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8

요새 읽고싶어하는 중인 책들

이 책 저 책 읽다보면 자꾸 걸리는 것들이 있다. 재밌게 읽고 있는데, 저자가 자기가 읽은 무슨 책 이야기를 하고, 또 간만에 잡지 뒤적였는데 하필 영화소개란에 실린 영화의 원작소설이 그 책이고, 모처럼 소설책 하나 읽는데 주인공들이 그 책 얘기하고, 늘 만나던 친구가 갑자기 그날따라 흔치도 않은 그 책의 이야기를 하는 식으로... 여기저기서 만나는 이란 것은, 이 정도 상황이 되면 꼭 읽어줘야만 하는 것으로 바뀌게 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이 책읽기의 특징이지만 저렇게 꼬리가 한군데로 말리는데 그냥 넘어가면 두고두고 뇌에 때낀 것처럼 답답하다. 그렇게 나를 걸고넘어지는 책, . 누구든 혹시 이 책 갖고 계시다면 연락주시길. 또 하나 읽고싶은 것은 하워드 진의 에 나왔던--이라고 하기엔 사실 너무 유..

딸기네 책방 2003.02.05

[스크랩] 하워드 진,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You Can't be Neutral on a Moving Train 하워드 진 (지은이) | 유강은 (옮긴이) | 이후 | 2002-09-13 ◆나는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은 객관성을 가장하지 않았다. 학생들에게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고 말하곤 했다. 학생들은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바로 알아챘다. 이미 사태가 치명적인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고, 여기서 중립적이라 함은 그 방향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역사적 관점을 바꿔야만 우리의 어둠을 밝힐 수 있다. 금세기에 우리가 얼마나 자주 놀랐는지 유념해 보라. 민중운동이 갑자기 등장하고, 폭정이 뜻밖에 몰락하고, 꺼져버렸다고 생각했던 불씨가 돌연 되살아나기도 하지 않았는가. 우리가 놀라는 까닭..

딸기네 책방 2003.02.04

[스크랩] 필 마셜, '인티파다'

인티파다 Intifada 필 마셜 (지은이) | 이정구 (옮긴이) | 책갈피 | 2001-11-10 1장 인티파다 '점령세대'의 등장: 1987년- 점령지에서 태어나 자란 '샤바브'(녀석들, 젊은이들)이 가자 주민의 다수를 차지. 억압에 단련되고 잃을 것도 없는 젊은이들. "지금 싸우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집트와 요르단의 지배 아래 20년 동안 겪었던 피난 생활에 겁먹지도 않고 1967년 아랍 연합군이 이스라엘에게 패배한 것에서 굴욕감을 느끼지도 않는다. 그들은 점령 치하에서 성장한 세대다."(예루살렘 포스트) 자유를 위한 투쟁: 산업노동자계급은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PLO를 무력화시켰다고 믿었던 이스라엘은 민족주의 운동의 대규모 부활을 목도. 점령은 막대..

딸기네 책방 2003.01.20

골드바흐의 추측

골드바흐의 추측 Uncle Petros and Goldbach's Conjecture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 | 정회성 (옮긴이) | 강석진 | 생각의나무 | 2000-05-03 '골드바흐의 추측(Goldbach‘s conjecture)'이라는 수학문제가 있다. 문제 자체는 단순하다. "2보다 큰 모든 짝수는 두 소수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라." 문제는, 이 명제를 증명하기 위해 말 그대로 '일생'을 바친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나'의 삼촌 페트로스 파파크리스토스. 첫사랑 이졸데에게 자신이 대단한 인물이었음을 보여주기 위해 그는 골드바흐의 추측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수학에 대해 알기 쉽게 풀어쓴 소설이라는 식으로 여기저기 소개가 나와 있어서 조금 부담스러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는데, 의..

프리드먼, '경도와 태도'

경도와 태도 Longitudes and Attitudes (2002) 토머스 L. 프리드먼. 김성한 옮김. 21세기북스(북이십일) 짱나지만 중동 얘기이기 때문에 돈 주고 사서 읽었음. 명색이 국내 일간지 기자라는 사람들 중에도 프리드먼 신도들이 있다. 나? 난 프리드먼 미워한다. 왜냐고? 유태인이기 때문이다. 반유태주의냐고? 반유태주의라는 말 자체에 반대한다. 그건 유태인들이 자기네 잘못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넌 나치야!" 하고 몰아세우기 위해 만들어낸, 극도로 이데올로기적인 말이기 때문이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나는 유태인들 모두를 미워했지만(이스라엘, 너네는 존재 자체가 죄악인 나라야) 적어도 2명은 용서해줄 수 있다. 아인슈타인과 노엄 촘스키. 그럼 프리드먼은? 몹시 싫어하지만 그의 책을 읽어야..

