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시내에서는 종종 말이 끄는 수레를 볼 수가 있다. 바그다드와 암만을 있는 고속도로변에서는 베두인들이 양떼를 끌고 다니고, 원유를 실은 탱크로리가 질주하는 곁으로 낙타들이 앉아 쉬거나 지나다닌다. 그 모습을 보면 컨템포러리(동시대성)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생기면서 기분이 묘해진다. 송두율교수는 예전에 '비동시성의 동시성'이라는 말을 사용했었는데, 그 말이 모순의 중첩을 가리킨 것이었다면 사막에서 제기되는 동시대성의 문제는 문명의 중첩과 관계가 있다. 사막 곳곳에서 만나는 비동시성은 이 땅에 얼마나 오랫동안 문명들이 명멸해왔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이기도 하다. 바그다드의 시민들과 베두인들은 서로 다른 역사의 길을 걸어왔다. 바그다드에서는 일당독재가 판을 치는데 북쪽에서는 예수 시대의 언어인 아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