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119

어제의 오늘/ 2000년 러시아 핵잠 쿠르스크호 침몰

2000년 8월 12일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호가 노르웨이 북부 바렌츠해에서 갑작스런 폭발음을 남기고 침몰했다. 해저 108m로 가라앉은 잠수함에는 승무원 118명이 타고 있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끌던 당시 러시아 정부와 군은 사고가 나자 쉬쉬하기 바빴다. 핵잠 침몰 사실은 러시아 정부나 언론이 아닌 서방 소식통들을 통해 먼저 세계에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는 사건이 보도되고 이틀이 지나서야 침몰 사실을 인정했다. 더 참혹한 일은, 사고 당시 핵잠 안에 118명의 승무원이 타고 있었으며 침몰 뒤에도 상당한 시간 동안 승무원들이 살아있었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러시아는 군사기밀에 관련돼 있다는 이유로 서방의 구조작업 지원 제안을 거절했고 승무원 구출작업에도 늑장을 부렸다. 결국 가라앉은 ..

러시아 인권운동가 또 피살

러시아에서 체첸 인권 실태를 비판해온 여성 인권운동가가 또 피살됐습니다.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온 체첸 대통령이 이번 사건의 배후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체첸 문제를 거론하는 사람들은 러시아에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잔혹한 현실을 다시한번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체첸 인권단체 ‘메모리얼’에서 활동해온 나탈랴 에스테미로바(50)가 15일 체첸에서 납치·살해됐다고 BBC방송 등이 보도했습니다. 에스테미로바는 이날 체첸 수도 그로즈니에서 차량을 탄 무장괴한들에 납치됐으며, 몇시간 뒤 인접한 잉구셰티야 공화국의 나즈란에서 머리와 가슴에 상처를 입은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에스테미로바는 러시아-체첸 혼혈로, 대학을 졸업하고 그로즈니에서 역사교사로 일하다가 2000년 인권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2006년 체첸문제..

러시아, "미군에 항공로를 열어주마"

러시아가 미군에 영공을 내주기로 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보급로를 확보하지 못해 애를 먹던 미군에게 항공로를 열어주기로 한 것이다. 최근 몇년간 냉기가 돌았던 두 나라 사이에 훈풍이 불 조짐이다. 뉴욕타임스 등은 4일 양국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과 러시아 간 영공통과협정 협상이 타결됐다고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8일 모스크바 방문 때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협정에 서명하고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보급로 제공은 아프간 대공세에 나선 오바마 정부를 위한 크렘린의 선물인 셈이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수석 보좌관 세르게이 프리호드코는 “육로와 항공로 모두를 열어주겠지만 미군의 보급은 대부분 항공로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협정에 따르면 미군은 하루 10~12회까지..

나라가 평안해야 국민이 오래산다- WHO 보고서

올해 태어나는 일본의 여자아이들은 평균적으로 2095년까지 살 수 있다. 운이 좋으면 22세기를 볼 확률도 높다. 하지만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태어난 남자아이들의 경우, 네 명 중 한 명은 다섯 살까지도 살아남기 힘들다. 어린 시절을 넘긴다 해도 마흔살 넘어까지 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1일 유엔 밀레니엄개발목표(MDG)의 보건 분야 목표달성을 점검하고 세계 각국 보건현황을 담은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1990년에서 2007년 사이 각국의 평균기대수명과 영아 사망률 등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여준다. 지금 태어난 아이가 앞으로 몇 살까지 살 수 있을지를 예측한 수치인 평균기대수명은 한 사회의 보건·의료 수준을 가늠케 하는 잣대다. 이번 보고서는 특히 정치불안과 내전..

어제의 오늘/ 대한항공기 무르만스크 '강제착륙' 사건

1978년 4월20일 오후(현지시간), 대한항공 보잉707 902편이 프랑스 파리의 오를리 공항을 이륙했다. 외국인 62명을 포함한 승객 97명과 승무원 13명 등 110명을 태운 여객기는 도쿄를 거쳐 서울로 오는 정기 여객편이었다. 당시에는 한국과 소련 간 항공협정이 체결되지 않았던 터라 여객기는 미국 알래스카의 경유하는 북극 항로로 운항됐다. 그러나 앵커리지 공항에 착륙, 급유를 받을 시간이 되었는데도 항공기는 나타나지 않았고 교신조차 되지 않았다. 여객기의 행방을 알려준 것은 외신이었다. AP통신은 당시 백악관 대변인이던 조지 파웰의 말을 인용, “마지막 교신 지점과 레이더 추적 결과 등으로 미뤄볼 때 여객기는 소련 변경에 강제착륙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주한 미국사관 측이 “대한..

