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94

군사주의에 갇힌 근대 -별점 7개짜리.

군사주의에 갇힌 근대 문승숙 (지은이) | 이현정 (옮긴이) | 또하나의문화 | 2007-02-01 으으으... 이런 책은 별점을 마구마구 더줘야 하는데... 아주 속이 시원했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모두 이 책을 한번씩 읽어봤음 좋겠다. 올 하반기 읽은 책들 중에 정말이지! 맘에 드는 책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만들어지고 군사독재, 다른 말로 ‘개발독재’가 시작된 이래 남성성과 여성성을 어떻게 차별해서 ‘나라만들기/국민만들기’에 동원했는지를 파헤친다. 저자는 1960년대부터 1987년 이전까지를 ‘군사화된 근대성과 성별적 대중동원’의 시기로 규정하고, 그 이후 2002년까지를 ‘군사화된 근대성의 쇠퇴와 성별화된 시민성의 대두’로 정리한다. 말하자면 이 책의 핵심 개념은 ‘군사화된 근대성’이다. 귤이 ..

딸기네 책방 2007.07.21

인도 여성대통령 당선

지난 19일 치러진 인도 대선에서 사상 첫 여성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더 타임스 오브 인디아 등 인도 언론들은 20일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인단 투표가 완료됐다며 집권 국민회의 등 여당 연합 통일진보연합(UPA) 단일후보로 나선 프라티바 파틸(72ㆍ사진) 라자스탄 주지사의 당선이 유력시된다고 보도했다. 인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일 전국 29개 주(州)에서 투표함을 수거했으며 21일 개표를 통해 당선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총리가 행정 전반을 책임지는 인도에서 대통령은 국가원수이자 군 최고통수권자로 상징적인 권한을 가진다. 대통령은 국민 직접선거가 아닌 상하 양원 의원들과 지방의회 의원 등 선거인단의 투표로 선출된다. 인도 언론들은 의회 의석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UPA의 파틸 후보가..

아베의 끝없는 추락

일본 아베 총리 정권의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들의 연금기록을 대거 분실한 사실이 들통난데 이어, 연금을 관리하는 정부 기관에서 무려 40년간이나 이 문제를 쉬쉬하고 있었다는 것까지 드러나 총체적 행정부실이 도마에 올랐다. ‘초대 방위상’으로 주목받았던 각료는 원폭 투하를 정당화하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다가 결국 물러났다. 각료의 자살과 설화, 행정미숙 등이 겹쳐 아베 내각 지지율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다음달 참의원 선거를 앞둔 자민당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사라진 연금기록’ 40년간 쉬쉬 아사히 신문은 4일 연금 관리를 맡고 있는 사회보험청이 이미 40년 전부터 기록에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사회보험청은 공적 연금 기록 5000만 건을 분실한 사실이 두달전 들통..

주목받는 여성 '2인자'들

다음달 19일 치러질 인도 대선에서 사상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아프리카의 자원부국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도 집권당의 차기 대권후보로 현직 여성부통령이 주목받고 있다. 영국에서는 여당인 노동당 특별전당대회에서 예상을 뒤엎고 여성 정치인이 치열한 접전 끝에 고든 브라운 차기 총리와 호흡을 맞출 부당수로 선출됐다. 아직은 2인자이지만, `다음 차례'를 노리며 기세를 올리고 있는 여성정치인들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인도 대통령 후보 프라티바 파틸 힌두스탄타임스 등 인도 언론들은 오는 7월 19일 대선에서 집권 국민회의가 이끄는 여당연합 통일진보연합(UPA) 후보로 나선 프라티바 파틸(72) 라자스탄 주지사의 당선이 유력하다고 25일 보도했다. 야당 연합 ‘민족민주연합(NDA)’는 파틸에 ..

스피박의 대담 -마이너리티는 누구의 입을 통해 이야기하나

인도 캘커타에서 찍힌 소인 The Post-Colonial Critic 스피박의 대담 가야트리 스피박 (지은이) | 새러 하라쉼 (엮은이) | 이경순 (옮긴이) | 갈무리 스피박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 나와서 무모한 용기를 내어 주문했고, 꾸역꾸역 읽어치우긴 했는데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 것도 같다가, 너무 어려운 소리들만 해서 또 하나도 이해를 못하겠다 싶기도 하다가... 번역도 너무 직역이어서 문장이 아주 꼬여있어서 나하고는 영 안 맞는 스타일의 책이었다. 그래도 생각하게 만드는 것들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나는 외국에 가서 ‘제3세계 여성 지식인’이 돼본 경험은 없지만 유추를 해볼 수는 있을 것 같다. 우리 사회에서 내가 마이너리티적인 요인을 갖고 있다면, 그것은 내가 ‘여성’이라는 점일 것이다...

