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197

신비의 별 카론

지난 1월, 미 항공우주국(NASA)은 새 우주탐사선 뉴호라이즌스(New Horizons·새로운 지평선)호를 쏘아올렸다. 이 탐사선의 행선지는 당시만 해도 `태양계 맨 끝 행성'이던 명왕성과 몇 개의 위성들이었다. 그런데 이제 탐사선의 목표는 `두 개의 행성'으로 바뀌었다. 명왕성의 위성으로 알려졌던 카론(Charon)이 16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국제천문연맹(IAU) 총회에서 태양계의 또다른 행성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난 이런 주제를 좀 과하게 좋아하는 편이어서, 약간 길게 이야기를 하고 싶다. 신비의 별 카론 명왕성은 태양에서 평균 59억㎞ 떨어진 타원형 궤도를 선회한다. 지구에서는 평균 48억㎞ 떨어져 있다. 카론은 명왕성에서 2만㎞ 떨어진 거리에서 함께 공전한다. 명왕성은 다른 행성들보다 훨씬..

이브의 일곱 딸들 -완전 내 취향!

이브의 일곱 딸들 The Seven Daughters of Eve 브라이언 사이키스 (지은이) | 전성수 (옮긴이) | 따님 | 2002-02-20 딱 내 취향인 책이다. 요사이 과학으로 다시 쓴 역사, 혹은 거창한 말로 하자면 ‘과학과 역사의 만남’을 시도한 것들을 아주 재미있어하고 있는데, 이 책은 그 시초 격에 해당되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명성은 들었지만 이제야 읽었다. 꽤 상당히 매우매우 재미있었다. 옥스퍼드대학에 있던 사이키스의 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가 모계 유전된다는 점에 착안, 유전자 계보(클러스터)를 파악하고 돌연변이를 검사했다. 그렇게 해서 엄마의 엄마의 엄마를 추적하는 방법으로 유럽인의 조상이 7명의 여성들(이브)에게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밝혀냈는데, 전세계로 치면 33명의 여..

미국, 줄기세포 논란은 이제부터

줄기세포 연구 지원법안 미국 의회 통과 미국 상원이 오랫동안 논란이 돼왔던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 지원법안을 18일 통과시켰다. 기독교 윤리를 내세워 연구에 반대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취임 이래 처음으로 거부권을 행사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원은 이날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연방정부가 연구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을 표결에 부쳐 63대 37로 통과시켰다. 법안은 이미 지난해 하원에서 238대194로 가결됐지만 부시대통령은 "의회에서 통과가 되어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며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백악관은 이날 상원 통과 뒤에도 거부권을 행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부시대통령이 집권 5년 동안 의회를 상대로 거부권 행사를 141차례나 경고했지만 실제로 비토를 한 적은 한번도 없..

빈 서판- 애 엄마들한테 900쪽짜리 책은 무리겠지?

빈 서판 The Blank Slate (2002) 스티븐 핑커 (지은이) | 김한영 (옮긴이) | 사이언스북스 | 2004-02-16 와우... 두껍다. 900쪽이 넘는다. 비싸다. 액면가 4만원. 매트 리들리의 ‘본성과 양육’을 읽을 때 이 책이 누차 언급되는 걸 보고 과감히 구입했다. 그후로도 오랜 시간이 흘렀다... 책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길어서, 라고 하면 나 자신에게 변명이 될까. 한번 붙잡고 읽기 시작하면 몇십페이지가 후딱 넘어가는데, 900쪽을 단번에 읽을 만큼 재미있지는 않았다. ‘본성을 무시하지 말라’라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이렇게 긴 책을 쓸 필요가 있었을까? 서구인들이 갖고 있는 ‘본성 두려움증’ 다시 말하면 유전자결정론에 대한 공포증은 나치의 인종대학살이라는 잔인한 기억의 산물이니만..

돌리 탄생 10주년

오는 5일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복제양 `돌리'가 태어난지 10년이 되는 날이다. 돌리의 탄생은 전세계에 큰 충격을 던져줬다. 돌리의 후예들인 여러 복제동물들이 뒤를 이어 태어났고 생명공학의 미래에 대한 격렬한 논쟁이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생명공학 시대를 상징하는 일대 사건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열광과 우려를 한몸에 받았던 돌리는 죽고 없지만,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아빠 없는 복제 양 영국 스코틀랜드 로슬린연구소의 이언 윌머트 박사가 돌리의 탄생을 세계에 알린 것은 1997년2월22일. 복제의 대상인 어미양의 젖샘세포에서 유전자를 복제해 인공적으로 `제작'한 돌리의 탄생은 외신을 타고 일제히 전세계에 타전됐다. 돌리의 탄생은 충격 그 자체였다. 암수 유전자가 합쳐져 새 생명체가 탄생한다는 자연의 원리를..