러시아-OPEC 기름값 올리려 밀착?

러시아가 석유값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동 산유국들과 밀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AP통신은 러시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영구 참관국’ 지위를 요구하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이고르 세친 부총리는 이날 OPEC 관리들과 모스크바에서 회동을 갖고 협력을 강화할 뜻을 밝혔으며, 영구 참관국 지위를 부여받기를 원한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 산유국이지만 OPEC에는 가입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2004년 이후 유가가 배럴당 70~90달러 대로 치솟은 동안 막대한 오일달러를 벌어들였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경제침체 여파로 유가가 떨어지면서 경제난을 겪고 있다.러시아는 지난해 사우디, 카타르, 알제리 등의 천연가스 생산국들과 연쇄회동을 갖고 가스생산..

메드베데프 '홀로서기' 성공할까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실세’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불화설이 나오고 있다. 2일로 대선 승리 1년을 맞은 메드베데프가 최근 푸틴으로부터의 정치적 독립을 시도하면서 둘 사이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것.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에 러시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경제 위기가 정치적 균열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영국 가디언은 3일 메드베데프가 경제정책을 놓고 여러차례 푸틴을 비판하는 등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드베데프는 “정부가 금융위기에 늑장대처했다”,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매우 느리게 오고 있다”며 행정부를 이끄는 푸틴을 에둘러 공격했다. 메드베데프는 국영기업 운영문제를 놓고도 푸틴과 견해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드베데프는 제..

"중앙아시아는 내 텃밭" 세몰이하고 나선 러시아

러시아가 옛소련권 국가들을 거느리고 세 몰이에 나섰다. 러시아는 키르기스스탄 내 미군기지를 없애도록 해 미군 아프가니스탄 보급로를 위협한데 이어, 4일 옛소련권 7개국을 묶는 신속대응군을 창설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기선을 제압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동진을 막는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 문제에 러시아가 다시 개입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러시아를 비롯해 키르기스, 우즈베키스탄, 벨로루시 등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소속 7개국 정상이 이날 모스크바에 모여 신속대응군 창설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공수부대를 주축으로 1만명 규모가 될 이 신속대응군은 역내 분쟁, 테러, 마약밀매 등 조직범죄에 공동대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새 수장 맞은 러시아 정교

러시아 정교회가 수장을 새로 뽑았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러시아 정교회 제16대 총대주교에 키릴(62) 대주교가 선출됐다고 27일 보도했다. 화려한 이콘(icon·도상)들로 가득한 모스크바 구세주교회에 둘러앉은 정교회 사제·주교들의 총대주교 투표와 키릴 총대주교의 취임식을 담은 사진들이 외신들을 장식했다. 세간의 관심은 러시아 정교라는 종교 자체보다는, 민족주의와 결합해 ‘강한 러시아’를 이끄는 정신적·문화적 지주가 되고 있는 정교의 ‘국가적 역할’에 쏠려 있다. 새 총대주교의 선출로 오랜 세월 고립됐던 러시아 정교회가 현대적인 종교로 변신할지, 또 크렘린과는 어떤 관계를 맺을지도 관심거리다. ‘1000년의 고립’ 정교의 부활 정교는 1000여년 전 로마 가톨릭과 갈라진 비잔틴제국(동로마제국)의 공식 종교..

러시아 반정부 인사들 잇달아 피살

러시아의 체첸 탄압에 항의해온 반정부 성향의 변호사와 언론인이 한꺼번에 피살됐다. BBC방송은 19일 러시아의 유명 인권변호사 스타니슬라프 마르켈로프가 모스크바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마르켈로프는 체첸 자치공화국에서 러시아군에 살해된 헤다 쿤가예바 유족들을 위한 법정 싸움을 벌여왔다. 쿤가예바는 2000년 러시아군 대령 유리 부다노프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됐다. 부다노프는 2003년 유죄판결과 함께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으나, 그가 복역하고 있던 디미트로프그라드의 지방법원은 지난해 말 부다노프를 조기 석방했다. 마르켈로프는 부다노프 석방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마르켈로프는 부다노프 석방이 부당하다며 항소하겠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