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197

눈먼 쥐 눈을 뜨게 하다 (2006.11)

영국과 미국 과학자들이 실험용 눈먼 쥐에게 망막세포를 이식, 시각을 회복시키는데 성공했다. 이 실험을 통해 노인성 질환이나 유전적 결함으로 인한 시력 상실을 치료하는 길이 열렸다고 로이터통신, BBC방송 등이 8일 보도했다. 영국 런던 안과학연구소와 미국 미시건대 의과대학 공동연구팀은 생후 5일째의 어린 쥐에게서 망막세포를 추출, 유전적 결함으로 망막이 손상된 어른 쥐의 망막에 이식했다. 이식된 세포는 치료대상인 쥐의 망막에서 성공적으로 신경조직과 연결됐다. 지금까지 의료계에서는 한번 망막이 손상되면 고칠 수 없는 것을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광(光)수용체가 되기 직전 단계의 전구세포를 이용해 성과를 거뒀다. 광수용체는 생물체가 빛의 자극을 받을 때 이를 받아들여 신경세포로 전..

미노타우로스의 탄생

고대 그리스 신화에는 사람 몸에 소의 얼굴을 한 괴물 미노타우로스가 등장한다. 훗날 테세우스와 싸워 굴복하기까지 미노타우로스는 미궁 속에 갇혀 인간 제물을 받는 공포스런 존재였다. 한 왕비와 소 사이에서 태어난 반인반우(半人半牛)의 미노타우로스는 물론 상상의 존재였지만, 어쩌면 현대의 과학기술은 이런 존재의 탄생을 허용할지도 모르겠다. 영국 과학자들이 소의 배아에 인간 유전자(DNA)를 접목시키는 실험을 해보겠다며 당국에 허가신청을 냈다. BBC방송은 6일 런던 킹스컬리지와 뉴캐슬대학 연구팀이 영국 정부 내 배아복제 연구관할기관인 인간불임·발생학연구국(HREA)에 인간 DNA를 이식한 소 배아를 제작하겠다며 3년간의 실험허가를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실험이 허가되면 과학자들은 5일 된 소 배아에서 유전..

생명의 미래- 칭찬도 시니컬하게

The Future Of Life. Edward O. Wilson. VINTAGE 여름휴가 때 폼 잡으려고 들고 갔다가 당연히 다 못 읽고, 출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야금야금, 꽤 재미있게, 끝을 냈다. 한번 훑어보긴 했지만 워낙 단어가 딸려서;; 다 이해했다고 말은 못하겠다. 책은 생물다양성을 보호하자는 내용인데 멸종 위기 동식물 구체적인 케이스들과 보존운동을 꼼꼼히 설명하고 있다. ‘에드워드 윌슨’ 이라는 이름이 주는 모종의 관념이 있다. 이 사람에 대한 글 토막들은 여러번 봤고(교양 수준의 생물학 책 중에서 윌슨 이름 한번 나오지 않는 책을 찾기는 힘들다) 윌슨의 저작을 직접 읽은 것은 ‘통섭’ 이래 이번이 겨우 두 번째다. 그러니 내가 윌슨에 대해 안다 모른다 말할 게재는 전혀 아닙니다만..,, 이..

우주의 구조- 이번에도 엘러건트.

우주의 구조 The Fabric of the Cosmos (2004)브라이언 그린 (지은이) | 박병철 (옮긴이) | 승산 | 2005-06-24 “지금까지 나는 시공간의 초미세 구조에 대하여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간접적인 증거를 제시해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물론 아는 것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시공간의 근본적인 구성요소를 규명하라고 하면, 지금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한 자신감도 줄어들 판이다.” (653쪽) 책 표지에 자랑스레 써있는 구절- ‘엘러건트 유니버스의 저자 브라이언 그린’. 그 저자 그 출판사 그 번역자, 내가 이 책을 사서 읽은 것도 ‘엘러건트 유니버스의 저자 브라이언 그린’이 쓴 책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부제 ‘시간과 공간, 그 근원을 찾아서’ 라고..

허블의 시대는 끝나는가

우주관측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미 항공우주국(NASA) 천체망원경 허블이 퇴역될 처지에 놓였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NASA가 우주 공간에서 힘겹게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허블 망원경의 수명을 연장시킬 것인지를 논의해 곧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24일 보도했다. 무게 12.5톤에 최대길이 13.2m, 트럭과 비슷한 크기인 허블은 지구 상공 610㎞ 궤도에서 96분마다 한 번씩 지구를 돌며 우주를 관측하고 있다. 당시만 해도 첨단 기술의 상징이었던 허블은 우주의 나이를 알아내고 우주 중심부 거대한 블랙홀과 별들의 형성과정, 우주의 조성 등을 밝혀내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지금까지 허블이 찍어 보낸 사진은 총 75만장에 이른다. 그러나 설치된지 16년이 지나면서 배터리와 자이로스코프(회전장치) 따위가 노..