딸기네 책방 2007.06.04

랜덤한 세계를 탐구한다 -시사비평가와 천재 과학자의 대화

랜덤한 세계를 탐구한다요네자와 후미코, 다치바나 다카시. 배우철 옮김. 청어람미디어 다치바나의 시사비평 ‘멸망하는 국가’를 먼저 읽고, 꽤 괜찮다는 느낌과 함께 어쩐지 찝찝한 느낌 같은 게 좀 있다 하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그냥 과학에 대한 것이다. 다치바나는 유명 저널리스트이고, 요네자와는 유명 과학자다. 특히 요네자와는 여성 과학자인데, 도쿄대 과학부에 여학생이 많지 않던 시절 공부를 시작해서 여성과학자의 대모처럼 돼 있는 인물인 모양이다. 책은 재미있었다. 원자가 불규칙하게 배열돼 있는 고체 혹은 그런 상태를 아몰퍼스 amorphous 라고 하는데 요네자와는 이 물질의 전문가다. 다치바나가 질문을 던지고 요네자와가 대답하는 방식을 통해 두 사람은 아몰퍼스와 현대 물리학, 현대 물리학과 현대의 과학을..

북아일랜드의 중국계 여성 의원

영국령 북아일랜드에서 가톨릭 분리운동 진영과 신교 친 영국파 사이의 오랜 분쟁이 끝나고 평화 정착과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북아일랜드 정치인들 간 신-구교도 권력분점 협상이 극적으로 합의된 가운데, 최근 치러진 총선에서 가톨릭도 신교도 아닌 홍콩 출신의 여성정치인이 평화와 화해의 상징으로 떠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고 BBC방송이 26일 보도했는데요. 화제의 주인공은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남부에서 신구교 혼합당인 연합당(AP) 소속으로 자치의회에 진출한 당선된 홍콩 출신의 애나 로(56.사진) 의원입니다. 로는 지난 8일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 북아일랜드 최초의 소수민족 출신 의원이 됐습니다. 영국 언론들은 로의 험난했던 선거운동과 당선 이후 행보를 연일 보도하면서 북아일랜드의 보수적인 정치풍토와 ..

면죄부를 없애자!

8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의 날'이다. 유엔은 올해 테마를 `면죄부를 없애자(ENDING IMPUNITY)'는 것으로 정했다. 많은 나라가 성폭력 등에 대한 처벌규정을 만들어놓고 있지만 실제로 여성을 상대로 한 폭력의 상당수는 여전히 가려져 있고, 범죄자들은 처벌을 받지 않은채 빠져나간다. 여성에 대한 폭력이 처벌받지 않은채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 사회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여성의 날 주제인 셈이다. 특히 올해는 전쟁, 분쟁지역 여성들에 대한 집단적 폭력 문제가 심각한 화두로 제기되고 있다. 여성 폭력 `면죄부' 이제는 없애자 올 여성의 날을 전후해서도 세계 곳곳에서는 성차별과 폭력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과 행사들이 벌어진다.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는 지난 1일 여성지위..

루아얄과 메르켈, 여성정치인이라고 다 같은가

그나마 '여류'라는 수식어는 요즘 사라지고 있는 모양이다. '여성'이라는 수식어는 '여류'와 어떻게 다른가. 표피적인 언어의 차이는 말하고 싶지 않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다 같은 집단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파월 같은 흑인과 바락 오바마 같은 흑인이 다른 것처럼. 파월,오바마와 '밑바닥 흑인'들 혹은 '보통의 흑인들'이 어떻게 다른지는 말할 필요도 없으리라.프랑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노리고 있는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53) 후보가 독일을 방문, 앙겔라 메르켈(52) 총리를 만난다. 유럽연합(EU)의 양대 축인 독일과 프랑스 두 나라를 이끌고 있는 여성 정치인들의 만남에 유럽 언론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사람은 여성이라는 공통점 외에는 정치 성향과 성격 등 모든 것이 정반대여서 이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