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12

골리앗에 맞선 에콰도르의 다윗들

큰 놈한테 작은 놈이 용감하게 덤비는 걸 '다윗 대 골리앗의 싸움'이라 하죠. 국제 기사에서 보통 '다윗 대 골리앗'이라 하면, 요새는 다국적 거대 기업 대 토착민들의 싸움을 말하는데요. 남미 에콰도르 산골에 이런 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남미 에콰도르 산간지방의 인디오 원주민들이 지역 환경을 파괴하는 다국적 에너지기업 셰브론 텍사코를 상대로 10년째 힘겨운 법정 투쟁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라틴아메리카프레스는 22일 거대기업의 횡포에 맞선 에콰도르 북부 오레야나주(州) 누에바 로하 원주민들의 투쟁을 전했습니다. 셰브론 텍사코 본사가 있는 미국의 법원도, 거대기업의 입김에 좌우되는 에콰도르의 법원도 이들의 편이 아니지만 골리앗에 맞선 다윗의 싸움은 환경단체들과 원주민들의 성원 속에 계속되고 있습니..

룰라가 부시를 만났을 때.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과 루이스 이냐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20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서로 다른 출신과 성향을 가진 두 정상의 만남으로 미리부터 관심을 불러모았던 이날 회담에서 두 정상은 서로의 외교술을 한껏 과시했다. 룰라 대통령의 워싱턴 외교는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이라크전에 반대했던 국가 원수로서는 처음으로 전후 백악관을 방문했다. 부시 대통령은 집무실인 오벌 룸에서 룰라 대통령을 맞았으며 "브라질은 북미와 남미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몫을 하고 있다"는 말로 대화를 시작했다. 룰라 대통령의 당선에 경계심을 보였던 백악관이지만, 이날 만남은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두 정상의 대면은 지난 1월 룰라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룰라 대..

아프리카 초원도 '민영화' 한다?

아프리카 초원지대의 자연공원들이 민간에 넘어가게 됐습니다. 지역개발과 환경의 효과적 보전이라는 명분하에 진행되는 대규모 민영화 사업을 놓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영국 BBC방송은 16일 잠비아, 말라위, 우간다, 케냐, 모잠비크,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6개국의 국립 자연공원들이 민영화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독일 출신의 백만장자 사업가 파울 반 블리싱겐이 추진하고 있는 이 공원 프로젝트가 현실화되면 지구상 최대의 야생동물 군락지인 아프리카 남부의 초원.밀림지역은 초대형 ‘사파리 벨트’로 바뀌게 될 전망입니다. 형식은 장기임대를 통해 공원 관리를 위탁한다는 것이지만 사실상 민영화계획이나 다름없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반 블리싱겐은 이미 남아공 북부의 마라켈레 국립공원을 위탁운..

에어버스, 보잉을 제치다

저는 항공산업에 약간의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비행기 탈 일이 많지는 않았지만, 실은 제가 몇해 전 잠깐 공항을 출입한 적이 있거든요. 이른바 '나와바리'가 공항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만 해도 영종도 신공항 생기기 전이라, 김포공항에 일주일에 두세번씩 들렀더랬죠. 각설하고, 항공시장 이야기입니다. 항공기 시장의 치열한 경쟁에서 `만년 2위' 에어버스가 결국 보잉을 제쳤습니다.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단순히 업계 부동의 1위가 만년 2위에 추월당한 그런 스토리가 아니라, '미국 대 유럽'의 싸움에서 유럽이 이긴 것인 동시에, 군수산업과 민간산업의 경쟁 구도로 진행돼온 싸움에서 민간 쪽이 우세를 보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럽 항공기제작 컨소시엄인 에어버스는 15일 연간 항공기 수주 건수에서 사상 처..