딸기네 책방 2003.01.09

사탄과 약혼한 마녀

사탄과 약혼한 마녀 장 미셸 살망 (지은이) | 은위영 (옮긴이) | 시공사 | 1995-11-01 일요일, 대전발 17시41분 서울행 기차(무궁화호) 안에서 시공디스커버리총서 를 읽었다. 이런 종류의 이야기에 전혀~ 관심 없지만 시간이 남아서...잠도 자꾸 자니까 잘 안 오더구만. 읽다보니 내가 가장 보고듣기 싫어하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닌가! 처형과 고문에 대한 그림과 글이 넘쳐나는데(책이 작아서 금방 넘침) 너무너무 싫어서 '내가 지금 이런 걸 왜 읽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올해 책을 많이 읽기로 결정했으니까 짧은 것으로 권수 늘리기를 해야 하고, 또 아지님이 읽지도 않을 이 책을 사놨기 때문에 돈이 아까워서 읽기는 다 읽었다. 장 미셸 살망이라는 사람이 썼는데 참 못 썼다...

딸기네 책방 2003.01.07

[스크랩] 가비오따쓰

가비오따쓰 (Gaviotas: A Village to Reinvent the World) 앨런 와이즈먼. 월간 말 刊. 보테로의 나라에서 온 소식 콜롬비아. 내전과 마약, 납치, 석유 그리고 페르난도 보테로의 나라. 내 머리 속의 콜롬비아는 그런 곳이다. 한반도보다 다섯 배나 되는 넓은 나라, 아마존, 새들이 많이 사는 곳. 콜롬비아의 석유와 미국의 돈, 이스라엘제 무기가 합쳐져 마약상과 게릴라들의 천국이 되어버린 나라. '세상을 다시 창조하는 마을' 가비오따쓰는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 동쪽에 세워진 생태공동체다. 파올로 루가리라는 사람이 꿈과 상상력만으로 만들어낸 토피아(topia). 존재하지 않는 곳(유토피아)이 아닌, 실존하는 이상향. 그런데, 지금도 있을까? 가비오따쓰에서는 지금도 자연과의 하모니..

딸기네 책방 2003.01.04

[스크랩]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새해 첫 책은 노엄 촘스키와 프랑스 학자들의 대담/인터뷰를 엮은 (시대의창 刊). 정작 촘스키의 언어학 책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이라든가 , 몇해전 읽은 등등의 책들과 몇편의 단문들로 해서 낯선 저자는 아니다. 사실 촘스키는 글 자체는 비비 꼬여 있지만 말하는 내용이 명확, 명쾌해서 오히려 책읽는 재미가 떨어지게 만드는 저자 중의 한 명이다. 적어도 나한테는. 새로운 사실(fact)들을 얻기 위해서라면 촘스키의 책을 읽을 필요는 없겠지. 오히려 외신이나 사료들을 찾아 읽으면서 행간읽기 연습을 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촘스키의 펜에서 나오는 신랄함, 그것이 주는 원초적인 배설감을 얻기 위해서 읽는다면 또 몰라도. 레바논 내전에 대한 백서 형태로 구성된 을 제외하면 사실 촘스키를 읽으면서 나는 별다른 충격..

딸기네 책방 2003.01.03

[스크랩] 톨스토이와 거닌 날들

톨스토이와 거닌 날들. (Reminiscenes of Lev Nikolaevich Tolstoy). 톨스토이, 그리고 막심 고리키라는 이름만 보고 선뜻 책을 집어들었다. 톨스토이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다. 어릴 적 읽었던 바보 이반 류의 동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혹은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따위 몇개의 단편들 외에는 그의 소설을 읽은 적이 없었으니까. 그런데도 톨스토이라는 이름이 내 맘을 움직인 것은 마하트마 간디 때문이다. 얼마전 간디 전기에서 톨스토이와 간디의 대화(편지라는 매개를 통한 것이긴 했지만)를 인상적으로 읽었는데 그렇다면 톨스토이와 고리키의 대화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있으려나. 막심 고리키. 그 이름 하면 또 생각나는 기억이 있다. 고등학교 때 고리키의 를 읽고 싶어서..

딸기네 책방 2002.12.28

[스크랩] 엘리너 파전, '일곱째 공주'

* 역시나 엘리너 파전의 작품입니다. 아주 좋아했던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서쪽 숲나라'도 찾아올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일곱째 공주 여섯 명의 공주가, 한결같이 자기 머리털만을 위하여 살아간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까? 내가 이제부터 하려는 이야기가 바로 그 이야기입니다. 아득한 옛날, 한 임금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 임금은 결혼할 때가 되자, 아름다운 집시 여자를 왕비로 맞이했습니다. 그런데, 임금은 왕비를 어떻게나 사랑했던지, 이 세상을 다 준다 해도 바꾸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임금은 왕비를 위하여 정원 한가운데에 훌륭한 궁전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혹시 왕비가 달아나기라도 할까 봐 조바심이 난 나머지, 왕비의 나들이를 금지시켰습니다. 임금은 그래도 마음이 안 놓였던지, 마침내 궁전 주위에 튼튼한 ..

딸기네 책방 2002.12.24