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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잔인한 이스라엘

잔인한 이스라엘 The Hidden History of Zionism (2002) 랄프 쇤만 (지은이) | 이광조 (옮긴이) | 미세기 | 2003-04-15 나더 아푸리는 건강하고 활력이 넘치는 남자로 요르단의 역도 챔피언이었다. 하지만 1980년 다섯 번째 투옥에서 풀려난 이후로는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걷지도 못했고 신체기관을 움직이지도 못했다. 그는 1967년부터 1980년 사이에 10년6개월 동안 행정처분으로 억류돼 있었다. 다섯 번의 투옥기간 동안 자행된 가혹행위와 고문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당국은 나더 아푸리를 기소할만한 아무런 자백도 증거도 얻지 못했다. 첫 번째 투옥(1967-1971) 나는 점령 첫해인 1967년에 처음 체포되었다. 그들은 나블루스의 내 집에서 나를 체포해 눈을 가린채 ..

딸기네 책방 2003.09.01

[스크랩] 축구, 그 빛과 그림자

축구, 그 빛과 그림자 El Football A Sol Y Sombra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 유왕무 (옮긴이) | 예림기획 예정된 전략, 효과적인 전술로 우리 전투 함대는 방심한 적군을 놀라게 하면서 진군을 시작하였다. 완전 초토화 공격이었다. 포병은 포탄을 받아들었다. 숙련된 솜씨로 발사 위치에 올려놓은 다음, 마지막 한 방을 준비했다. 결국 대포 한방으로 지옥문을 지키는 머리 셋 달린 개를 처치하면서 공격을 마무리지었다. 난공불락처럼 보였던 요새의 문지기는 무릎을 꿇고 양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사형집행인은 환호하는 관중들 앞에서 두 손을 번쩍 들었다. (전쟁의 언어) 우크라이나의 한 기념비는 1942년의 디나모 키에프 선수들을 추모하고 있다. 독일 점령시에 그들은 홈 구장에서 히틀러의 대표팀을 격파..

딸기네 책방 2003.08.29

근본주의의 충돌-지식인의 목소리

근본주의의 충돌 The clash of fundamentalisms (2002) 타리크 알리 (지은이) | 정철수 (옮긴이) | 미토 | 2003-03-08 타리크 알리, 라는 이름 때문에 책을 사놓았던 것인데 어째 표지나 제목이 주는 느낌이 좀 그랬다. 쿨 하게 보이지가 않아서 그냥 놓아두고만 있었다. 요사이 다시 '이슬람 주간'이라서 책장을 열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타리크 알리는 영국의 유명한 좌파 저널 뉴 레프트 리뷰의 편집장을 지낸 지식인이다. 그런데 그의 인생이란 것은 거의 '정체성의 충돌'로 점철돼 있는 듯하다. 그는 누가 뭐래도 '이슬람권 사람'이다. 인도의 명문 이슬람 가문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그는 무슬림이 아니다. 명문가의 좌파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무신론자 아들. 또 그는 영국의 식민..

딸기네 책방 2003.08.26

어른들이 읽어도 좋은 동화 2편

진지한씨와 유령 선생 다카도노 호오코 글·이이노 카즈요시 그림. 이선아 옮김. 시공주니어교양 있는 돼지 슈펙의 모험 존 색스비 글·볼프 얼브루흐 그림. 이수영 옮김. 이룸 컬러판 그림이 페이지마다 들어가있는 동화책인데도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에게 훨씬 더 와닿는 그런 책들이 있다. 이른바 `어른들을 위한 동화'류가 보통 그렇긴 하지만, `진지한씨…'와 `슈펙…'은 순전히 아이들을 위해 쓰여진 책들인데도 어른 독자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언제나 자정이 되기 전 잠드는 회사원 진지한씨. 틀에박힌 생활에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진지한씨가 어느날 자기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증조할아버지 시절부터 자기 집에 살아온 유령을 만난다. 그 순간부터 말 붙이기 힘들고 진지하기만 했던 진지한씨의 생활이 바뀐다! 현대인은 대부분 바..

딸기네 책방 2003.08.19

버나드 루이스, '이슬람 1400년'

이슬람 1400년. 원제 The world of Islam 버나드 루이스. 김호동 옮김. 까치글방 이슬람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싶어하는 사람에게는 버나드 루이스의 책은 필수다. '서구 중심 시각'이라는 비판이 만만찮기는 하지만, 어쨌든 루이스만큼 이슬람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풍부하게 알고, 펼쳐보일 수 있는 학자가 드물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학자로서, 저술가로서 루이스의 장점과 단점을 그대로 드러내 보인다. 중동 정치나 유럽과의 관계 못잖게 이슬람 사회의 제도와 조직체계, 도시생활, 문학, 미술, 건축, 음악까지 사회문화적 측면들을 다양하게 소개했다. 화질은 떨어지지만 삽화와 사진도 많이 넣었다. 사실 루이스가 아니면 서구의 어느 학자가 이란의 시와 아다브 문학, 모스크의 건축원리같은 것들을 이렇게 ..

