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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전염병들(2) 신종플루

신종플루 멕시코의 ‘0번 환자’ 말 그대로 세계를 휩쓴 신종플루 전염병이 처음 이슈로 떠오른 곳은 멕시코 베라크루스주(州)의 라글로리아였다. 이곳에서 2009년 봄에 ‘돼지 인플루엔자’라 불린 질병이 돌기 시작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그 전까지 인간에게서 나온 적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종류라는 판단을 내렸다. 어린 에드가에게는 ‘니뇨 세로(Nino Cero)’ 즉 ‘0번 환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초반에는 멕시코에 국한된 지역적 감염사태로 여겨졌다. 멕시코 정부는 멕시코시티 등 대도시의 대중교통과 다중이용시설을 통제하며 질병을 억제하려 애썼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그 해 4월이 되자 세계로 퍼져나갔고 세계보건기구(WHO)는2005년 만들어진 규정에 따라 최초로..

21세기의 전염병들(1) 사스

2019년 12월 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신종 폐렴 환자가 확인됐다. 세계를 불안하게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의 시작이었다. 당국이 인구 1100만명의 우한시를 봉쇄하고 인민해방군까지 대대적으로 방역에 투입했지만 확산세는 그칠 줄을 모른다. 지금까지 사망자는 426명으로, 349명이 사망한 사스를 넘어섰다. 감염자 수는 20626명에 이르렀다. 각국이 전세기로 자국민들을 실어나르고 우한 방문자들의 출입국 통제를 시작했으나 역부족이다. 3일 기준 확산지역은 중국, 일본, 태국, 싱가포르, 한국 등 25개국이다. 2009년 전세계로 확산된 신종플루에 비해서는 적지만, 2015년 27개국으로 확산된 메르스와는 비슷한 수치다. 국내에서도 3일 기준 1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확진자들 중에는 감염..

WHO 긴급위 재소집…오늘 밤 신종코로나 '비상사태' 결정

세계보건기구(WHO)가 다시 긴급위원회를 열고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 국제 공중보건비상사태(PHEIC)를 선언할지를 논의하기로 했다. WHO는 29일 스위스 제네바 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시간 30일 오후 9시30분 긴급위원회를 다시 소집한다고 밝혔다. WHO는 지난 22일과 23일 연달아 긴급위원회 회의를 했지만 비상사태를 선언할 단계는 아니라며 확산 상황과 질병 정보를 지켜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29일 기준으로 한국을 비롯해 일본, 태국, 미국, 프랑스, 독일 등 감염증 17개 국가로 확산되자 긴급위원회를 재소집했다. 중국의 확진 환자는 70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 수는 170명에 이른다. “사람 간 전염 확인”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

[구정은의 ‘수상한 GPS’]스타 과학자도 속수무책…중·미 질병통제 시스템은

전염병 전문 스타 과학자도 속수무책이었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그렇게 데었는데도 여전히 중국의 전염병 대응 능력은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우한에서 시작된 폐렴 사태가 그대로 보여줬다. 전염병이 순식간에 지구적으로 확산되는 시대에, 중국의 질병 통제 역량은 여전히 권위주의적인 행정당국에 맡겨져 있음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CCDC)는 후베이성 우한에서 지난해 12월 31일 폐렴 환자가 처음 확인되고 사흘만에 변종 바이러스를 분리하는 데에 성공했다. “CCDC가 중국 내에서 신종 전염병 바이러스 분리에 처음 성공했으며 곧바로 백신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하지만 사스 때와 비교해 대응체계가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이후 중국 전역으로 퍼지고 주변..

사막엔 눈 오고, 핀란드는 '파릇파릇'···세계 곳곳 '이상한 겨울'

2020.01.27 09:28 사막의 도시 두바이. 야자수 모양을 한 인공섬과 마천루들로 유명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 거리 곳곳이 이달 중순 물에 잠겼다. 거센 바람에 거리의 야자수 화분들이 쓰러지고 도심 전광판에는 교통안전 경고들이 떴다고 걸프뉴스는 전했다. 통상 두바이는 연간 강수량이 75mm에 불과한데, 지난 10일부터 15일 사이에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고 강풍이 불면서 벌어진 일이다. 아부다비와 알다프라 지역에도 천둥번개가 치고 비가 쏟아졌다. 두바이에 폭우가 쏟아질 무렵, 북아프리카 이집트의 항구도시 알렉산드리아에는 눈이 쏟아졌다. 시민들이 거리로 나서서 모처럼의 겨울을 즐겼다. 이 지역에 1월에 눈이 온 것은 100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수도 카이..

