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163

여행 가고 싶은 곳

룩소르-알렉산드리아-페트라-예루살렘-다마스커스-이스탄불-바그다드-테헤란-이스파한-칸다하르-타지마할-앙코르와트 12곳, 한달씩 1년 걸려 여행하면. 난 아마 뿅가서 죽어버릴거다. 알렉산드리아. 다마스커스. 이스탄불, 바그다드. !!! (록소르나 페트라는 모르겠어요-_-) 저도 정말정말 가고 싶어요!T_T X 2003/05/21 - 211.44.17.31 내가 메신저로 놀다가 저렇게 얘길했더니 나으 친구 왈, "찬물 보내줄께." 좌악- X 2003/05/22 - 203.240.247.2 테헤란은 강남에 있던데... -_-;; (돌 피하자. 슉슉...

[요르단] 살림 준비.

장기전 태세에 들어가다. 자발 암만 4써클(로마가 7개 언덕에 세워진 도시라고 하는 것처럼, 암만도 7개 언덕에 세워져 있다. 언덕을 '자발'이라고 하는데 자발 암만이니 자발 뭐시기니 하는 이름들이 붙어 있다)에 있는 대형 할인마트 세이프웨이에 들러서 마요네즈와 샌드위치 빵, 컵라면, 치즈, 소세지, 물통 등등을 샀다. 호텔에 돌아와서 빨래를 하고 기사를 대충 정리했다. 프레스센터에는 라가드 알 하디라는 24살짜리 아가씨가 있는데 진짜 귀엽다. 만나는 모든 사람과 수다를 떨고, 노상 웃는다. 깔깔깔깔. 내 프레스카드를 두고 왔다고 해서 제2 프레스센터가 있는 셰라톤 호텔까지 같이 차를 타고 갔다. 운전수(같은 공보부 직원)를 가리키면서 "koo, 이 사람이 로열 호텔 안에서 길을 잊어버렸대, 호텔이 너무..

[이라크]다시, 바그다드로

다시 이라크로 가는 길. 950km는 역시 멀었다. 검은 돌과 듬성듬성한 풀밭이 이어진 요르단쪽 사막을 지나, 케라메의 국경을 통과해서 바그다드로 향했다. 사방이 모두 지평선이면, 기분이 이상해진다. 지구는 대체 얼마나 오랜 세월을 돌았기에 이렇게 둥글어졌을까. 소실점이 사라져버리면 근대적 세계관에 익숙한 두 눈은 방향을 잃고 만다. 백미러로 보이는 것은 까마득한 도로와 햇빛. 깜깜해질 때까지 달리고 또 달려서 바그다드로 들어갔다. 시간은 자정에 가까워 있었다. 서울에서는 요르단인 운전기사와 둘이서만 사막을 통과하는 것이 좀 걱정스럽게 생각됐었는데, 정작 달려가는 동안에는 천하태평이었다. 운전기사 왈리드는 줄창 아랍 가요테잎을 틀었다. 내 생각에는, 아마도 아랍의 뽕짝 정도 되는 노래들이 아닌가 싶었다...

환상의 마녀집회 체험여행

★ 상품가격 1,590,000원! ★ 자격: 마법에 관심 있는 여성 (남성 참가희망자의 경우 여성도 측정뒤 참가여부 개별 통보) 12명씩 매일(9/1-9/30) 출발 ★ 프로그램 ○ 1일차 0600 인천 신공항 3층 X와 L 사이 카운터에 집결 1015 인천 출발 1700 타슈켄트 도착 2045 타슈켄트 출발 2200 아테네 도착 호텔 투숙(HTL : 아궁이 기준 1급) ○ 2일차 도너츠형 전용버스, 호텔 조식(호주산 오리너구리 주둥이 요리) 0900 아크로폴리스 언덕의 파르테논 신전, 대통령궁, 니케아 신전 자유관광 1300 올림픽 경기장 뒤편에 몰래 모여 마녀수업 수강(A, B, C타입 3개 강좌 중 택일) A타입-릴리투(lilitu; 남자를 유혹해서 피를 빨아먹음. 양팔에 독사를 감고 있는 정령) ..

[요르단]페트라, 그리고 돌아오는 길

서울로 돌아오기 전에 요르단에 2박3일간 머물면서 '좋은 구경' 정말 많이 했는데, 여행기를 쓰다쓰다 지쳐서...제대로 곱씹을 여력이 없다. 요르단의 압권은 역시나 페트라였다. 인디애나 존스 1편을 찍었던 곳이라는데, 별로 가본 데는 없지만 앞으로 어디를 가든 평생 잊지 못할 곳이라고, 마음 속에 도장을 콱 박아놨다. 협곡을 사이사이 누비고 지나가면 바위틈새로 눈앞에 갑자기 어마어마한 크기의 암벽사원이 턱 허니 나타난다. 붉은 바위를 파들어간 석실이 있고, 윗부분은 앞면(facade)만 있는데 그 등장하는 방식이 가히 충격적이다. 협곡과 사막과 바위산이 섞여 있는 페트라는 너무나 대단하고 너무나 압도적이어서 하루 종일 모래바람 마시며 입을 벌리고 다녔다. 페트라에 간 날, 이날 하루 동안 14km 정도를..