한때는 북극도 따뜻했네

오래전 지구의 빙하기가 시작되기 전에는 얼음바다 북극해가 아열대의 따뜻한 기후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일본 등이 참여하는 20개국 공동 `국제심해탐사연구(IODP)' 연구팀의 조사 결과 5500만년 전 북극해의 해수면 온도는 23℃ 정도로 따뜻했으며 수상 식물들이 살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연구팀은 2004년 여름 북극해에 있는 로모노소프 해저산맥에 구멍을 뚫고 지하 430m에서 지층을 채취했다.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유기물의 성분이 기후에 따라 다르다는 점에 주목한 연구팀은 지층의 퇴적물을 분석, 5500만년 전 북극해의 온도가 오늘날보다 20℃ 이상 높았을 것이라는 추정치를 내놨다. 당시에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도 지금보다 높았다. 그러..

마법의 외투

영국 작가 조앤 롤링의 판타지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에는, 입은 사람을 눈에 보이지 않게 만들어주는 마법의 외투가 나온다. 마법의 외투, 눈에 보이지 않는 우주선 같은 것들은 판타지 소설이나 공상과학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아이템이다. 미국과 영국의 과학자들이 이런 일을 현실로 가능하게 만들 방법을 찾아냈다고 CNN, BBC방송 등이 25일 보도했다. 런던제국대학 물리학자 존 펜드리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이날자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방법은 `마술'이 아닌 `재료'에 있다. 사람이 사물을 볼 수 있는 것은 빛 때문. 연구팀은 물체의 화학적 성질을 바꾸는 대신 분자 결합방식을 변화시켜 `빛이 피해가게 만드는' 재료를 개발함으로써 `보이지 않게 하는 마법'을 실현할 수 있다고 제안..

애들이 핸펀 중독증이라고?

휴대전화로 쉴틈없이 수다를 떨고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벨소리를 바꾸는 10대들의 `정신없는 행동'은 부모들에겐 골칫거리다. 하지만 전화요금만 들먹이며 아이를 야단치는 대신, 혹시나 이것이 `내 아이의 외로움을 보여주는 신호가 아닌지' 되짚어 봐야할 것 같다. (더불어, 애들만 머라머라 할 것이 아니라 어른인 나는 휴대폰 중독증 아닌지도 생각해봐야할 듯... ) 미국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는 24일 어른들에게는 마치 강박증에 빠진 것처럼 보이는 10대들의 휴대전화 중독증이 아이들의 우울함과 분노 같은 감정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는 한국 연구팀의 조사결과를 보도했다. 한국 고교생 5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3분의1은 어떤 방식으로든 하루 90번 이상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그 중 상당수가 `행복하..

돌고래도 이름 부른다

안녕! 동물 중에서 영리하기로 소문난 돌고래. 첨단 기기로 무장한 어선들을 약올리며 어망을 찢는 심술꾸러기로도 소문난 돌고래들이 서로 `이름'을 부르며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해양생물학자들은 돌고래들이 주파수 신호로 일종의 이름을 부르며 서로를 구분하고 의사소통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라이브사이언스닷컴이 8일 보도했다. 돌고래들이 내는 소리는 인간의 귀에는 `위-오-위-오' 하는 식의 장단음이 연결된 소음으로만 들리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구분이 가능한 일종의 언어에 해당된다는 것. 스코틀랜드 성앤드루스대학교의 빈센트 재닉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미국 플로리다에서 생포된 돌고래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컴퓨터로 정밀분석한 14개 사례 중 9개에서 돌고래는 자신을 `부르는' 친구에게..

우주왕복선 25년 역사

난 이런 얘기 참말로 좋아하는데... 실은 왜 좋아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오는 12일로 우주왕복선의 역사가 25년을 맞게 된다. 그 날은 또한 옛 소련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본지 45년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미 우주항공국(NASA)은 역사적인 기념일을 앞두고 9일과 10일 대규모 행사를 여는 등 우주탐험의 역사를 새로 쓴 우주왕복선의 `생일'을 기념했다. 냉전의 산물, 우주왕복선의 역사 우주왕복선은 말 그대로 우주와 지구 사이를 왕복하게끔 설계된 우주선이다. 최초의 우주왕복선 계획은 미-소 냉전이 한창이던 1972년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의 개발선언과 함께 시작됐다. 가장 먼저 만들어진 것은 1976년 출고돼 1981년4월12일 2명의 승무원을 태우고 우주로 나아간 엔터프라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