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13

[구정은의 '수상한 GPS']34살 의사 리원량의 죽음과 시진핑의 위기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이 퍼질 무렵이었다. 중국 당국이 우왕좌왕하며 은폐에 급급했을 때,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오던 미국인 환자가 경유지인 베트남 하노이 병원에서 숨졌다. 이 환자의 죽음을 세상에 알린 것은 세계보건기구(WHO) 소속으로 일하며 하노이 병원 현장을 조사한 이탈리아 의사 카를로 우르바니였다. 우르바니는 그 자신 사스에 걸려 결국 숨졌고, 의료진 감염 문제가 대두됐다. 그후 17년, 중국은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사태를 만났다. 이번엔 의료진 감염을 막겠다고 했지만 미국의사협회보(JAMA) 지난 7일 자료에 따르면 병원 내 감염이 4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한 시내 병원의 확진자 138명을 조사해보니 의료진 40명과 다른 병으로..

[뉴스 깊이보기]2%? 4%? '신종 코로나' 타격, 중국과 세계경제 영향은

2%, 4%, 5.5%.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에 대한 투자회사들과 경제전문가들의 예측치다. 세계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중국에 미칠 영향은 곧 세계로도 파급될 수밖에 없다. 항공사들이 중국 연결편들의 운항을 중단하고 폭스콘, 도요타, 스타벅스, 맥도날드, 폭스바겐 등 다국적기업들이 줄줄이 매장을 닫거나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베이징 당국은 춘제(설) 연휴까지 연장했다. 생산과 소비가 일시 둔화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문제는 ‘얼마나’다. 중국과 세계 경제가 ‘코로나 위축’을 겪을지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린다. ‘사스 영향’ 엇갈린 해석 일각에선 중국의 올 1분기 GDP 성장률이 5.9% 정도가 될 것이라면서 큰 영향이 없을 ..

[구정은의 '수상한 GPS']10만명 소도시 살린 부티지지, 민주당도 살릴까

미국 인디애나주 북부에 있는 사우스벤드는 1865년 상인들이 모피를 거래하러 모이면서 생겨난 인구 10만명의 소도시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5대호에 인접한 입지와 세인트조지 강 덕분에 내륙 수상교통의 요지였지만 1960년대부터 쇠락하기 시작했다. 2차 세계대전 때만 해도 4만3000명을 고용했던 자동차회사 스튜드베이커가 1963년 문을 닫고 농기계공장들도 줄자 주민들도 떠났다. 몰락한 산업지대 ‘러스트벨트’ 소도시의 전형이었다. 하지만 사우스벤드는 요즘 되살아나고 있다.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늘기 시작했으며 도시의 경제구조도 의료와 교육, 테크놀로지와 관광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사우스벤드가 미국 뉴스에 등장하게 만든 1등 공신은 2012년 초부터 올 1월 1일까지 재임한 피트 부티지지 전 ..

예루살렘도 불법 정착촌도 이스라엘 땅? 트럼프의 새 중동평화구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 28일(현지시간) ‘중동평화구상’을 발표했다. 팔레스타인 땅인 요르단강 서안에 이스라엘이 불법적으로 지은 이른바 ‘정착촌’들을 모두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하겠다고 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모두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예루살렘에 대해선 ‘이스라엘의 수도’임을 인정해주겠다고 했다. 수차례의 유엔 결의 등을 통해 국제법 위반으로 지적된 이스라엘의 행위들을 미국이 공인해주겠다는 것이어서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났고, 이어 이런 내용의 중동평화구상을 발표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불법 정착촌들에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해주는 대신에 앞으로 4년 동안은 이스라엘이 새 정착촌을 짓지 않을 것을 요구했다. ..

[구정은의 '수상한 GPS']사스, 메르스, 신종 코로나…21세기의 전염병들

2020.2.3 2019년 12월 말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신종 폐렴 환자가 확인됐다. 세계를 불안하게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사태의 시작이었다. 중국 당국이 인구 1100만명의 우한시를 봉쇄하고 인민해방군까지 대대적으로 방역에 투입했지만 확산세는 그칠 줄을 모른다. 3일까지 중국 본토 사망자는 362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필리핀에서 사망한 사람까지 합치면 363명이다. 349명이 사망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을 넘어섰다. 전 세계 감염자 수가 1만8000명에 육박한다. 각국이 전세기로 자국민들을 실어나르고 우한 방문자들의 출입국 통제를 시작했으나 역부족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세 차례 회의 끝에 신종 코로나를 ‘국제 공중보건비상사태(PHEIC)’로 선언했..