멕시코판 '살인의 추억'

공장지대와 농촌이 뒤섞인 소도시, 어두운 밤길을 걷는 젊은 여성. 살인마가 등 뒤에서 여성을 덮친다. 차례로 희생된 여성들의 시신에서는 성폭행과 고문의 흔적이 발견된다. 범인을 잡으려는 경찰의 추적은 허술하고, 사건은 점점 미궁에 빠진다. 10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 연쇄살인. 엽기적인 범죄, 무기력한 공권력. 시민들은 공포에 빠진다. 영화 '살인의 추억'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이런 일이 멕시코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미국과 접경한 멕시코 북부 공업도시 시우다드 후아레스시(市)는 젊은 여성들을 노린 연쇄살인으로 공포에 휩싸여 있다. 이 도시에 사는 호세피나 곤살레스 부인은 지난 2001년 10월 여느때와 다름없이 딸 클라우디아(당시 20세)를 일터로 보냈다. 딸은 며칠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고, ..

아르헨 새 정권에 걸린 희망과 우려

아르헨티나의 네스토르 키르츠네르 정부가 오는 25일 희망과 우려 속에 공식 출범한다. 새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높지만, 서구 자본과 국제금융기구들은 브라질에 이어 아르헨티나에서도 중도좌파 정권이 탄생하자 라틴아메리카 `좌파바람'을 우려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첫 고비 키르츠네르 당선자의 첫번째 과제는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채무상환조정 협상이다. 이 협상은 새 정권의 행보를 가늠케 해줄 잣대여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협상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양측 간에는 벌써 마찰 조짐이 나타났다. IMF의 톰 도슨 대외관계국장은 22일 "아르헨티나는 협상을 하기 전에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발언은 전날 키르츠네르 당선자가 "외채 상환 요구에 무리해서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광우병 파동 재연되나

캐나다 최대의 축산지역에서 광우병에 감염된 소가 발견됐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1만6000톤이 넘는 캐나다산 쇠고기를 수입한 것으로 드러나 식탁의 불안감이 다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정부는 20일 서부 앨버타주 페어빌의 농장에서 소 한마리가 보통 광우병이라 불리는 우해면양뇌증(牛海綿樣腦症·BSE)에 걸린 것으로 확인돼 확산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라일 밴클리프 농업장관은 이날 앨버타주 주도(州都) 에드먼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8살짜리 소에서 광우병 유사증상을 발견, 영국의 임상연구소에 보내 검사한 결과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감염된 소의 출생과 사육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도축된 이후 유통되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는 지난 1993년 영국산 수입소에서 광..

룰라는 여전히 희망

라틴아메리카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어서 애먹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의 최대 화두이자 뉴스거리는 역시 브라질 룰라정권이다. 룰라가 과연 '성공'할 것인가. 아직 내다보기엔 좀 이르다. 내가 아는바가 없으니 설명할 것은 별로 없고, 라틴아메리카프레스에 실린 분석기사를 찬찬히 읽어봤다. 벌써 룰라가 집권한지 다섯달째. 이 신문은 현재 룰라정권의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sky-high popularity and down-to-earth challenges - 하늘을 찌르는 인기, 땅이 꺼질듯한 시련. 다음은 신문 내용이다. 집권 100일. 룰라의 정당인 집권 노동자당(PT)과, 대선기간 연합했던 좌파세력들 사이에서 룰라에 대한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국민 대다수는 여전히 룰라 정권이 사회구조를 실질..

미국의 중동 자유무역지대 구상

미국이 얼마전 "10년 내 중동에 자유무역지대(FTA)를 창설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지난 9일 콜럼비아의 남캐롤라이나대학교에서 졸업식 식사를 해주면서 "앞으로 10년 안에 미-중동 자유무역지대를 창설할 것을 제의한다" "이는 중동에 지유시장경제와 공정한 법체계를 정착시켜 자유와 번영, 평화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방문과 때를 같이 해 발표된 부시대통령의 이날 '제안'은 이라크전쟁 전 밝혔던 이른바 '중동 민주화. 글로벌화'를 실현하기 위한 큰 틀을 그려보인 것이다. 미국은 이라크전이 끝남과 동시에 중동평화 로드맵을 완성시켜 이.팔 평화협상을 밀어붙이고 있다. 중동 역내 불안의 가장 큰 원인인 이.팔 분쟁은 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