국제사법재판소, 미얀마에 "로힝야 학살 막아라" 명령

국제사법재판소(ICJ)가 미얀마 정부에 “로힝야족 집단학살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명령했다. 미얀마의 소수민족 로힝야 학살에 대해 국제사법기구가 국제법 상 구속력이 있는 명령을 내린 것이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J는 23일(현지시간) 미얀마의 소수민족 로힝야족이 극도로 취약한 상태에 있다면서 “할 수 있는 권한 내에서 집단학살을 막을 모든 조치를 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ICJ는 웹사이트에 공개한 명령문에서 “제노사이드(집단학살) 범죄를 방지하고 처벌하기 위한 1948년 협약에 따라 미얀마는 로힝야족에 대한 초법적인 살인과 물리적 학대, 성폭행을 비롯한 성적 폭력, 집과 마을에 대한 방화, 농지와 축산활동 파괴, 식량과 생필품 박탈 등을 막을 조치를 즉시 취해야 한다”..

[구정은의 '수상한 GPS']미 국무장관 6명째 상대하는 러시아 외교장관

러시아가 개각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무기한 집권’ 초석을 놓기 위한 개헌을 추진하면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가 물러나고 새 내각을 구성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갑자기 내각 총사퇴를 발표할 때만 해도 러시아 정부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나 싶었지만 21일 공개된 새 내각을 보면 기존 ‘푸틴 체제’가 거의 그대로 유지됐다. 연방국세청장이던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가 새로 임명됐고 푸틴 대통령의 경제보좌관으로 일해온 안드레이 벨로우소프가 제1부총리를 맡은 것 외에 큰 변화는 없었다. 무엇보다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이 유임됐다. 현지언론 RT는 “각료 12명이 유임되고 9명이 바뀐 이번 개각으로 내각 평균연령은 50세 이하로 낮아졌다”면서 “그러나 외교·국방정책 기..

[정동길에서]호르무즈에서 뭘 할까

군대를 보내야 할 때가 있다. 남의 나라 군인들이라도 가서 도와주는 게 필요한 곳들이 있다. 1990년대에 서아프리카의 시에라리온에서 내전이 일어났다. 참혹했다. 영국군이 나중에 들어가 상황을 진정시켰지만 너무 늦었다. 옛 유고연방 내전 때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은 현장에 있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동아프리카 르완다에서도 학살극이 벌어졌다. 벨기에와 프랑스는 개입할 수 있었는데 방치했다. 학살자들을 돕기도 했다. 미국도 관심이 없었다. 영화 로 유명해진 밀콜린스호텔 직원이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팩스를 보내 도움을 호소했다고 한다. 클린턴은 모든 상황이 다 끝난 뒤 1998년 3월 르완다에 들렀다. 아프리카 순방길에 잠시 비행기를 르완다 수도 키갈리 공항에 착륙시키고 학살 당시 도움을 거부한 것을 ..

[구정은의 '수상한 GPS']‘우한 폐렴’ 비상…시진핑 “단호히 막아라”

“확산은 제한적” “해외에서 첫 발병” “춘제 대이동 비상” “단호히 억제하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nCoV)에 의한 중국 ‘우한 폐렴’이 퍼져온 과정이다. 발견된 초기만 해도 특정 수산물 시장과 관련돼 있어 널리 퍼질 가능성이 적었고,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감염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였다. 대응도 이전보다 빨랐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등을 거치며 국제사회가 ‘전염병의 세계화’에 대응하는 법을 진화시켜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여러 곳으로 퍼지고 태국과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도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우한 폐렴 환자가 처음 확인된 것은 지난해 12월31일이다. 증상은 일반적인 폐렴과 비슷하다. 열이 나고 마른기침을 하며,..

[라운드업] 폭격, 암살, 미사일, 오폭…미-이란 갈등 총정리

폭격, 암살, 미사일, 오폭.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갈등이 연초부터 세계를 혼란 속으로 몰아넣었다. 두 나라의 해묵은 악연이 전운으로 이어질 것인지 세계가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미-이란 갈등의 전개과정과 파장, 앞으로의 영향을 정리해본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갈등은 어떻게 전개돼왔나 미국이 일방적으로 깨뜨린 핵합의 2015년 미국 등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이란은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이라는 이름으로 핵협정을 맺었다. 이란이 우라늄 농축 한도를 지키고, 포르도 지역의 지하 핵시설 가동을 중단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고, 미국은 그 대신에 제재를 풀어주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2017년 5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이를 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