을 대신해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페이건 변호사는 지난해 독일 나치정권의 유대인 학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스위스은행으로부터 12억5000만달러를 받아냈던 인물이다. 이번 소송에서 원고들은 독일 코메르츠..

카를로스 메넴, 이 xx

노동자 출신 루이스 이냐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을 선택한 브라질에 이어, 경제난에 시달려온 아르헨티나 국민들도 중도좌파 새 지도자를 선택했다. 오는 18일 결선투표를 앞두고 있던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카를로스 메넴(72) 후보가 사퇴의사를 밝힘에 따라 아르헨티나의 새 대통령은 산타크루스 주지사인 네스토르 키르츠네르(53) 후보로 사실상 결정됐다. 아직 선거관리위원회의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들은 메넴후보 측근들의 말은 인용해 메넴후보가 결선투표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대선에는 지난달 27일 1차 투표에서 5명의 후보 중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각각 24%와 22%의 지지를 얻은 메넴과 키르츠네르가 결선에 진출해 선거전을 벌여왔다. 두 후보는 모두 페론당 소속이지만 90년대 ..

이란의 묘한 움직임

지난 2001년의 9.11 테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그리고 올해 이라크전쟁을 거치는 동안 잠자는 호랑이처럼 숨죽이고 있던 이란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라크전쟁 이후 미국을 '자본주의 질서'에 맞춰 재편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중동국가들의 반발에 부딪치고 있는 시점에 무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이 '역사적인 중동순방'에 나서, 이란의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타미 대통령이 12일 레바논 베이루트에 도착, 수만명의 인파로부터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날 베이루트 공항에서 하타미 대통령이 묵을 피니시아 호텔까지 이어지는 도로는 이란 이슬람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초상화와 이란, 레바논 깃발로 뒤덮였으며 시아파 무슬림 3만여명이 몰려들었다. 서구화된 레바논에서는 보기..

미국 주요 투자회사들 벌금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8일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투자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조사를 받아온 10개 투자회사들이 벌금과 투자자교육비 등의 명목으로 총 14억달러를 지불한다는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SEC의 명령이라 할 수 있는 이날 투자회사들의 합의는 대형 금융기관들이 투자정보를 마음대로 주무르면서 소액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입힌 데 대한 징벌 성격이 강하다. 또 투자분석가들의 개인비리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도 함께 물은 것으로, 앞으로 미국 증권가에 미치는 파장이 대단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미국 뿐 아니라 각국 증시 감독에 하나의 선례가 되는 '글로벌 규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보도했다. SEC는 편향된 주식분석보고서를 만들어 투자자를 오도한 ..

중동평화 로드맵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을 종식시킬 중동평화 로드맵이 확정됐다. 미국과 영국 언론들은 미 행정부가 중동평화안의 골격을 담은 '로드맵'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29일 보도했다. 이라크전쟁을 끝낸 미국은 로드맵 발표를 계기로 이-팔 평화협상에 본격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러시아, 유럽연합, 유엔 대표들이 4자 협상을 거쳐 작성한 `로드맵'은 3단계 평화정착방안으로 구성돼 있다. 1단계는 `폭력중단과 신뢰회복 단계'다. 팔레스타인은 테러를 중단해야 하며, 이스라엘은 2000년9월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봉기) 이후 점령한 곳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일절 중지해야 한다. 동시에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의 생활수준을 높이고 자치 기능을 되살린다. 양측은 올해 안에 2단계 과도기로 전환, 팔..