[이라크]시아파 사원 방문기 (2)

바로 그 후세인의 유골을 안장한 모스크(사진)에 갔더니 이란에서 온 순례객 여성이 눈물을 뚝뚝 떨구며 기도하고 있었다. 저 사람은 이란에서 왔다, 저들은 파키스탄인들이다라고 구분해 설명해주는 유씨프에게 "내 눈에는 모두 똑같아 보이는데 어떻게 국적을 아느냐"고 했더니, 자기들은 구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나도 "당신들은 나에게 중국인이냐, 일본인이냐고 묻지만 우리끼리는 서로 구분한다"고 말해줬다. 유씨프의 설명으로는 흰 옷에 흰 모자를 쓴 사람들은 파키스탄인들이고, 이라크 사람들과 비슷한 옷차림에 단체로 돌아다니며 무슨 책자 같은 것을 보고 있는 이들은 이란인들이란다. 하지를 다녀왔냐고 유씨프에게 물어봤다. 무슬림이라면 일생에 한번은 해야 하는 의무사항인데 이라크에서는 45세가 넘어야만 하지를 할 ..

[이라크]시아파 사원 방문기 (1)

원래 모스크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이라크에 있는 동안 여러곳-정확히 말하면 7군데의 모스크를 돌아다녔다. 앞서 쓴 바 있는 바그다드의 카디미야 황금돔사원과 바라싸의 시아파 사원, 명성 높은 칼리프인 하룬 알 라시드의 부인 주베이다가 잠들어 있는 셰흐마루프 모스크에 들렀고 또 사마라의 칼리프 사원에도 갔었다. 바그다드의 알 카디미야 황금돔 사원 그러나 역시 가장 아름다웠던 건 시아파 지역인 케르발라, 나자프의 사원들이었다. 사실 말은 이라고 했지만 이라크에서는 시아파가 다수이고 순니파가 더 적다. 그런데 후세인 정권이 굳이 따지자면 순니파이기 때문에 시아파 지역 운운하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남부에는 특히 시아파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남부 중심도시 디와니야의 시아파들은 1991년 걸프전 때 후세인 정..

[이라크]바그다드 카페

바그다드 교외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몬수르의 알사아 레스토랑에 들렀다. vm라이드 치킨과 햄버거 같은 스낵을 함께 파는 간이 레스토랑 겸 카페인데 세련되고 서구적인 분위기여서 서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커피전문점이랑 다를 바가 없었다. 몬수르는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번화가인데, 알 사아의 카페 안에서도 데이트하는 남녀들이 여러쌍 보였다. 어떤 이가 라는 영화를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라크 사람들이 마시는 커피는 우리식과는 전혀 다르다. 차(茶)도 역시 마시는 방법이 다르다. 투르키쉬(Turkish coffee)라고 부르는 커피는 에스프레소처럼 진하게 탄 것인데 독특한 향내가 나고, 가루같은 것이 녹지 않고 씹힌다. 특히 작고 좁은 커피잔의 바닥에는 그 가루가 진흙처럼 가라앉아 있어서, 잘 모르고 끝..

[이라크]산티아고와 함께 한 여행

오늘이 몇일인지, 지금 서울은 몇일인지 선뜻 계산이 되지 않는다. 서울을 떠나온지 며칠되지도 않았는데 나는 그새 날짜에 대한 감각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엿새전 나는 서울에 있었고, 오후 4시에 요르단의 암만에서 온 이메일을 받았었다. 이라크에 오려면 빨리 암만으로 오라는. 이라크 정부 초청으로 대선 참관인단을 바그다드에 불러들이는데 거기 한숟가락 얹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에 부랴부랴 출장 신고를 했고, 겨우 2시간만에 정말 ‘번개불에 콩궈먹듯’ 결재를 받고 비행기표를 구입했다. 다음날 나는 암스테르담의 스키폴공항을 거쳐 19시간 동안 비행을 했고, 10일 새벽에 어느새 나의 존재는 암만으로 이전돼 있었다. 이번 여행(업무가 아닌 나의 개인적인 감상의 측면에서, 이렇게 표현하기로 한다)을 떠나기 전 나는..

[이라크]사마라의 탑

사마라(Samarra)에 갔던 날은 바람이 많이 불었다. 사마라는 바그다드 북쪽 120km, 자동차로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다. 마을 없는 초지를 지나, 타리크가 모는 밴을 타고 갔다. 나를 맡은 인 사멜이 동행했다. 사마라에는 유명한 미나레트(사진)가 있다. 원래 미나레트는 모스크 옆에 있는 망루같은 것인데, 예전에는 미나레트에 사람이 올라가 큰 소리로 기도시간을 주변에 알렸다고 했다. 나는 모스크에는 4개의 미나레트가 있는 것이 정석(定石)이라고 들었는데, 이라크의 모스크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미나레트가 4개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으면 사람들은 "카디미야의 모스크에는 4개가 있다"면서 자랑스럽게 대꾸한다. 바그다드 시내에 있는 카디미야의 황금돔사원을 말하는 것인데, 이 사원 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