21세기의 전염병들(3) 메르스

메르스(MERS) 증상과 바이러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웹사이트에 올린 안내문을 보면 메르스-코로나바이러스(MERS-CoV) 감염증의 증상은 천차만별이다. 거의 아무 증상이 없이 지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심하면 사망에 일으게 하는 극심한 호흡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일반적인 증상은 열과 기침, 호흡곤란이다. 폐렴으로 전이되는 경우도 많다. 설사를 비롯한 소화장애를 일으킨 사례도 보고됐다. 고령자와 면역기능이 약한 사람들, 암이나 신장질환 혹은 만성 폐질환과 당뇨 등을 앓는 이들이 감염되면 특히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마다 다소 다르긴 하지만, 치사율이 35~40% 정도로 높았던 것도 이 감염증의 특징 중 하나였다. 다만 WHO는 증상이 미약했을 경우 메르스 확진을 받지 않은 이들이 있었을 것이기 때..

21세기의 전염병들(2) 신종플루

신종플루 멕시코의 ‘0번 환자’ 말 그대로 세계를 휩쓴 신종플루 전염병이 처음 이슈로 떠오른 곳은 멕시코 베라크루스주(州)의 라글로리아였다. 이곳에서 2009년 봄에 ‘돼지 인플루엔자’라 불린 질병이 돌기 시작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그 전까지 인간에게서 나온 적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종류라는 판단을 내렸다. 어린 에드가에게는 ‘니뇨 세로(Nino Cero)’ 즉 ‘0번 환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초반에는 멕시코에 국한된 지역적 감염사태로 여겨졌다. 멕시코 정부는 멕시코시티 등 대도시의 대중교통과 다중이용시설을 통제하며 질병을 억제하려 애썼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그 해 4월이 되자 세계로 퍼져나갔고 세계보건기구(WHO)는2005년 만들어진 규정에 따라 최초로..

21세기의 전염병들(1) 사스

2019년 12월 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신종 폐렴 환자가 확인됐다. 세계를 불안하게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의 시작이었다. 당국이 인구 1100만명의 우한시를 봉쇄하고 인민해방군까지 대대적으로 방역에 투입했지만 확산세는 그칠 줄을 모른다. 지금까지 사망자는 426명으로, 349명이 사망한 사스를 넘어섰다. 감염자 수는 20626명에 이르렀다. 각국이 전세기로 자국민들을 실어나르고 우한 방문자들의 출입국 통제를 시작했으나 역부족이다. 3일 기준 확산지역은 중국, 일본, 태국, 싱가포르, 한국 등 25개국이다. 2009년 전세계로 확산된 신종플루에 비해서는 적지만, 2015년 27개국으로 확산된 메르스와는 비슷한 수치다. 국내에서도 3일 기준 1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확진자들 중에는 감염..

WHO 긴급위 재소집…오늘 밤 신종코로나 '비상사태' 결정

세계보건기구(WHO)가 다시 긴급위원회를 열고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 국제 공중보건비상사태(PHEIC)를 선언할지를 논의하기로 했다. WHO는 29일 스위스 제네바 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시간 30일 오후 9시30분 긴급위원회를 다시 소집한다고 밝혔다. WHO는 지난 22일과 23일 연달아 긴급위원회 회의를 했지만 비상사태를 선언할 단계는 아니라며 확산 상황과 질병 정보를 지켜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29일 기준으로 한국을 비롯해 일본, 태국, 미국, 프랑스, 독일 등 감염증 17개 국가로 확산되자 긴급위원회를 재소집했다. 중국의 확진 환자는 70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 수는 170명에 이른다. “사람 간 전염 확인”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

[구정은의 ‘수상한 GPS’]스타 과학자도 속수무책…중·미 질병통제 시스템은

전염병 전문 스타 과학자도 속수무책이었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그렇게 데었는데도 여전히 중국의 전염병 대응 능력은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우한에서 시작된 폐렴 사태가 그대로 보여줬다. 전염병이 순식간에 지구적으로 확산되는 시대에, 중국의 질병 통제 역량은 여전히 권위주의적인 행정당국에 맡겨져 있음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CCDC)는 후베이성 우한에서 지난해 12월 31일 폐렴 환자가 처음 확인되고 사흘만에 변종 바이러스를 분리하는 데에 성공했다. “CCDC가 중국 내에서 신종 전염병 바이러스 분리에 처음 성공했으며 곧바로 백신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하지만 사스 때와 비교해 대응체계가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이후 중국 전역으로 퍼지고 주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