잘 생긴 카르자이

전세계 국가수반 가운데 가장 잘생긴 사람, 아프가니스탄의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이랍니다. 윗 사진 가운데 모델같은 중년남자가 카르자이 대통령이구요, 왼쪽에는 전세계 국가수반 가운데 꼴보기 싫은 순위 몇 등 안에 드는 파키스탄의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 오른쪽은 파키스탄의 미르 자파룰라 자말리 총리입니다. 두 사람은 보실 것 없고요. 사진에는 카르자이의 본모습이 잘 안 나타나 있는데...진짜 잘 생겼고, 풍채가 좋습니다. 딱 서구식 매너에(미국에서 오래 살았습니다) 우아하고 날티나는 폼새...아프간 전쟁 뒤 그 아사리판에서 어떤 유럽의 유명 디자이너는 '가장 끝내주는 남자 모델'로 카르자이라는 의외(?)의 인물을 뽑기도 했었다니깐요. 미국은 아프간에 카르자이라는 인물을 그럭저럭 잘 심은 것 같습니다. 카..

이라크 시아파의 득세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이 축출된 이후 후세인정권의 탄압을 받았던 시아파 무슬림들이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종교지도자들을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형성, 행정공백을 메우며 전후 복구활동을 도맡고 있다. 일부 지방에서는 시아파들이 행정기구를 장악, 미군과 대립하고 있으며 바그다드에서도 반미시위가 점점 거세어지고 있다. 군정기간 이라크를 통치할 재건인도지원처(ORHA)의 제이 가너 처장이 바그다드에서 집무를 시작한 첫날인 21일 시내에서는 시아파 무슬림 4000여명이 미 군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미군과 외신기자들이 묵고 있는 시내중심가 사둔 거리의 팔레스타인 호텔 앞에서 "식민지에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미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진 종교지도자 셰이크 무하마드 알 파르투시의 석방을 ..

갈길 먼 이라크

전쟁은 거의 끝났지만 이라크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라크가 석유부국의 대열에 끼어있던 시절 막대한 오일달러를 투입해 만들었던 기간시설은 모두 파괴됐다. 남은 것은 부서진 발전소와 급수망, 종족 갈등과 폭력의 잔재들 뿐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 측면에서 인프라를 복구하고 과도정부를 순탄히 구성하는 일, 일상화된 집단간 갈등을 해소하고 국가재건의 보루인 파이프라인을 다시 살리는 일 등 중대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과도정부 구성 망명자그룹을 비롯한 반체제 단체들은 15일 남부 우르에서 과도정부 구성을 위한 첫 회의를 갖고 "새 정부는 법치(法治)에 기반한 민주 정부여야 한다"는 성명을 채택했다. 그러나 몇몇 시아파 단체들이 참석을 거부한데 이어 회의장 밖에서는 반미시위가 벌어지는 등 반체제그룹의 회..

"이라크 문화재 살리자" 뒤늦은 움직임

인류 문화유산인 이라크의 문화재들이 약탈과 파괴의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라크 유적과 문화재들을 살리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판도 많지만, 과거 이라크의 유적과 유물들을 약탈하는데 앞장섰던 유럽의 유수한 박물관들을 비롯해 유네스코 등이 뒤늦게나마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15일 영국 총리실이 최근 대영박물관에 이라크 문화재 보호에 나서줄 것을 요청, 영국 문화부와 고고학자들이 공동으로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대영박물관은 이날 유엔에 이라크 문화재 거래 금지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이라크에서 치안이 회복되는 대로 전문가들을 파견, 약탈 문화재 회수와 유적지·박물관 복구에 나설 계획이다. 대영박물관 전문가들은 바그다드국립박물관에..

요르단대학교 공일주 교수 인터뷰+기고문

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전쟁을 아랍세계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요르단국립대학 현대언어학과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공일주(孔馹柱·47)교수를 24일 만나 '아랍의 한국인'이 바라보는 이라크전쟁에 대해 들어봤다. 공교수는 한국외국어대 아랍어과를 졸업하고 지난 98년부터 암만에서 요르단 학생들을 가르치며 부인과 아들(17), 딸(13)과 함께 살고 있다. 공교수는 먼저 "가슴이 아프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이라크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지요. 체제변화는 필요하지만, 그곳 국민들이 무슨 죄가 있습니까." '아랍문화의 이해', '중동의 기독교와 이슬람' 등의 저서를 낸 바 있는 공교수는 이번 전쟁을 '아랍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서방의 공격'으로 바라보면서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