딸기네 책방 2003.08.18

볼츠만의 원자

볼츠만의 원자 | 원제 Boltzmann's Atom (2001) 데이비드 린들리 (지은이) | 이덕환 (옮긴이) | 승산 | 2003-08-05 `물리학에 혁명을 일으킨 위대한 논쟁'이라는 다소 센세이셔널한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루드비히 볼츠만이라는 오스트리아의 탁월한 과학자가 원자 이론을 확립해가는 과정을 소개한 일종의 전기이다. 그러나 단순한 위인전으로 읽기에는 내용이 복잡하다. 한 사람의 인생을 연대기적으로 그린 저술이 아니라, 한 과학자가 어떤 논쟁과 비판을 거쳐 하나의 가설을 이론으로 확립해갔는지 보여주는 과학사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번역자는 이 책을 `과학 이론의 전기'라고 표현했다. 볼츠만이 태어나 활동했던 19세기는 기계적, 실증주의적 과학관이 활개쳤던 시기였다. 당시 학자들의 눈..

아이와 같이보면 좋을 신간 그림책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도와주는 그림책들이 여러권 나왔습니다. 하나같이 풍성한 색감에 재미난 발상으로 어린이들의 눈길을 확 잡아끌 것 같은 책들입니다. 국내 동화작가들의 것도 있고, 프랑스와 아르헨티나, 미국, 일본 유명작가의 작품들도 있습니다. 여름날을 소재로 한 동화들을 골라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단연 눈에 띄는 책은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림작가 아이린 하스의 (비룡소). 그림이 그야말로 '환상'입니다. 위의 그림이 이 책의 한 장면이예요. '엄지공주'의 모티프를 훨씬 몽환적으로 만들어서, 부드럽고 따뜻한 색채로 그렸습니다. 아마 제가 어린 시절에 이 책을 봤으면, 완전히 뿅갔을 거예요. 또다른 미국 작가 마크 티그의 (달리)도 재미있습니다. 흑백톤과 파스텔톤이 번갈아 ..

딸기네 책방 2003.08.05

장애와 소통하는 법

토베 케이코 글·그림. 자음과모음. 노라 엘렌 그로스. 한길사 몇해전 전문직종에서 제법 잘 나가는 사람을 취재차 만났다. 심심찮게 신문에 이름이 거론되기에 "언제 출마하실거냐"고 물었더니 "지금은 아니"란다. 그분 아이가 자폐아라고 했다. 정치 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아이에게는 아직 아빠가 필요한 때라는 얘기였다. 토베 케이코의 만화책 `사랑하는…'의 주인공 히카루는 자폐아다. 싸우고 울고지새던 일중독자 아빠, 마음 약한 엄마가 자폐아를 매몰차게 대하는 사회와 맞부딪쳐 함께 싸우는 것이 책의 줄거리다. 사회는 장애를 가진, 혹은 그저 다른 사람들과 `다를' 뿐인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 걸까. 과학저널리스트인 매트 리들리는 다운증후군 아기를 낳을까 싶어 낙태를 하는 세태를 비꼬면서 "사람들은 `그저 ..

딸기네 책방 2003.07.28

우리가 정말 사랑하고 있을까

우리가 정말 사랑하고 있을까 생 텍쥐페리 (지은이) | 유혜자 (옮긴이) | 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 2000-04-01 생텍쥐페리는 명상가이고 시인이다. 야간비행, 사막, 바람과 모래와 별들. 그리고 실종. 영화처럼, 소설처럼, 그림처럼 낭만적인 말들로 이뤄진 그의 생애. 의 문구들은 언제 읽어도 가슴에 저며온다. 네 개의 벽과 기둥이 지붕을 덩그러니 받치고 있다고 해서 모두 집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붕을 올리고, 벽돌을 쌓아올렸다고 모두 집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그 공간에 대한 추억과 애착만이 그것을 진짜 집으로 만들어주며 그곳에 담긴 인간의 영혼을 보호해준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바로 곁에 있는 것보다 더 가깝게 느껴지고, 눈에 보이지 않아도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감정의 풍요로움을 ..

딸기네 책방 2003.07.09

스티븐 제이 굴드, '인간에 대한 오해'

인간에 대한 오해 스티븐 제이 굴드. 김동광 옮김. 사회평론 작년 5월 스티븐 제이 굴드가 지병으로 숨졌을 때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찰스 다윈 이후 가장 유명한 생물학자가 사망했다"고 선언했다. 신문에 쓰인대로 굴드는 '스타 과학자'였다. 30년 가까이 수많은 에세이와 저술을 남긴 대중적인 과학자이기도 했지만, 그가 갖고 있는 스타성은 학문적 업적과 날카로운 사회적인 메시지를 바탕으로 한 것이었기 때문에 공허한 것이 아니었다. 굴드가 숨진지 1년이 넘어서, 굴드의 최대 역작 중 하나인 이 책이 출간됐다. 책은 생물학적(유전적) 결정론에 대한 비판서로 요약할 수 있다. 굴드의 다른 저서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주제가 명확하다. '인간의 지능에 대한 신화'를 깨뜨리는 것이다. 센세이셔널하게 표현하면 '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