'조용한 비행기' 개발

영국과 미국 과학자들이 이착륙 소음을 `세탁기 수준'으로 낮추고 연료소모량도 크게 줄인 `조용한 비행기'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과학자들로 이루어진 `조용한 항공기 계획(Silent Aircraft Initiative)' 팀이 3년간의 작업을 통해 이착륙 소음을 제거하고 연료소모량을 줄인 215인승 여객기 콘셉트 모델을 6일 공개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SAX-40으로 명명된 이 여객기는 꼬리 날개가 없고 몸통과 날개가 한 덩어리로 이뤄진 일체형 구조를 갖고 있다. 보통 여객기와 달리 스텔스 첩보기처럼 날개가 앞쪽에 붙어있고, 꼬리 날개 대신 양 날개 끝에 한 쌍의 안정 장치가 달려 있다. 날개 폭 68m에 동체 길이 44m로 보잉사의 767 항..

안녕, 별.

다시, 별 이야기. 미국과 독일, 영국 등의 과학자들이 `별의 장렬한 죽음'으로 묘사되는 초신성(超新星·supernova)의 폭발 전 과정을 생생히 관측하는데 성공했다. 미국 천문관측위성은 이미 반년 전에 X선 방출을 포착해 별의 폭발을 예고했고, 4곳의 관측팀이 `사건'을 관측해 과학전문저널 네이쳐에 관측결과를 발표했다. 초신성 폭발은 보통 하나의 은하에서 몇백년에 한번 일어나는 정도로 드문 사건이다. BBC방송, AFP통신 등 외신들은 30일 이번 관측이 별의 탄생에서 소멸까지의 미스터리를 푸는데 큰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과거 초신성 폭발 중 가장 유명한 것들 중의 하나인 카시오페이아A의 사진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관측팀 등이 포착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난 것은 지난 2월. 폭발이 일어나..

쌀이 위험하다는데 우리 정부는

지구촌 인구 중 가장 많은 이들의 주식 곡물인 쌀의 안전성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산 쌀에서 예상치 못했던 유전자변형(GM) 성분이 발견된데 이어 이번엔 유럽에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 GM 쌀이 발견됐다. GM 성분이 생명공학기업이나 일부 과학자들의 낙관적인 관측과 달리 자연계로 퍼지고 있는데 이를 관리할 당국의 유통망 감시는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엔 중국쌀 세계적인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5일 중국에서 생산된 GM 쌀이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지에서 발견돼 소비자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충에 강하게 유전자가 조작된 이 쌀은 쌀국수와 파스타 등 쌀 가공식품에서 검출됐는데 아직까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판매가 허용되지 않은 것이다. 그린피스는 이 쌀의 유럽 내 유입량이 정확히 밝..

다음번 달 착륙선은 록히드 마틴이 만든다?

아폴로11호에 이어 두번째로 인류를 달에 내려놓을 미국의 차기 유인우주선 제작은 세계 최대의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이 맡게 됐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31일 미 항공우주국(NASA)이 차기 달탐사선 `오리온(Orion)'의 제작사로 록히드마틴이 이끄는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보도했다. 록히드마틴은 로켓추진체 제작업체인 오비털사이언시스와 해밀튼 선더스트랜드 등 우주산업 관련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리온 제작을 수주하기 위해 공들여왔다. 록히드마틴에 맞서 경쟁을 벌인 것은 또다른 거대 방위산업체들인 노드럽 그루먼-보잉 컨소시엄. 과거 아폴로11호 우주선은 노드럽그루먼의 전신인 그루먼사가 제작했고, 이후 제작된 제미니와 머큐리 등은 보잉의 계열사들이 만들었다. 반면 록히드마틴은 1976년 화성탐사선 ..

명왕성 탈락

명왕성이 결국 태양계 행성 명단에서 제외됐다. 행성과 소행성 등의 천체 구분이 인위적인 것이라고는 하지만 과학 학문상의 결정을 실험이나 관측 결과가 아닌 `다수결'로 정한데 대해 벌써부터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명왕성 탈락 이면에는 미국과 유럽의 자존심 대결도 깔려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과학, 생명과학, 과학기술 실용화 분야에서 계속되는 미국과 유럽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명왕성 탈락 `후폭풍' 24일 국제천문연맹(IAU)의 결정으로 명왕성이 행성 지위를 잃고 `왜(倭)행성'으로 격하된 데 대해 일부 학자들은 결정 번복을 촉구하는 청원서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올초 명왕성 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를 보내놓은 미 항공우주국(NASA)은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 뉴호라이즌스 계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